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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인구 723명 ‘초미니 보은 회남면’…통합은 ‘모르쇠’

면 직원 1인당 51.6명 담당…인접 회인면과 통합해도 2천여 명에 ‘불과’
회인면 출신 군수 3선 연임에도 ‘행정 비효율 모르쇠’…통합논의 ‘입 닫아’

입력 2022-06-15 17:41 | 수정 2022-06-27 17:14

▲ 충북 보은군 회남면 행정복지센터.ⓒ김정원 기자

충북 보은군은 대표적인 인구(2022년 5월 31일 현재, 3만1807명)소멸지역이자 낙후지역으로 분류된다. 

회남면(16개 행정리 26반)의 인구는 442세대에서 723명(2022년 5월 31일 현재, 면적은 46.45㎢)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전국의 농촌인구 상황이 거의 비슷하지만, 회남면은 대도시 등에서 유입 인구가 없고 고령 노인들의 수명이 다해가면서 인구는 점점 더 줄고 있다. 

회남면은 최근 인구 2명 더 줄어 6월 10일 현재 721명이 살고 있다. 회남면은 1980년 대청댐 건설로 4075세대 2만6178명이 이주하는 등 대표적인 수몰 지역이다. 

당시 회남면은 거교리 일부를 비롯해 매산‧법수‧분저‧신곡‧은운‧조곡‧광포리 일부, 매산·사탄·서탄·송포·어성·용호리 등 1447만528㎡의 토지가 완전히 수몰됐다. 

회남면은 △동쪽으로 보은군 수한면 △남쪽으로 옥천군 안내면 △서쪽으로 대전시 동구 △북쪽으로 회인면과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인접한 회인면의 인구도 1727명에 불과하다. 두 개 면이 통합하더라도 작은 ‘면’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과거 1~2차례 통합논의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회남면과 회인면의 통합 논의조치 없었고, 회남면 주민들이 통합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농·축협 등의 통합 추진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회남 행정복지센터 직원 14명…직원 1명 담당 인구 ‘51.6명’

주민들은 행정기관인 행정복지센터(면사무소)가 지척에 있으니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723명의 면 주민을 담당하는 회남면은 누가 봐도 공무원을 위한 조직이자 행정력·혈세낭비 현장으로 볼 수밖에 없다. 회남면 행정복지센터 직원은 면장을 포함해 14명(정원 16명)이다. 직원 1인당 면 인구(723명) 담당은 51.6명이다. 

반면 충북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은 지난 1월 현재 5만5560명(1만9234가구)이 거주한다. 가경동행정복지센터는 동장과 3개 팀에 23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직원 1인당 인구 2415.6명을 담당한다. 가경동행정복지센터 직원은 회남면 행정복지센터 직원보다 무려 47배나 많은 인구를 맡고 있는 것이다. 회남면이 행정적으로 대표적인 낭비 및 비효율 지역이라는 점에서 통합이 시급한 이유다.

회인면은 오는 30일 임기 종료를 앞둔 정상혁 보은군수(80)는 회인면 출신이다. 그도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군수 3선 재임 12년간 회남면과 회인면의 통합 논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 초등학생 13명, 유치원생 5명의 회남초등학교.ⓒ김정원 기자

그러니 공공기관이 공무원을 위한 조직이라는 비난이 뒤따르고 있다. 21세기 교통과 통신이 최첨단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기관의 조직은 거꾸로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부채가 천문학적인 마당에 전국의 회남면과 비슷한 인구를 가진 곳은 적지 않다. 

◇제천 한수면 인구 700명·회남면 723명…충청권 ‘1, 2위’
 
본보가 14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를 통해 확인한 결과 충북에서는 회남면보다 인구가 적은 곳은 제천 한수면(인구 701명)으로 충청권에서 가장 적은 인구를 차지했으며, 두 번째가 회남면(충청권 2위)이다. 그다음으로 충청권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은 영동군 용화면이 967명, 충남는 부여군 충화면이 1129명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정부와 광역‧광역기초단체와 단체장 등은 인구가 적으면 인접 지역과 통합이 이뤄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행정통합만큼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 인구가 적다고 무조건 통합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생활권이 같거나 두 개 지역의 통합이 이뤄져도 문제가 없는 곳부터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다. 

회남면 행정복지센터의 한 해 직원인건비와 기관 운영비 등에 4억 4000만 원이 투입된다. 이 돈은 모두 국민의 혈세에서 나온다. 이 예산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수 년째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버려둬서는 안 된다. 충청권 메가시티 등 대통합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즉, ‘혈세 낭비 기관’이자 비효율적인 행정기관은 당장 통합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남면 인구와 비슷한 1000명 이하에서 2000명 내외의 인구의 면 지역은 전국에 부지기수다. 그러나 인구가 적지만 면적이 큰 곳은 행정기관을 기존 시스템으로 둘 수는 있지만, 회남면처럼 면적이 적고 인구도 적은 행정구역은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석열 정부 취임 초기이자 ‘지방 권력’ 교체 시기인 지금이 일선 행정기관의 통합을 논의해야 할 가장 적절한 시기다. 국민의 혈세 낭비 현장을 더  이상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회남면 주민들은 “인구감소로 몇몇 남은 가게조차 유지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회인면과 통합의 당위성은 인정하고 있지만, 통합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이 지역은 인구가 감소하면서 시내버스가 청주~회남 구간을 하루 오전과 오후 왕복 2차례씩 운행되지만, 이용 승객이 없어 빈 차로 운행하거나 1~3명을 태울 때가 허다하다. 

회남면은 아이 울음소리조차 듣지 못하면서 회남초등학교는 재학생 13명, 유치원생 5명으로 폐교 위기를 맞고 있을 정도로 인구 소멸이 심각한 상황이다.

▲ 충북 보은군 회남면 소재지 모습.ⓒ김정원 기자

◇주민들, 통합의 필요성은 인정…통합엔 ‘반대’

회남면사무소 인근 한 주민은 “몇 년 전 회인면과 통합을 추진했으나 도중 중단됐다”며 “인구가 크게 줄었지만, 지금 면사무소가 바로 인근에 있어 편리한데 굳이 통합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회남면 A 이장은 “회남면이 전국에서 몇 번째 안 가는 인구를 가진 것은 잘 안다. 통합이 맞고 인구가 작다 보니 무엇을 해도 힘들다. 그러나 통합이 되면 회남면이 출장소로 축소될 텐데 주민들이 불편할 것이 아니냐. 특히 대청댐 건설로 수몰 지역으로서 환경청과 수자원 공사의 지원사업이 걸림돌이 되고, 회남면 주민들의 통합 반발도 심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남면 B 팀장은 “정원 16명 중 현원은 14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청댐 수몰로 가장 피해를 본 것이 회남면으로, 타 면에 없는 상수원관리뿐만 아니라 주민지원사업을 한다. 주민피해보상 차원에서 진행하는 사업을 공무원이 집행한다”고 밝혔다. 

전직 공무원인 C 씨는 “몇 년 전 회인면 명칭이 바뀔 때 통합논의가 있었으나 회남면의 반대로 통합되지 못했다”며 “회남면 주민들과 수몰로 인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특히 자존감이 높고 애향심이 투철하다. 인구로만 본다면 행정력 낭비로 볼 수도 있지만, 민원차원에서 본다면 회남 주민들의 혜택은 그리 많이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본보가 행안부에 확인한 결과 최근 읍승격으로 통합된 사례는 있어도 면 단위 통합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 관계자는 “면 통합은 읍‧면‧동이 명칭을 해제, 또는 나누거나 통합의 문제는 행안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하면 된다”면서 “면 단위 통합은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승인(지방자치법 제7조)해주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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