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혼선·영양 부족 지적 속 충주시장 사과… “업체 준비 부족” 해명에도 비판 여전참가자들 “이게 선수 대우인가”… 장애인 체육에 대한 구조적 무관심 도마 위
  • ▲ 조길형 충주시장이1일 제19회 충북장애인도민체육대회 당시 일부 선수들에게 제공된 부실 도시락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충주시
    ▲ 조길형 충주시장이1일 제19회 충북장애인도민체육대회 당시 일부 선수들에게 제공된 부실 도시락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충주시
    제19회 충북장애인도민체육대회 당시 일부 선수들에게 제공된 부실 도시락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도시락에 담긴 것은 밥, 국, 김치, 무말랭이, 고추 한 개에 불과했다. 이 도시락은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뿐만 아니라 장애인 체육에 대한 지역 사회의 무관심과 관리 부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참가자들은 “체육대회에 참여하는 장애인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식사가 이 정도 수준에 그쳐도 되는 것인가?”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들은 최소한의 영양 섭취를 위한 식사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이를 완전히 벗어난 수준이었다. 장시간 경기를 앞두고 체력을 보충할 수 있는 충분한 영양식이 필요했으나, 제공된 식사는 그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논란은 단순히 도시락의 부실함에 그치지 않았다. 일부 참가자들은 도시락 배급 과정의 혼선과 지연된 식사 시간 등을 언급하며 이번 대회의 준비 부족을 지적했다. 이는 체육대회에서 기본적인 음식 제공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수들이 경기 직전에야 식사를 해결하거나, 일부 참가자는 아예 식사 받지 못한 상황도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는 대회 운영의 무능을 드러내는 사례로, 장애인 체육에 대한 심각한 관리 부족을 보여준다.
  • ▲ 지난달 24~25일 충주에서 열린 제19회 충북장애인도민체육대회에서 선수단에 제공된 도시락. 밥과 된장국, 고추 1개, 무말랭이, 고추장, 김치가 전부다.ⓒ독자제공
    ▲ 지난달 24~25일 충주에서 열린 제19회 충북장애인도민체육대회에서 선수단에 제공된 도시락. 밥과 된장국, 고추 1개, 무말랭이, 고추장, 김치가 전부다.ⓒ독자제공
    이에 대해 조길형 충주시장은 1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과 임원들에게 제공된 점심은 예년과 달리 각 시·군 장애인체육회가 자체 예산으로 준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고, 추천한 도시락 업체가 대규모 행사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 시장의 사과는 이미 드러난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회 규모를 감안했을 때, 업체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을 예측할 수 있었고, 그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한 것은 명백히 주최 측의 책임이다.

    조 시장은 이번 문제를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주최 측의 부족한 대응으로 인정했지만, 문제의 핵심인 장애인 체육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와 관심 부족을 간과한 채, “내부 감사”와 “후속 조치”라는 표현으로 문제를 축소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사과와 후속 조치만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편, 지역 장애인 단체와 시민사회는 이번 사안을 두고 “이 대회가 장애인 선수들을 위한 진정한 축제가 맞는지 의문”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장애인 체육에 대한 지원과 배려는 그저 의례적인 행사가 아닌 실질적인 시스템과 예산 배정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실수나 준비 부족이 아니라, 지역 사회가 장애인 체육에 대해 보여온 지속적인 무관심과 불충분한 지원의 결과물이다.

    이번 논란이 충북 장애인 체육의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시 형식적 사과로 끝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