6300그루 전국 최대 숲…여름엔 청량감·겨울엔 적갈색 잎 밟는 ‘즐거움’2019년 여름 문재인 대통령 부부 방문 유명세… 웰빙·치유의 ‘명품 숲’‘대전의 스피노자’ 故 임창봉 선생, 평생 메타세콰이어 심고 가꿔
  • ▲ 대전 장태산에 조성된 메타세콰이어 숲. 장태산에는 6300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어 전국 최대 규모의 메타세콰이어 숲을 이루고 있다.ⓒ김정원 기자
    ▲ 대전 장태산에 조성된 메타세콰이어 숲. 장태산에는 6300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어 전국 최대 규모의 메타세콰이어 숲을 이루고 있다.ⓒ김정원 기자
    겨울에 만나는 장태산 휴양림 메타세콰이아는 또 다른 감흥을 안겨줬다. 여름엔 시원한 그늘과 함께 메타세콰이어 특유의 내음을 맛봤다면 황량한 겨울엔 짙은 적갈색의 나무를 관찰하고 낙엽을 밟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대전시 서구 장안대로 461에 위치한 ‘장태산의 메타세콰이어’ 숲을 한 번 와본 사람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장태산에 와 보고서야 메타세콰이어 숲의 가치와 혜택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다. 

    한 사람의 노력이 후세들에게 메타세콰이어 숲을 만끽할 수 있도록 훌륭한 명품 유산을 남겼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던 스피노자의 말처럼 평생동안 숲을 조성한 고 임창봉 선생은 ‘대전의 스피노자’가 아닐 수 없다. 

    장태산은 2019년 여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방문한 뒤 더욱 유명해졌다. 장태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단연코 명품 메타세콰이어 숲이다. 메타세콰이어 숲에서 힐링은 물론 치유(治癒) 기능을 경험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다.  

    장태산휴양림은 대전시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충남 논산과 가깝다.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회덕 분기점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대전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여기서부터는 13㎞ 거리를 승용차로 가면 13분 정도 소요된다. 서구 가수원 사거리에서 흑석사거리를 거쳐 장태산 휴양림으로 가는 길은 대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따라 가면 장태산 입구가 나온다.
  • ▲ 2019년 여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장태산을 찾아 메타세콰이아를 관찰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대전시
    ▲ 2019년 여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장태산을 찾아 메타세콰이아를 관찰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대전시
    대전의 관광명소 12선 중 하나이며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 100선인 장태산은 면적이 81만 5855㎡(82㏊)에 이르고 웰빙과 치유의 명품 메타세콰이어 숲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장태산 휴양림 중 가장 인기 높은 코스는 단연 메타세콰이어 숲이다. 정문 안내소에서 만남의 숲~생태연못을 거쳐 가는 길과 형제바위~메타세콰이아 산림욕장(0.6㎞)까지는 20여 분 걸린다. 

    6300그루의 메타세콰이어 숲은 장관을 이루고 그 크기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곧게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메타세콰이어 숲으로 가는 길은 아스팔트 포장길 좌측에 데크길로 잘 조성돼 있지만 대부분 탐방객들은 그 아래 계곡에 펼쳐진 메타세콰이아 숲 속 걷기를 즐겨한다. 

    겉씨식물 구과목 낙우송과 낙엽침엽교목인 메타세콰이어는 1970년대 휴양림 조성 당시 처음 심어졌고 이후에도 꾸준히 식재돼 현재는 6300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둘레 2m에 높이 35~40m까지 자란다. 

    메타세콰이아는 메타와 세콰이어의 합성어로 메타(Meta)는 ‘뒤’‧‘나중’이라는 뜻이고 세콰이어(Sequoia)는 북미서안 캘리포니아 주 인근에 서식하는 세계에서 제일 큰 나무 중 하나인 세콰이어 나무를 의미한다. 세콰이어의 어원은 북미 인디언 중 유일한 문자를 가진 민족인 체로아키족의 세콰이어라는 현지의 이름에서 유래됐고 나무 이름은 일본 식물학자 미키시게루(三木茂)가 처음으로 명명했다. 

    메타세콰이어 잎은 밝은 녹색이고 깃털처럼 생겼으며 가을에는 적갈색으로 변한다. 처음엔 화석으로만 발견됐으나 1941년 현존하는 나무가 발견돼 세상에 알려졌다. 원산지는 중국 중부지방의 깊은 골짜기이다. 
  • ▲ 장태산 메타세콰이어 숲에 있는 어드벤처 스카이타워.ⓒ대전시
    ▲ 장태산 메타세콰이어 숲에 있는 어드벤처 스카이타워.ⓒ대전시
    여름엔 시원한 숲으로 메타세콰이어 내음을 선사하고 겨울엔 바늘 같이 길고 가느다란 메카세콰이어 잎이 수북이 쌓여 있는 푹신푹신한 낙엽을 밟고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차오른다. ‘웰빙’이 따로 없다. 여기에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상쾌함은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래서 대전시민들은 물론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메타세콰이어 숲은 고 임창봉 선생(1922년 충남 논산 향안리 출생)이 아니었다면 존재하지 않았다. 한 사람이 평생 나무를 심고 가꿔 오늘날 울창한 메타세콰이어 숲을 이룬 것이다. 임 선생은 1972년부터 24만평 규모의 장태산에 2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꿨다. 1991년 전국 최초 민간휴양림으로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 수림을 조성해 대전 8경 중 하나의 명승지가 됐다. 

    논산 출생인 임 선생은 광복 후 건국청년단 논산지역대장으로, 한국전쟁 당시에는 육군소대장으로 참전해 공헌했고 이후 건설업을 하며 장태산휴양림을 공익사업으로 관리‧운영했다. 2002년에 휴양림을 인수해 관리하고 있는 대전시는 2002년 타계한 임 선생의 흉상을 화석나무인 메타세콰이어 숲속에 세워 그의 공헌을 기리고 있다.

    지금은 임 선생의 둘째 아들인 임재길 씨(68)가 장태산 메테세콰이어 숲 인근에서 매점을 운영하며 부친이 가꾼 메타세콰이어 숲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 장태산 메타세콰이어 숲을 처음으로 조성한 고 임창봉 선생 동상.ⓒ김정원 기자
    ▲ 장태산 메타세콰이어 숲을 처음으로 조성한 고 임창봉 선생 동상.ⓒ김정원 기자
    메타세콰이아 숲을 만끽했다면 장태산을 둘러볼 기회다. 이곳에서 산림문화휴양관을 거쳐 메카세콰이아 전시관 숲속교실을 거쳐 메타세콰이아 산림욕장, 숲속 어드벤처, 출렁다리(조성중), 전망테크를 탐방하며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코스는 정문안내소에서 출발해 형제바위~헬기장~안평산~관리사무소 숲속휴게실~만남의 숲을 거치는 코스로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 정도면 탐방할 수 있다.

    장태산은 메타세콰이어 숲을 즐긴 뒤 마치 시계태엽을 감듯이 계속 올라가는 어드벤처 스카이타워(높이 27m)에 오르면 아찔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또 어드벤처에서 발아래 펼쳐지는 메타세콰이어 숲과 계곡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숲 체험 에코로드(556m)도 잘 조성돼 있어 어린이들을 대동한 가족들과 연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야영장과 휴양림 숲속의 집·산림문화휴양관은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장태산의 먹거리는 전국 명산 입구에서 판매하는 음식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묵과 보리밥, 된장, 두부, 쌈밥정식 등을 먹을 수 있다. 또 다른 먹거리는 승용차로 30~40분 정도 이동하면 대전 시내 중심에서 대전 칼국수 등 각종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또 대전에서 유명한 성심당에 들러 ‘튀김소보로’를 맛보고 가는 것도 좋을 듯싶다.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토토즐 페스티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져 일정만 잘 잡으면 장태산도 보고 눈으로도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또한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 뿌리공원, 국립중앙과학관, 대전중앙시장, 한밭수목원 등도 가볼만하다.
  • ▲ 장태산 메타세콰이어 숲을 조성한 임창봉 선생의 둘째 아들 임재길 씨가 부친이 정성스럽게 가꾼 메타세콰이어를 가슴으로 끌어 안아보고 있다.ⓒ김정원 기자
    ▲ 장태산 메타세콰이어 숲을 조성한 임창봉 선생의 둘째 아들 임재길 씨가 부친이 정성스럽게 가꾼 메타세콰이어를 가슴으로 끌어 안아보고 있다.ⓒ김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