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국제공동연구진, mt-dsRNA 면역반응 조절 단백질 ‘슬러프’ 규명자가면역·바이러스 감염 모두서 면역 균형 조절 가능성 제시
  • ▲ 사진 왼쪽부터 생명화학공학과 양예원 석사과정,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 생명화학공학과 구도영 박사과정.ⓒKAIST
    ▲ 사진 왼쪽부터 생명화학공학과 양예원 석사과정,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 생명화학공학과 구도영 박사과정.ⓒKAIST
    팬데믹 이후에도 새로운 바이러스 위협이 지속하는 가운데, 과잉 면역반응이 부작용을 초래하는 자가면역질환도 늘고 있다. 이 가운데 KAIST와 국제 연구진이 면역반응을 증폭·조절하는 핵심 단백질 ‘슬러프(SLIRP)’를 밝혀내며 감염병과 자가면역질환을 아우르는 치료 전략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와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차승희 교수 공동 연구팀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유래한 이중나선 RNA(mt-dsRNA)가 면역반응을 증폭시키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조절하는 단백질 ‘슬러프(SLIRP)’가 바이러스 감염과 자가면역질환 모두에서 ‘면역 스위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밝혀냈다고 14일 밝혔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 체계가 외부 침입자와 자기 조직을 구분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공격하는 질환으로, 쉐그렌 증후군, 전신홍반루푸스 등으로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도 밝혀지지 않고, 효과적인 치료제도 드물다.

    이에 김유식 교수 연구팀은 세포 내 기관에서 만들어지는 유전물질인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mt-dsRNA)에 주목했다. mt-dsRNA는 바이러스 RNA와 유사해 감염 바이러스가 없어도 우리 몸에서는 이를 바이러스로 착각하고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진은 면역반응을 증폭시키는 단백질 슬러프를 발견하고,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환자의 조직과 바이러스 자극을 모사한 실험 모델에서 슬러프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슬러프를 억제했을 때는 면역반응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 슬러프(SLIRP) 단백질에 의한 항바이러스 신호 증폭 모식도.ⓒKAIST
    ▲ 슬러프(SLIRP) 단백질에 의한 항바이러스 신호 증폭 모식도.ⓒKAIST
    실험 결과, 슬러프 단백질이 mt-dsRNA를 안정화하고 축적해 면역반응을 증폭시키는 핵심 인자임을 입증했다. 특히 슬러프의 기능을 바이러스 감염과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상반된 환경에서도 검증했다. 인간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OC43과 뇌심근염 바이러스 EMCV에 감염된 세포에서 슬러프를 억제했을 때 항바이러스 반응이 감소하고 바이러스 복제가 증가했다.

    반면, 쉐그렌 증후군 환자의 혈액과 침샘 세포에서는 슬러프와 mt-dsRNA의 발현이 높게 나타났고, 슬러프를 억제했을 때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완화되는 경향도 관찰됐다. 이는 슬러프가 감염과 자가면역질환 모두에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중요한 분자 스위치임을 뒷받침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슬러프 단백질이 엠티 디에스알엔에이(mt-dsRNA)를 기반으로 면역반응의 증폭을 유도하는 핵심 인자임을 규명했다ˮ며 “특히, 슬러프가 자가면역질환과 바이러스 감염에서 공통으로 작동하는 면역 조절자라는 점에서 슬러프를 타깃으로 한 면역 균형 조절 전략이 다양한 질환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고 말했다.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과정 구도영(제1저자), 석사과정 양예원 학생(제2저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지난 4월 19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