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연구팀 곤충 시선경서 시각지능 모사 개발기존 기술 比 에너지 소비 92.9% 감소…정확히 사물 움직임 예측 가능자율주행車·로봇머신 비전 등 다양한 분야 적용 기대
  • ▲ 곤충의 생물학적 시신경계에서 기인한 기본 동작 인식 과정.ⓒKAIST
    ▲ 곤충의 생물학적 시신경계에서 기인한 기본 동작 인식 과정.ⓒKAIST
    곤충의 시신경계를 모방해 초고속, 저전력 동작이 가능한 신개념 ‘지능형 센서’ 반도체의 개발로 다양한 혁신적 기술로 확장가능한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교통, 안전, 보안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돼 산업과 사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KAIST에 따르면 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이 다양한 멤리스터(메모리(Memory)와 저항(Resistor)의 합성어로, 입력 신호에 따라 소자의 저항 상태가 변하는 전자소자) 소자를 융합해 곤충의 시신경에서의 시각 지능(시신경 내에서 시각 정보를 해석하고 연산을 수행하는 기능)을 모사하는 지능형 동작 인식 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비전 시스템은 이미지 인식, 객체 탐지 및 동작 분석과 같은 다양한 작업에서 AI를 활용해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비전 시스템은 이미지 센서에서 수신된 신호를 복잡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물체와 그 동작을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방식은 상당한 양의 데이터 통신량과 높은 전력 소모가 필요하여 모바일 또는 사물인터넷 장치에 적용되기 어렵다.

    한편, 곤충은 기본 동작 감지기(Elementary Motion Detector)라는 시신경 회로를 통해 시각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해 물체를 탐지하고 그 동작을 인식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이를 구현하는 데 있어 기존 실리콘 집적회로(CMOS) 기술에서는 복잡한 회로가 요구되기 때문에 실제 소자로 제작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김경민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기능의 멤리스터 소자들을 집적해 고효율⋅초고속 동작 인식이 가능한 지능형 동작 인식 소자를 개발했다. 동작 인식 소자는 자체 개발한 두 종류의 멤리스터 소자와 저항만으로 구성된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다. 두 종류의 서로 다른 멤리스터는 각각 신호 지연 기능과 신호 통합 및 발화 기능을 수행하며, 이를 통해 곤충의 시신경을 직접 모사하여 사물의 움직임을 판단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동작 인식 소자의 실질적인 활용에 대한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차량 경로를 예측하는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을 설계했고, 여기에 개발한 동작 인식 소자를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기술 대비 에너지 소비를 92.9 % 감소해 더 정확히 사물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김 교수는 “곤충은 매우 간단한 시각 지능을 활용해 놀랍도록 민첩하게 물체의 동작을 인지하는데, 이번 연구는 신경의 기능을 재현할 수 있는 멤리스터 소자를 활용해 이를 구현할 수 있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최근 AI가 탑재된 휴대폰과 같이 에지(edge)형 인공지능 소자의 중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는데, 이 연구는 동작 인식을 위한 효율적인 비전 시스템 구현에 기여할 수 있어 향후 자율주행 자동차, 차량 운송 시스템, 로봇, 머신 비전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송한찬 박사과정, 이민구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고,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 29. 4)’에 지난달 29일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