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서울대 공동연구팀, 기존 퀀텀닷 대체 캡슐화 디스플레이용 페로브스카이트 색 변환 소재 개발수분·고온에 취약했던 약점 대폭 개선, 차세대 색 변환 소재로 ‘상용화 기대’
  • ▲ KAIST 신소재공학과 배병수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실록산 재료에 의해 캡슐화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 복합체의 개념도 및 사진.ⓒKAIST
    ▲ KAIST 신소재공학과 배병수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실록산 재료에 의해 캡슐화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 복합체의 개념도 및 사진.ⓒKAIST
    KAIST 신소재공학과 배병수 교수 연구팀이 고온‧고습 환경 및 각종 화학물질에서도 매우 안정된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색 변환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 발광 수지를 개발했다.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는 1839년 러시아 우랄산맥에서 새로 발견된 광물로 차세대 태양전지의 소재로 꼽히나 수분에 취약한 구조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이태우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이번 공동연구는 그동안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의 가장 큰 난제였던 수분, 고온 및 다양한 화학적 환경에서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었던 기존 약점을 크게 개선했다. 

    학계는 배 교수팀의 연구가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를 차세대 초고화질 디스플레이의 색 변환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12월 4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으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내부 표지논문(Inside Cover Article)으로도 선정됐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유기 원소, 금속 그리고 할로겐원소로 구성돼있는 특별한 구조를 지닌 소재로 다양한 광전자소자와 태양전지 등에 사용되고 있다. 또 원료의 값이 싸며, 발광 효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매우 좁은 발광 파장 폭 때문에 현재 디스플레이에 사용되고 있는 퀀텀닷이나 유기 발광체와 대비해 폭넓은 색 재현율을 구현할 수 있어 기존 퀀텀닷을 대체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색 변환 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며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는 현존하는 발광체 중에서 유일하게 새로운 디스플레이의 색 표준인 REC. 2020을 만족하는 소재다.

    다만 빛이나 수분 및 고온에 취약해서 대기 중에서 짧은 시간 내에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 때문에 실제 사용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그동안 학계나 기업들은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유기 결합체가 둘러싸고 있는 나노 단위의 입자의 형태로(1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 미터) 제조해 수분이나 산소의 침투를 막거나, 나노 입자에 무기물 코팅, 복합구조 제작 및 고분자 수지로 제작하는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대부분 외부로부터 수분을 물리적으로 막는 방법들이며 제조공정이 매우 복잡하고 대기에서 매우 제한적인 안정성을 나타내며 강산, 강염기, 극성용매 및 고온 고습 환경에서 안정성을 담보하는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 색 변환 소재는 지금까지 개발된 적이 없다.
  • ▲ KAIST 연구에서 개발한 균일한 분산을 갖는 페로브스카이트 나노입자가 분산된 실록산 수지(왼쪽) 및 이의 경화물이 물에 담긴 모습(오른쪽).ⓒKAIST
    ▲ KAIST 연구에서 개발한 균일한 분산을 갖는 페로브스카이트 나노입자가 분산된 실록산 수지(왼쪽) 및 이의 경화물이 물에 담긴 모습(오른쪽).ⓒKAIST
    공동연구팀은 우선 자체 개발한 솔-젤(Sol-Gel) 합성공정을 이용해 실록산(실리콘 기반의 고분자) 분자구조와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를 한꺼번에 둘러싸는 캡슐화된 복합체 수지를 개발했다. 

    이어 이 기술로 열에 강한 실록산 분자구조에 의해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를 화학적으로 보호하고 별도의 차단층 없이도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의 발광 안정성을 크게 향상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기술을 퀀텀닷에도 똑같이 적용하는 한편 고온‧고습 환경에도 안정된 실록산 캡슐화 퀀텀닷 수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실록산으로 캡슐화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 수지는 제조과정 중 자외선 경화에 의해 발광 효율이 낮게 나타났지만 이후 다양한 화학적 환경 과 고온‧고습 환경(85℃/85%)에서도 원래의 높은 값(>70%)으로 회복되는 특이한 현상, 그리고 물속에서 600일 이상 유지되는 등 매우 우수한 발광 안정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화학적 캡슐화 작업과 함께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 복합체가 물에 의해 안정화되는 현상을 광‧물리학적으로 분석했으며, 이론적으로 그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공동연구팀은 마지막으로 디스플레이의 색 변환 층으로 성능을 확인한 결과 양자효율 및 색 재현율이 기존 퀀텀닷 대비 향상됐음을 밝혔다. 또한, 실록산 캡슐화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 내의 납 (Pb)의 독성을 막아줌으로써 생체친화적인 특성도 나타내 상용화를 추진하는데도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KAIST 배병수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색 표준을 맞출 수 있는 유일한 발광체이자 가격도 싼 편이지만 수분에 취약하다는 약점 때문에 대기 중에서 사용할 수 없어 디스플레이 색 변환 소재로 상용화하는 데는 매우 회의적이었다ˮ고 말했다. 

    배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신기술은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가 기존 퀀텀닷을 대체하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색 변환 소재로 활용하는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조기 상용화도 기대된다ˮ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