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지부장에 이어 증평·청주 지부장 임명…여성으론 충청권 ‘최초’금융 업무에 농협 지도 사업·여성복지·농민 단체 업무 거친 ‘베테랑’통솔하는 리더십 남달라... 직원들 숨어있는 장점 찾아내 업무에 반영“후배들, 승진 여부 관계 없이 초심 잃지 말고 업무에 최선 다했으면”
  • 김종렬 농협청주시 지부장.ⓒ양승갑 기자
    ▲ 김종렬 농협청주시 지부장.ⓒ양승갑 기자
    “충청권 ‘최초 여성 지부장’으로 발령이 나면서부터 큰 부담과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임명 당시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앞으로 능력과 열정을 갖춘 여성 지부장이 지속적 으로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 만큼 ‘최초’에 부응하기 위해 제천 지부 장 직을 수행했고, 증평 지부장을 거쳐 청주시 지부장에 임명된 것 같습니다. 3연속 지부장 임명은 최초라는 의미를 넘어 저에게 주어진 큰 영광이자 혜택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12월 농협 정기 인사에서 충북 청주시지부 지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종렬 지부장은 충청권 ‘최초 여성 지부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는 세 번째 ‘최초’ 여성 지부장 임명이다.

    김 지부장 이름 앞에는 2021년부터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처음은 2021년 12월 그가 NH농협은행 청주 가경동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제천시 지부장 으로 발령 나면서 부터다. 충북농협 역사상 ‘최초’ 여성 지부장 발령이었다. 

    충북은 물론 충청지역 농협 역사상 처음 있는 인사였다. 그 당시 전국에서도 경기도 2명, 전북·경북 각 1명 등 4명의 여성 지부장이 전부였다.

    “그때 저도 많이 놀랐어요. 두렵기도 했고요. 후배 여직원들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책임감에 만반의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제가 금융 업무를 기본으로 하고, 농협의 지도사업 업무를 5년 정도 봤잖아요. 여성복지, 농민 단체 이런 업무를 직원 때 봤었고, 4급 때 봤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돌이켜보면 금융 업무만 한 상태에서 지부장 발령을 받았으면 어려움이 많았을 거예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것이 제게는 보약이 됐어요.” 

    그의 노력은 결과로 나타났다. 그는 1년 뒤인 2022년 12월 증평지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연속 지부장 임명 또한 최초였다. 증평에서도 그의 능력이 발휘돼 실적을 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규모가 가장 큰 청주시지부장에 임명됐다. 그가 퇴임하기 전 마지막으로 성과로 답해야 하는 곳이다. 왜냐하면 그의 뒤에는 380여 명의 후배 여직원들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농업·농촌 그리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농협 구현을 목표로 쉴 틈 없이 현장을 바쁘게 돌아다니며 농업·농촌의 성공적 혁신 생태계 구축에 매진해왔습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등으로 농업인과 소상공인, 시민들의 상황이 아려운 만큼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금리 지원, 정책자금 대출 등 포용적 금융 지원을 통해 지역사회의 든든한 버팀목 이 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는 지부장에 앞서 도청에서 9년 동안 근무한 직원으로도 유명하다. 

    “저도 9년 동안 한 곳에서 근무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처음 3년은 고생한 것 같은데 그 후부터는 정말 즐겁게 일했어요, 다른 책임자처럼 충북지역에 학연·지연이 없는 저로서는 도청에서 9년 동안 근무하면서 맺은 많은 인연 덕분에 지부장 근무를 원만하게 수행한 것 같아요. 농협인인 저에게 가장 든든한 우군이 고객이지만 많은 도청 직원들이 제게는 큰 후원자가 됐습니다. 많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1988년 충남에서 근무하다 1992년 충북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역본부에서 지도 업무, 농민단체 업무를 담당하다 음성군지부 부지부장과 충북도청 지점장, 석교동, 가경동 지점장 등을 거친 뒤 제천시 지부장에 임명됐다.

    농협에서 열정적인 사업 추진과 대내외적으로 폭넓은 인간관계, 소탈한 성품을 갖춘 직원으로 알려져 있다. 김 지부장은 석교동 지점에 2년 근무한 뒤 가경동 지점장으로 일하면서 가장 의욕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고 회고한다.

    “가경동 지점에서는 수신 담당 직원부터 여신 담당 직원까지 전 직원이 수상을 했고, 우수한 직원을 둔 덕분에 연간 업적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해 사무소장인 나까지 우수 경영자상을 받을수 있었어요. 가경동지점 전 직원이 수상을 하는 행복과 영광의 한 해였어요. 저는 직원 덕을 본 운이 좋은 지점장이었어요. 어쩌면 그동안 지점장으로서 쌓아온 실력이 발휘돼 제천시 지부장에 임명된 것 같아요.”

    제천시 지부장으로 근무한 1년은 그에게 잊지 못할 감동으로 남아있다.

    “제천 분들이 너무 좋았어요. 처음에는 집에서 멀어 걱정하면서 갔는데 올 때는 정이 들어 헤어지기 싫어서 울면서 왔어요. 제가 농협 근무 기간이 많이 남아있으면 제천에 1년 더 있게 해달라고 본부에 조르고 싶을 정도였어요.”
  • 김종렬 농협청주시 지부장.ⓒ양승갑 기자
    ▲ 김종렬 농협청주시 지부장.ⓒ양승갑 기자
    그는 업무적인 면에서는 맺고 끊는 것이 명확하지만 인간적인 모습에서는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한다. 직원들을 통솔하는 리더십이 남달라 직원들 개개인의 숨어있는 장점을 찾아내 업무에 반영시키고, 실적을 만들어낸다. 그는 후배들이 승진 여부와 관게 없이 초심을 잃지 말고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한다.

    “진심은 통하지 않는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직원들을 보면 승진을 앞두고 있을 때는 일 이년 동안 진짜 눈에 보이게 열심히 일을 해요. 그러나 승진을 하고 나면 대부분 초심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그런 거예요. 제 생각이 틀릴 수도 있지만 단순히 급여로 예를 들었을 때 일억원 연봉을 받으면 조직에 최소 두 세 배는 수익을 내줘야 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그 부분을 간과하는 직원들이 많아 안타까워요. 진정성 있는 자세로 초심을 잃지 말고 업무에 임해야만 본인과 조직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여직원들도 단순히 금융 업무에 그치지 말고 농촌과 기관, 그리고 농업인에 대한 업무와 이해도를 넓히는 데 각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직원들을 보면 착하고 일 잘하는 직원들은 엄청 많아요. 그러나 단순히 일만 잘해서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농업인에 대한 이해와 기관에 대한 이해는 물론 경제 사업도  해봐야 하는데 편하다고 은행 관련 업무만 하다보면 리더로서는 많이 부족하다고 봐요. 가끔 선배들이 농협의 미래를 위해서 후배들을 키워야 하지 않느냐고 조언하는 분들이 있어요, 이에 대한 대답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입니다. 요즈음은 누가 옆에서 지도하고 조언을 해도 들으려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물론 어떤 것도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농협이라 는 조직 내에서 담당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실천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는 올해 말이면 평생 직장이던 농협을 떠난다. 그는 조심스럽게 지역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지역을 더 잘 아는 직원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에 있는 인재들 지역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던 사람들이 지점장이나 지부장으로 많이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거의 지부장 대부분이 본부에서 십년·이십년 근무하다 일선에 잠깐 왔다가 다시 올라가서 지부장으로 밀고 내려오는 시스템에 직원들의 실망이 커요. 그 때문에 지역에서 초임 때부터 열심히 했었던 직원들이 갈 수 있는 자리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업무 의욕이 꺾이게 됩니다. 시중은행은 그래도 되지만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 농협은 그러 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 김종렬 농협청주시지부장.ⓒ양승갑 기자
    ▲ 김종렬 농협청주시지부장.ⓒ양승갑 기자
    그를 바라보는 후배 직원들은 ‘농협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보수적이어서 지부장 임명이 늦어져 아쉽다’ , ‘더 빨리 지부장으로 일을 했으면 많은 실적을 냈을 것’이라며 아쉬워한다.

    “서울 본부에서 충북지역 지부장으로 온다고 하면 이해가 않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본부에 근무하다 승진할 때 되면 어렸을 때 살아서 기억도 없고, 부모님도 살지 않는 곳을 고향이라고 하면서 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충북에서 30년 이상 살았어도 고향이 아니라고 합니다. 충북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본부 직원보다 업무를 몇 배 잘하고, 실적을 낼 수 있는데 인정을 해주지 않아요. 고향이라는 것이 업무와는 큰 관련이 없는데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고향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그런 인사 시스템은 이제 바뀌었으면 합니다. 단순히 고향 위주의 인사 보다는 지역을 더 잘 알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원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가경동 지점장 때는 아침을 먹지 않고 오는 직원들이 많은 것을 알고 집에서 김밥 등을 챙겨와 근무 시작 전에 들게한 후 ‘든든한 오픈’을 하는 엄마같은 지점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석교동 지점장으로 근무할 때는 주요 고객인 육거리 상인들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 시간이 날 때면 시장을 누비며 상인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 꽃을 피워 ‘유쾌한 지점장’으로 유명하다.

    김종렬 지부장은 “삼십여년 간 충북농협에서 근무하는 동안 농업인에 대한 이해를 위해 경제 사업 업무를 시작으로 농민단체 업무, 지도사업을 하느라 은행 업무가 늦었지만 열심히 달려온 덕분에 오늘과 같은 중책이 주어진 것 같다. 저는 뼈 속까지 농협인인 만큼 마지막이 될 청주시 지부장 직 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나의 지부장 업무 수행 노력이 후배 여직원들에게 조금이라도 기회를 더 열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