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교육감, 취임 3주년…공교육 본질 회복·학생 존중 교육 강조“충북교육의 중심은 ‘기초·기본학력’을 제대로 갖추는 것”“단재고, IB 도입으로 충북 공교육 새 모델 제시…학생주도 교육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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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이 2일 오전 교육감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충북도교육청
충북교육을 이끄는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은 “충북의 모든 교육은 단위학교 교장과 교사들이 주연”이라며 “교육감은 학생이 아닌 교사를 위한 교육감, 교장을 위한 교육감이 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윤 교육감은 2일 뉴데일리와 가진 취임 3주년 인터뷰에서 “교육청은 교사들을 감독·관리하는 기관이 아니다. 오히려 교사들이 기댈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며 “교사들이 외롭지 않게, 힘들 때 언제든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교육청, 교사와 함께 울고 웃는 교육청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윤 교육감은 “충북교육청 본청, 지역 지원청, 직속 기관 모두 ‘현장을 위한 지원 부대’라는 인식을 뚜렷하게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령관은 교육감이 아니라 단위학교의 교장이고, 교육의 최전선은 언제나 교사”라며 “교육청은 학교가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모든 뒷받침을 아끼지 않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교사와 학생은 가해자·피해자의 구도가 아닌 ‘인간 대 인간’의 존중 관계”최근 대전과 오송에서 발생한 ‘교권 침해’ 충격적인 사고를 두고 윤 교육감은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다”며 “학교는 결코 가해자·피해자의 구도가 성립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윤 교육감은 “학생 인권, 교사 인권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접근”이라며 “학교는 모두가 존중하고 배려하며 함께 성장해야 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충북에서는 학부모들의 교사 존중 운동, ‘교원 119’ 지원 체계, 교육활동 보호 강화 등 다방면의 대책을 시행해 왔다”며 “그럼에도 사건이 발생하면 법적·제도적 대응은 불가피하다”고 했다.그러나 윤 교육감은 단호하게 말했다. “교육은 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먼저 복원돼야 한다. 서로를 억압하고 방어하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는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그는 “학교폭력, 교권 침해, 학생 인권 문제 모두의 해답은 결국 ‘인간적인 존중’에 있다”며 “제도보다 문화를, 징계보다 대화를 통해 학교가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 ▲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이 취임 3주년을 맞아 2일 교육감실에서 그동안의 성과와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충북도교육청
◇“충북교육의 힘…코로나 이후 성적 격차 완화, 본질에 집중”윤 교육감은 코로나 19 범유행 이후 충북 학생들의 성적이 의미 있게 향상된 점을 큰 성과로 꼽았다. 그는 “전반적으로 대입 성적이 올랐고, 충북의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전국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며 “특히 전국 수능 국어·수학 평균 성적이 과거 하위권에서 현재는 중상위권으로 도약했다”고 밝혔다.하지만 그는 “아직 상위권 학생 비율이 충분하지 않다.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생 중 충북 출신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은 부끄러운 결과”라고 솔직히 인정했다.윤 교육감은 “충북교육의 중심은 ‘기초·기본학력’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라며 “사교육을 줄이는 데만 몰두하지 말고, 공교육이 사교육의 빈틈을 충분히 메울 수 있도록 튼튼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몸 근육을 키우며, 독서를 통해 마음 근육을 기를 수 있는 학교, 이것이 바로 공교육이 회복해야 할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충북의 아이들이 기초·기본학력을 튼튼히 갖추면서도,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든든한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충북은 체육 교육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최근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 44개를 포함해 총 133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전국 3위를 차지했다. 윤 교육감은 “이 성과는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체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든 결과”라고 평가했다.◇“충북교육청, 공약이행 3년 연속 최우수…책임은 곧 신뢰”충북교육청은 전국교육감 공약이행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등급(SA)을 받았다. 공약 이행 완료, 목표 달성, 주민 소통 등 세부 항목 모두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종합 평가에서도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윤 교육감은 “공약은 말이 아니라 책임”이라며 “도민과의 약속을 성실히 지켜온 결과”라고 자부했다.그는 “이 모든 성과는 교육청 직원들과 학교 현장의 선생님, 교육 가족 여러분의 헌신 덕분”이라며 “충북교육의 저력은 바로 현장에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 충북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종합 평가에서도 2년 연속 최우수 교육청으로 선정됐다.◇“충북의 미래, 학생 중심 교육으로…학생이 교육정책의 주인공”윤 교육감은 지난 3년 동안 충북교육청이 학생 중심 정책을 적극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직접 교육정책을 제안하고,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충북교육 With Students’, ‘환경교육정책 제안 포럼’ 등은 학생들의 실질적인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중요한 창구가 됐다.그는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충분히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다”며 “학교는 학생이 주인이 되어야 하며, 교육청은 그 선택을 지원하는 기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새로운 공교육 모델, 단재고가 열어간다”윤 교육감은 올해 3월 개교한 충북 공립형 대안학교 ‘단재고’를 충북교육의 미래 모델로 제시했다. 단재고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사상을 교육철학으로 삼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배우는 학교다.단재고는 논서술형 절대평가를 통해 경쟁보다는 협력을 중시하고, 학생들이 서로 동반자가 되어 배우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IB(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을 도입해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지향하며, 4월에는 IB 월드스쿨 후보학교로 공식 등록됐다.윤 교육감은 “단재고는 충북 공교육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방향”이라며 “국제적 교육모델을 바탕으로, 학생 개별성을 존중하는 미래형 공립 대안학교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 ▲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이 취임 3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농어촌 학교, 선제적 통폐합…지역 공동체 공간으로 활용”윤 교육감은 농어촌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문제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학생 수 감소는 이미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학생이 모두 떠난 뒤가 아니라, 학생이 남아 있을 때 선제적으로 통폐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그는 “통폐합 시 지원금을 활용해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도록 하고, 폐교 부지는 지역 문화·복지·교육 복합시설로 적극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학교는 단순히 학생 수로 존재 가치를 판단할 수 없는 곳이며, 지역의 역사이자 공동체의 중심 공간”이라는 윤 교육감은 “지자체와 교육청이 긴밀히 협력해 학교를 지역 주민이 함께 쓰는 핵심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교육감직, 하면 할수록 더 어렵고, 무거운 자리”윤 교육감은 교육감직 3년에 대해 “하면 할수록 더 어렵고, 무거운 자리”라고 소회를 밝혔다.그는 “교육감은 시스템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과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교육감의 말 한마디가 현장에 얼마나 큰 파장을 미치는지 실감한다”고 말했다.윤 교육감은 “책임감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며 “교육감은 신념과 열정이 없으면 결코 감당할 수 없는 자리”라고 강조했다.2026년 지방선거 재선 출마 여부에 관해 윤 교육감은 “지금은 현재 자리에서 충북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충북교육의 본질을 끝까지 지키고 싶다”며 “앞으로도 현장과 함께 웃고, 함께 울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