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지사 “무예·강호축 앞세워 北루트 찾을 것”…영·호남 등 경협 ‘촉각’
  • 이시종 충북지사가 2일 충북도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남북교류 사업 추진에 대한 구상을 말하고 있다.ⓒ이민기 기자
    ▲ 이시종 충북지사가 2일 충북도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남북교류 사업 추진에 대한 구상을 말하고 있다.ⓒ이민기 기자

    충북도가 한반도 해빙무드를 맞아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가운데 영남, 호남 등 타 권역에서도 남북경협 루트를 뚫고 있어 충북 만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시종 지사는 2일 충북도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스포츠를 연결고리로 북한과의 교류협력의 물꼬를 트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북한의 원산, 함흥 등을 포함한 ‘강호축(강원∼충청∼호남을 잇는 개발축)’의 밑그림을 또 다시 역설했다.

    이 지사는 올해 9월 개최되는 2018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에 북한소방관을 초청할 계획임을 공표했다. 북한이 이에 응할 경우 일부 종목에 한해 남북 단일팀 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 초청 스케줄도 밝혔다.

    내년에 열리는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역시 북한과의 단일팀 구성을 검토하고 무예마스터십 대회기간 중에 북한학계를 초청해 무예학술 교류의 스타트를 끊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특히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H축의 한반도 신경제지도에 강호축 개발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국가계획 및 한반도 신경제지도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강호축을 추가해야 한다”면서 제5차 국토종합계획(‘21~‘40년)과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18~‘22년) 등에 반영되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 충북 공약1호로 강호축을 건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전날 바른미래당 신용한 충북지사 예비후보가 강호축이 한반도 신경제지도에서 빠졌다며 ‘충북패싱’이라고 지적한데 대해선 “강호축이란 개념은 최근에 잉태됐을 뿐 아직 이 세상 밖에 태어나지 않은 상태”라고 반박했다.

    즉, 당초 신경제지도 계획안 작성 시에 강호축 개발안이 없었기 때문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반론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박경국 충북지사 예비후보는 이날 같은 장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강호축 개발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강호축이 이미 한반도 신경제지도에서 제외됐다는 이유에서다. 실기(失期)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타 권역에서도 남북교류 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워 향후 광역단체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강원도는 다음달 26~29일 평양에서 개최되는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 대표단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고, 경기도는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 추진단을 구성했다.

    또 광주시는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을 초청할 방침이고, 인천시는 통일센터를 개관하고 교류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남북경협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충북 만 남북교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해빙무드를 타고 북한과의 사업을 벌이겠다는 상황”이라며 “다른 권역에서도 스포츠를 앞세우고 있다. 충북도가 차별화할 수 있는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