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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에 교섭단체 구성도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충북도의회 의석을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11대 의장단 선출을 위한 물밑 경쟁에 들어간 가운데 전직 충북도의장 출신의 흑역사가 오버랩돼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
충북도의장 출신 가운데 체급을 올려 기초단체장이나 국회의원에 도전해 성공한 예가 전무하지만 도의장 경력을 바탕으로 새역사를 쓰기위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1991년 제4대 충북도의회 부활이래 7번의 충북도의원 선거를 통해 16명의 도의장을 배출했다.
4년 임기의 도의회에서 전반기 2년과 후반기 2년을 담당하는 관례상으로는 14명의 도의장이 나와야 하지만 7대와 8대 충북도의회에서는 각각 3명의 도의장이 나왔다.
7대 도의회 13대 도의장에 유주열 의원, 14·15대 의장에 권영관 의원, 16대 의장에 장준호 의원 등이 임기 동안 두 사람은 1년씩, 한 사람은 2년간 의장에 올랐다.
이어진 8대 도의회에서는 17대 도의장에 오장세, 18대 의장에 이기동, 19대 의장에 이대원 의원이 권한을 행사했다.
이 때는 오 의장이 총선 출마를 위한 중도 사퇴로 이 의장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이들 16명의 충북도의장 가운데 일부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 나섰다가 패배하는 흑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최근부터 보면 10대 도의회에서 전반기 의장을 지낸 이언구 의원은 충주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하다 소속 자유한국당을 탈퇴하는 길을 걷게됐고, 김양희 현 의장은 청주시장 출마를 준비하면서 “한국당이 청주시장 선거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여성 후보를 전략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출마를 포기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한국당 청주흥덕지구당 당협위원장에 올라 차기 총선을 내다보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어 앞으로 여성의 표심과 지역사회의 민의수렴을 통해 사상 최초의 충북도의장에 이어 선출직 최초 충북여성의원이 되겠다는 의지다.
9대 도의회에서는 전반기 의장을 지낸 김형근 의원이 2016년 총선에서 상당구 출마를 선언한 뒤 흥덕구로 옮겼다 낙천돼 본선 진출을 접었고, 후반기 김광수 의장은 고령을 이유로 모든 선거 불출마를 밝혔다.
8대 도의회에서는 17대 의장을 지낸 오장세 의원이 총선 출마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고, 뒤를 이은 이기동 의장은 음성군수 선거에 도전했지만 같은 한국당 이필용 후보에게 연 이어 경선에 패배하면서 꿈을 접었다. 반대로 도의장을 지내지 않은 당시 이필용 의원은 음성군수 경선에서 이기동 의장을 두번 누르고 본선에 나가 재선에 올랐다. 19대 이대원 의장은 정계를 은퇴했다.
이에 앞서 7대 도의회 의장 가운데 14·15대 도의장을 역임한 권영관 의원은 충주시장 선거에 나섰다 낙선하는 아픔을 맛봤다.
6대 도의장 가운데 김진호 의원은 청주시장 선거를 위한 당내 경선에 출마했으나 남상우 전 시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뒤돌아서야 했다.
4대 도의회 후반기 의장을 맡았던 조성훈 의원도 역시 청주시장 경선에 나섰다 고배를 마시는 흑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 인해 도의회 내부에서는 도의장은 자치단체장이 되지 못하는 징크스가 언제 풀리냐는 자조 섞인 말들이 나온다.
이필용 음성군수나 정상혁 음성군수처럼 차라리 평의원으로 재선과 3선에 성공한 이들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도의장에 오르면 도 단위 행사에 치중하면서 지역구민을 만나거나 지역구 현안을 챙기기 어렵고 결국 당선 공식과 멀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1대에서 도의회 의장에 도전하는 민주당 당선자들에게도 누가 새로운 역사를 쓸 지, 이러한 흑역사 방정식의 희생자가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의장에 도전하는 민주당 당선자 가운데 3선은 장선배(청주2) 김영주(청주6), 황규철(영동2) 등 3명이고, 재선은 이숙애(청주1), 박문희(청주3), 연철흠(청주9), 이의영(청주12), 심기보(충주3), 이수완(진천2) 등 6명이다.
당선 횟수로 치자면 3선의 3명의 도의원들이 가장 앞서 있지만 도의장이 된다면 다음 선거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우선은 장 의원이다.
지역위원장이 공석인 청주시 상당구에 속해 있고, 앞으로 21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다음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총선에 대비한 지도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당 대표와 9명의 최고위원으로 구성될 예정인 이 전당대회에 앞서 상당구도 지역위원장을 선정해야 한다.
이 지역위원장에는 정정순 전 청주부시장, 김형근 가스안전공사 사장, 장선배 도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장 의원이 지역위원장에 공모하기 위해서는 도의장을 접어야 하고, 그렇지 않고 도의장에 도전 한다면 청주시장 출마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바람이 다음 선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 장 의원의 선택이 관심이다.
김영주 의원은 44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여서 도의장 선거에 목을 매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지만 “고민중”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황 의원은 전반기냐, 후반기냐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반기 의장이 4년간의 의정 활동을 결산하고 지자체장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 의원의 지역구인 옥천은 같은 당 김재종 전 도의원이 군수로 당선돼 차기에는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4선 도의원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 당장 도의장은 먹기 좋은 곶감이지만 김 군수와 막다른 길에서 만날 경우 흑역사의 주인공으로 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들 3선 의원들이 차기 행보를 이유로 도의장에 도전하지 않을 경우 공은 재선의원으로 넘어온다.
6명의 재선의원 가운데 청주권 당선자가 가장 높은 만큼 청주권이 전반기나 후반기를, 비청주권이 반대의 경우를 상정해 경쟁을 벌일 수 있고, 민주당에 집중된 갈등이나 분열 가능성 이목을 고려해 연장자 배려의 미덕을 발휘한 추대가 가능할 수도 있다.
청주권에선 재선 가운데 가장 연장자인 이의영·박문희 당선자가 있어 둘 사이의 경쟁이 예상된다.
나머지 재선 의원들은 도의장에 도전하기 보다는 따놓은 당상격이 된 6석의 상임위원장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흑역사의 주인공이 되길 꺼려하는 민주당 도의원들이 어떤 카드를 던질지, 6·13 지방선거 후의 또 다른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