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2세 교육격차·언어 단절 여전…금산군가족센터 현장서 대안 가능성 확인계약직 중심 인력 구조 속 헌신 이어가는 직원들…‘사회통합 플랫폼’ 전환 과제도
-
- ▲ 본지 취재에 도움을 주고 있는 금산군가족센터 직원들 .ⓒ김경태기자
다문화가족 증가는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다문화 2세들은 언어 장벽과 교육격차, 정서적 고립이라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실제로 학교에 들어가도 말을 이해하지 못해 침묵하고, 친구 관계에서 뒤처지며, 배움의 출발선조차 다르게 시작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본지는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금산군가족센터를 찾아가 현장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를 살펴 보았다.사람은 말을 배우며 세상과 연결된다.아이에게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을 증명하는 첫 번째 힘이다. 하지만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언어는 때로 높은 문턱이 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순간, 아이는 교실에서 침묵하고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숨기게 된다.금산군가족센터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다문화가족 자녀를 대상으로 기초학습지원, 가족교육, 상담, 공동육아나눔터 등을 운영하며 지역사회 안착을 돕고 있다.특히 중도입국 자녀와 언어 적응이 필요한 아동에게는 한국어 중심 교육을 지원하며 학교 적응과 또래 관계 형성을 돕고 있다.취재 결과, 지난해부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도입국 자녀들은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되며 학교생활에도 긍정적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초기에는 한국어 부족으로 수업 참여와 친구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던 아이들이 이제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학교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어린이집 아동들의 변화도 감지된다.감정을 울음이나 떼쓰기로 표현하던 아이들이 점차 자신의 의사를 말로 전달하고 교사의 설명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한 언어 습득을 넘어, 아이가 공동체 안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읽힌다.금산군가족센터의 강점은 ‘사람 중심’ 접근에 있다.아이 한 명, 가정 한 곳의 속도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과 정서 돌봄을 병행하며, 다문화가정을 지역사회 안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다.지역 행사와 연계 프로그램, 가족 단위 활동 역시 다문화가정을 ‘지원 대상’이 아닌 지역사회의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접점을 넓히고 있다.특히 주목할 부분은 현장을 지키는 직원들이다.센터 인력 상당수가 계약직과 기간제 형태로 근무하는 현실 속에서도 상담과 학습지원, 사례관리까지 맡으며 전문성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안정적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여건임에도 아이 한 명의 변화와 가족의 적응을 위해 현장을 떠나지 않는 태도는 복지의 본질이 결국 사람에게 있음을 보여준다.지역 복지의 지속 가능성은 예산보다 현장을 지키는 사람의 경험과 헌신에서 비롯된다는 점도 시사한다.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현재 다문화 관련 사업은 교육청과 지자체, 행정기관이 각각 운영하면서 일부 중복과 비효율 우려가 나온다. 반면 교통 지원, 정서 상담, 부모교육, 진로 연계 같은 생활밀착형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크다.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이동권 제약이 교육 접근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이에 현장에서는 가족센터가 단순한 지원기관을 넘어 학교와 행정,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사회통합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교육청과 협업을 강화하고, 흩어진 지원체계를 연계하며, 전문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때 비로소 다문화 정책 역시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한편, 금산군가족센터의 변화는 거창하지 않다. 다만 한 아이가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말하고, 한 가족이 낯선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안도감을 얻는 일이다. 공동체의 품격은 가장 느린 아이의 걸음을 얼마나 오래 기다려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는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