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자유시장, 식품·야채류에 먹자골목 감자만두·순대·외국음식 등 풍성청년상인 한양식당 안성우 올갱이해장국·상현이네 조송주씨 족발로 ‘승부’자유카페 DJ 박혜영씨 연예인 못지 않은‘인기’상한가
  • 충주 자유시장에서 유명한 대성야채만두.ⓒ김정원 기자
    ▲ 충주 자유시장에서 유명한 대성야채만두.ⓒ김정원 기자
    충북 충주시 충인 6길 자유시장. 시장에는 심수봉의 ‘사랑 밖엔 난 몰라’가 청승맞게 흘러나왔다. 시장 상인들은 물론 장바구니를 든 고객들도 연신 흥얼거리며 물건 값 흥정을 시작한다. 

    택배 아저씨도 계단을 올라가며 음악을 들으니 힘이 나고, 시각장애인들도 하나둘씩 카페로 들어서며 “‘박 마리아 님(DJ 박혜영)’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좋은 에너지’를 준다”며 연신 반긴다. 

    음악이 자유시장을 활기를 넘치게 하는 이유은 자유시장 지원센터 1층에 자리잡은  ‘자유카페’에서 DJ 박혜영 씨가 들려주는 ‘추억의 음악’ 방송 때문이다.

    자유시장은 비교적 규모가 크고 먹을거리가 많아 장사가 비교적 잘 되는 전통시장이다.

    5‧10‧15‧25‧30일에 장이 서는 자유시장은 상인 500여 명(405점포)이 고객을 맞이하고 장날이면 하천 주변과 시장 통로에 노점(250여 명)이 진을 치면서 북새통을 이룬다.

    자유시장 고객지원센터에는 콜센터(1명), 장보기 배송기사(1명‧기본요금 2000원)가 하루 평균 10여 건을 배송하고 있으며 고객들이 배송 주문을 하면 거리(km)에 따라 저렴하게 요금을 받고 있다.

    자유시장에서 판매하는 품목은 의류와 식품‧야채‧음식류 등이 여느 시장과 대동소이하지만 시장 규모는 꽤 크다. 다른 것이 있다면 먹자골목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자유시장에는 먹을거리가 많다. 옛날 어머니가 만들어줬던 감자만두와 순대가 유명하다. 먹을거리가 많은 자유시장은 장사도 잘 된다. ‘대성야채만두’, ‘영동만두’, ‘한양분식’ 등이 감자만두를 만들어 내놓는다.

    순대는 ‘중원순대’, ‘장모님순대’ 등 여러 점포가 들어선 채 영업을 한다. 떡볶이 집으로는 ‘순욱떡볶이집’이 유명하다. 순대골목에는 20여 점포가 순대를, 7곳의 떡집에서는 각종 떡을 먹음직스럽게 만들고 있다.

    4월 말부터 젊은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3년째 야시장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상인들은 주로 먹거리를 판매하는데 만두부터 떡볶이 등을 간편하게 사 먹을 수 있다.

    자유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상인들이 주축이 돼 2년 간 야시장을 운영한 결과 22개 점포가 참여하고 있다. 4월 말부터 개장되는 야시장은 자유시장 내 구공설시장 만두 골목부터 누리센터까지 매주 금‧토일 오후 5시 개장, 밤 11시까지 문을 연다. 충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시장에서 베트남‧태국‧중국 등의 음식을 만들어낸다.
  • 충주 자유시장 청년상인 ‘한양식당’ 안정우 대표가 자신이 직접 강에서 잡아온 다슬기(올갱이)를 보여주고 있다.ⓒ김정원 기자
    ▲ 충주 자유시장 청년상인 ‘한양식당’ 안정우 대표가 자신이 직접 강에서 잡아온 다슬기(올갱이)를 보여주고 있다.ⓒ김정원 기자
    지난해부터 문화관광형시장을 준비하고 있는 자유시장은 누리센터에서 음식을 만들고 연구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춰 놓고 있어 야시장팀이 음식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자유시장 청년상인으로 가장 나이가 어린 ‘한양식당’ 안정우 대표(34)는 모친과 함께 다슬기(올갱이)를 강에서 잡아 올갱이해장국과 보리밥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니 점심시간에는 정신 없이 바쁘다.  

    어업 계통에 종사해온 안 대표는 2년 전부터 다슬기를 목행‧앙성에서 채취하고 있으며 9평의 식당에서 모친과 함께 장사를 한다.

    다슬기 음식으로는 올갱이해장국을 밤 8시까지 판매하고 나머지는 외부에 내다 판다. 충주시 용산동 1000여 평의 농장에서 채소를 재배해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안 대표는 모친은 음식을 만들고 재료 공급은 안 대표 몫이다.

    안 대표는 “돈을 많이 번다는 욕심은 없고 밥 값이 저렴한 만큼 고객들이 부담 없이 들려 한 끼 식사를 해결하고 가는 명소를 만들고 싶다”고 소박한 꿈을 소개했다. 

    자유시장 청년상인 ‘상현이네’ 조송주 대표(52)는 건국대학교 충주 글로컬 캠퍼스 주변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1월부터 자유시장에서 창업을 한 뒤 족발과 곱창볶음을 판매하고 있다.

    조 대표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힘은 들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일식 조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30년 간 일식 일을 했다”며 자신감에 차 있었다.

    자유시장에는 안 대표와 조 대표 등 청년상인들이 수제 어묵, 올갱이해장국, 김치찌개 등 음식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부모들이 하던 사업을 이어받는 청년상인들이 점차 늘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자유시장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김병철 건국대학교 글로컬 캠퍼스 산업협력팀장(56)은 “자유시장과 무학시장은 시장 활성화가 많이 됐다. 4월 말에는 토요장터 프리마켓이 문을 연다. 프리마켓은 상인뿐만 아니라 누구든 농‧특산물과 중고품 등을 가져와 판매하면 된다”며 “또한 4월 26일부터 금‧토일에 열리는 누리 야시장을 오픈하면 볼거리, 먹을거리, 살 거리가 풍부하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김 팀장은 “자유시장은 5일 장이 끼다 보니 잘 되고 있고 일반시장과 달리 독특하게 시래기로 만든 순대국이 있고, 감자녹말 피로 만든 감자만두 등 먹거리가 활성화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면서 “특히 상인들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움직인다. 앉아서 장사를 하기보다는 SNS 홍보는 물론 배송서비스 등의 영업을 하는 상인들이 많다. 최근에는 청년상인 18명을 뽑아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들려줬다. 
  • 충주 자유시장‘자유카페’DJ 박혜영씨가 상인들과 고객들을 위해 각종 사연을 소개하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김정원 기자
    ▲ 충주 자유시장‘자유카페’DJ 박혜영씨가 상인들과 고객들을 위해 각종 사연을 소개하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김정원 기자
    자유시장은 주차장이 넉넉하다. 주차장은 7곳으로 고객들이 장을 보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하천 주변에도 주차할 수 있는 데다 시장의 어느 골목으로 진입하더라도 시장 보는데 문제가 없을 만큼 주차공간이 잘 확보돼 있다.

    자유시장 상인들의 지원시설인 자유시장센터 안에 들어선 ‘자유카페’는 커피‧음료 가격이 500원, 1000원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자유카페에서는 추억의 음악실에서 DJ가 신청 음악을 틀어준다.

     낮 12시부터 2시까지 2시간 동안 DJ 박마리(박혜영) 씨가 각종 사연과 함께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자유시장은 점포와 장보는 고객들까지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시설이 돼 있다.

    이 카페에 준비된 CD‧레코드판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어 장을 보러 왔다가 옛날 추억의 노래를 듣고 젊은 시절을 회고하며 흥얼거리기도 한다.

    김현수 자유시장 상인회 누리야시장 회장(55)은 7년 전부터 자유시장에서 부인과 함께 튀김과 통닭을 판매하고 있다.

    그는 ”비교적 장사는 잘 된다. 처가가 제천이고 처형이 충주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 계기가 돼 경기도 부천에서 충주로 옮겨와 장사를 하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김 회장은 “충주시와 코레일과 협약해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시작된 ‘전통시장 팔도장터 관광열차’가 매주 주말마다 충주를 방문한다. 관광객들은 ‘별빛축제’를 관람한 뒤 시장에서 2시간 동안 장을 보며 음식을 사 먹고 각종 식재료와 농‧특산물을 구입해 가면서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시장 상인들에게 지저분하지 않도록 청결 및 위생교육을 시키고 있다. 또한 시장 특성상 화재에 취약해 야간에 1시간씩 2인 1조 상인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면서 “한 번 화재가 나면 시장 특성상 잿더미가 되고 그 피해는 크고 상인들의 자활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상인회 자체에서 화재예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충주 자유시장  ‘상현이네’ 조송주 대표가 족발을 썰고 있다.ⓒ김정원 기자
    ▲ 충주 자유시장 ‘상현이네’ 조송주 대표가 족발을 썰고 있다.ⓒ김정원 기자
    상인들은 최근에 자유시장과 무학시장 9곳에 불이 나자 긴급히 불을 끄고 방화범을 잡아서 경찰에 인계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자유시장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회장은 “상인들은 시장 안으로 차 운행을 하지 않았으며 좋겠다. 미세먼지를 많이 일으키고는 데다 차가 시장 안으로 운행을 하며 매연이 쌓여 먼지를 닦느라고 상인들이 힘들어한다”면서 “시장 안의 오염물질을 없애기 위해 음식 등 위생적인 차원에서도 시에서 건의했으나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식자재 등 오전 11시까지 차는 운행하되 이후에는 차 운행을 중단토록 하는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문제점을 제시했다.

    그는 또 “ 특히 시장 안으로 차들이 운행되면서 아이들과 나이 든 어른신들이 상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자유시장에서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인사가 있다. 

    자유시장에서 박혜영 DJ를 모르면 한 번도 시장을 찾지 않은 사람이다. 박 씨가 DJ를 맡은 것은 2013년 9월부터다. 충주가 고향이고 자유시장에서 엄마가 의류점을 43년간 운영했는데, 의류점 일을 힘들어 해서 엄마의 일을 틈틈이 도왔다. 상인회가 박 씨에게 “목소리가 좋다”면서 “DJ를 맡아 달라”는 권유에 고민 끝에 엄마가 ‘이왕 이렇게 된 것 한 번 해봐라’는 권유로 이 일을 시작했다.

    박 씨는 “어머니가 지난해 작고하면서 DJ를 그만두려고 했지만 고객들이 너무 정성스럽게 음악을 신청하고 좋아해 안할 수가 없다. 또한 길을 가다가도 시민들이 알아보는 등 유명인사가 됐다. 사명감도 있고 해서 다시 계속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박 씨는 “상인들과 고객들이 가장 많이 신청한 곡은 노사연의 ‘바램’이다. 또 가수 박인희‧조영남의 노래, 그리고 과거 20대를 그리워하며 7080 음악신청이 주류를 이룬다. 중년과 노년의 부부들이 많이 찾아오는 자유시장의 문화공간으로 단골고객이 많다. 찻값도 싸다. 평일 낮 12시부터 2시간 동안 재미있는 사연과 함께 음악을 들려주는데 DJ를 하는 두 시간은 신청곡이 많아 정말 힘들다”고 밝혔다. 
  • 충주 자유시장 입구 모습.ⓒ김정원 기자
    ▲ 충주 자유시장 입구 모습.ⓒ김정원 기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꽤 많다. 시장에 설치된 스피커를 바꿔달라고 할 정도로 애호가들이 많다. 상인들과 고객들이 함께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서 신바람 나는 자유시장을 만들고 싶다”는 박 씨는  “장날은 50~60대, 평일에는 40~50대가 즐겨 찾고 있는데, DJ을 맡은 것이 정말 보람 있고 재미도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박 씨는 “특이하게도 카페에는 청각에 예민해서 인지 시각 장애인들이 많이 찾아 온다. 그분들도 즐길거리가 없다 보니 도우미 손을 잡고 오거나 장에 왔다가 이 곳을 들른다. DJ의 예쁜 목소리가 들러서 나도 모르게 이곳으로 찾아왔다는 사람도 있다. ‘박 마리아 님’ 목소리만으로도 좋은 에너지를 줘 고맙다고 하고, 택배 아저씨가 계단을 올라가는데 음악을 들으니 힘이 난다고 하니 안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카페는 시장에서 열쇠‧지갑‧스카프 등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반드시 찾아온다. 마치 유실물 보관실처럼 방송을 통해 키‧지갑 등을 찾아준다. 심지어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찾아달라는 방송도 했고 애완견을 찾아준 경우도 있다. 이뿐이 아니다. 기물집 장남이 결혼식을 한다고 상인들에게 알려주는 등 ‘시장 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장을 구경하고 만두‧크림빵을 먹고 좋아하는 노래도 듣는다. 결혼식 전 청혼 당시 불러줬던 노래, 여름날 시원한 바다풍경을 그리며 가수 김정구 선생의 ‘바다의 교향시’를 함께 듣고 싶다고 노래를 신청한다. 한 고객은 “속상할 때 이 노래를 들으며 지낸다”며 노래를 신청하기도 한단다.
  • 충주 자유시장 먹자골목 떡볶이.ⓒ김정원 기자
    ▲ 충주 자유시장 먹자골목 떡볶이.ⓒ김정원 기자
    장재홍 상인회장은 “자유시장은 전통시장으로서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시장으로 문화관광형, 선도시장으로 선정되면서 먹거리는 위생적으로 많이 개선됐다. 또 시설현대화와 상인들의 노력으로 인근에 대형마트가 들어섰지만 고객들이 많이 찾아오며 시장이 살아난다. 장날이면 시장에 고객들로 크게 북적인다”며 고무돼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고객을 유치하려면 상인들의 의식부터 개선돼야 한다는 점에서 상인들에게 교육을 많이 했다. 또 상인들은 전국 유명 전통시장을 찾아 비교‧견학을 하면서 상품과 먹거리 등이 크게 업그레이드가 됐다. 또한 행정자치부로부터 받은 지원금 10억 원으로 야시장을 개장해 시민과 외지인들에게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까지도 할 수 있도록 시장환경을 바꿔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외지 상인들의 자유시장 견학이 1500명을 넘어섰다. 자유시장을 충북의 대표시장으로 육성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