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 5개사 “코로나로 문 닫을 판…공동 사용 땐 직격탄” 재진정서울고속·충북리무진·친선고속 등 시외버스, 변호사 선임 ‘강공’청주시 “시민 접근성‧안전성 고려 결정…5개사 의견수렴은 안해”
  • ▲ 49층규모의 리뉴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충북 청주시 가경동 청주고속터미널 전경.ⓒ청주시
    ▲ 49층규모의 리뉴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충북 청주시 가경동 청주고속터미널 전경.ⓒ청주시
    충북 ㈜청주고속터미널·㈜우민이 추진하는 청주고속버스터미널 부지에 49층의 리뉴얼사업을 추진하면서 청주시외버스터미널 공동 사용문제를 놓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청주시외버스운송사(서울고속‧새서울고속‧코라아와이드대성‧충북리무진‧친선고속)들은 청주고속터미널의 리뉴얼사업으로 인한 시외버스터미널 공동사용과 관련, 청와대·국회·총리실 등에 지난 7월에 반대 진정서를 낸데 이어 8월에 진정서를 연거푸 냈다. 이어 최근 변호사를 선임, 청주시가 공동사용 조치 결정에 따라 초래될 시외버스운송사업자의 폐해를 들어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버스운송사사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인해 운송수입이 45%나 급감하는 등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경영위기에 봉착,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외버스터미널의 공동사용은 버스시설 고급화로 인지도가 높고 승무원 임금 등에서 우세하기 때문에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시외버스터미널 공동사용에 반대했다.

    이들은 진정서를 통해 “청주고속터미널 리뉴얼사업으로 인해 약 2년 6개월 동안 시외·고속버스사와의 공동사용으로 인해 전체 운송수입 중 8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력 노선이 고속사와 경합되는 피해가 예상되는 데도 피해 주체인 시외사와 협의나 공청회 개최가 전혀 없었다”고 청주시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고속‧시외버스 공동 사용하는 종합터미널 형태 변경은 2년 6개월 동안 ‘주요 경합노선에 과당 경쟁을 유발하도록 한 행정조치는 청주시가 특정 업체에 혜택을 주기 위해서인지, 행정 처리 후 도출될 문제점을 묵인하고 염두조치 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고속운송사 이전과 관련, 아무런 대책과 계획이 없었는지를 밝혀야 한다. 시가 시외사에 대한 배려 자체를 묵살했다”고 항변했다.

    ◇시외버스 5개사 왜 진정서 냈는가?

    1999년 청주시 사직‧서문동에서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을 흥덕구 가경동에 한 블록을 사이에 두고 21년간 독립적인 영업 구역으로 나눠 인가된 후 노선별로 운행하고 있다.

    시외버스 5개사는 “그런데 청주시가 적법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공정한 처분을 해야 했으나 이해득실 당사자의 의견수렴, 회의 등 여타 행위도 없이 특정 업체의 개인 사업을 위해 청주시가 일방적인 협의 또는 제한된 회의 결과물에 준해 고속사와 청주시외버스터미널 공동 사용을 결정했다. 당사자의 수입이 직‧간접적으로 손실 발생이 예상되고 상대방은 반사적 이득을 취하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특혜를 부여한 것”고 진정했다.

    버스회사들은 청주시에 “시외버스터미널 공동사용 관련 사업자와 어떤 협의를 언제, 어떻게 진행했는지, 아니면 청주시의 독단적인 조치인지, 터미널 사용과 관련, 어느 관련사와 협의 또는 회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밝혀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독립적인 영업 구역을 가지고 시외버스터미널 고유기능을 수십 년 간 시외노선을 운행해온 이해득실 직접적 당사자인 시외사 운송사업자와의 회의‧의견수렴‧공처의 기회를 주지 않은 이유가 청주고속터미널 사업자의 영달을 위한 행정 처리였는지에 대해 청주시에 분명한 소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사고 잦고 공동이용 땐 혼잡도 ‘상상 초월’

    청주시외버스터미널(전체 부지 3만 3058㎡)은 1818㎡(6000평), 차고지(박차장) 1212㎡(4000평)의 협소한 공간에 주차장과 상가, 대합실, 매표소, 하차장,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외사에 따르면 시외버스터미널은 새벽·심야 시간 운행이 많은 운수사는 차고지가 협소해 다음날 이른 출발을 위해 가로열 주차, 다른 버스 앞에 주차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고속사까지 시외버스터미널을 공동 사용할 경우 그 혼잡도는 상상을 초월하고 그 주변까지 극심한 혼잡과 정체가 예상된다.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운행횟수는 하루 722회이며 고속버스의 운행횟수는 170회로 나타났다.  

    특히 시외사들은 터미널 내 사망 사고 등 각종 사고가 잦아 고속사까지 추가 운행할 경우 운행 혼잡율이 최고점에 도달, 사고 발생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고속버스 매표수수료율은 6.5%, 시외버스 매표수수료율은 10.5%로 수수료 징구율의 격차에 대한 부당성도 지적했다.
  • ▲ 청주고속터미널이 임시 차고지로 사용하기 위해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515번지 일원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DB
    ▲ 청주고속터미널이 임시 차고지로 사용하기 위해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515번지 일원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DB
    ◇5개사 “새 차고지에 매표소까지 운영하라” 

    시외사들은 “승객들이 ‘서울’ 등을 가려면 시외버스보다는 고속버스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이 통념”이라는 주장했다.

    운송사들은 “고속버스가 인지도와 이용률 측면에서 시외버스보다 월등히 높고 고속사와 시외사의 수입 구조의 격차도 매우 크다. 고속사와 시외버스사가 공동 운송을 개시할 경우 가장 큰 피해의 직격탄은 경합노선을 운행하고 있는 영세한 시외버스 운송사”라며 열악한 환경을 강조했다.

    운송사들은 “청주시 인구 84만 2821명(2020년 6월 기준) 중 고속‧시외버스터미널 가용 대상자는 35만 명으로 추산할 때 이 중 시외사와 경합 노선인 서울 방면을 이용하는 승객의 수송율은 6.3대 3.7 정도로 시외사보다 고속사가 월등히 높다”고 밝혔다.

    “그나마 시외사를 이용하는 수송율을 유지하는 데는 고속, 시외터미널이 한 블록을 두고 있어 영업 구간이 분리돼 다소 저렴한 요금에 있다”는 시외사들은 “그러나 서울경부 노선을 운행하는 금호속리산고속과 중앙고속은 대기업의 유용을 앞세워 고가 프리미엄 버스로 투입, 약 1시간 간격으로 1일 15회를 운행하고 28석 우등버스 투입비율도 70~80%로 수시로 운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외사들은 “이런 와중에 청주시가 터미널을 고속‧시외사가 공동사용토록 한 행정조치는 코로나19로 유례없는 운송수입 감소와 함께 ‘경합노선의 과당 출혈 경쟁’으로 추가 운행이 불가피해 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운송원가 상승으로 시외버스업체는 두 번 죽이는 꼴로 다시는 헤어 나올 수 없는 나락의 구렁텅이로 내 몰리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반발했다.

    전국자동차노조청주지역버스노조도 지난달 27일 청주시장에게 시외‧고속버스 간의 쟁점사항을 해결방안으로 고속버스 새 ‘차고지’ 부지인 청주시 비하동 515번지 일원에 고속터미널과 차고지로 함께 사용할 것을 촉구하는 요구안을 제출했다.

    민승화 위원장은 “고속버스터미널사업과 관련 국회의원이 특혜의혹 고발로 검찰 수사와 상인반발 등 분쟁이 끊이지 않은 사건인 청주고속버스 터미널현대화사업 행정절차와 관련, 시외‧고속터미널 공동사용토록 한 행정결정은 5개 시외버스에게 ‘들러리 영업’을 하다가 폐사하라는 해사행위이자 시외버스의 존립기반 뿌리를 흔드는 청주시의 무지의 행정절차”라고 비난했다.

    청주시는 시외사와 노조의 진정서에 대한 답변에서 “교통영향평가 심의에서 시민들의 접근성·안전성·편의성 등을 고려해 시외버스터미널 공동사용을 결정했다. 고속버스 임시터미널 제2순환로 설치와 관련해서는 시내‧고속버스 택시, 일반차량의 동선이 상충돼 사고발생 위험성이 높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시는 청주시외‧고속터미널 측과 터미널 공동사용 대부계약에 이어 터미널공동이용 결정과정에서 시외버스 5개사에 대한 의견수렴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해야 하는 청주고속터미널 측 관계자는 5개사의 반대로 터미널 공동사용 난관에 봉착한 것과 관련, “고속‧시외버스 터미널공동 이용은 시민편의·안전성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시외사들이 주장하는 새 차고지에 매표소 운영은 시민들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고려할 때 생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청주시는 지난 5일 ㈜청주고속터미널과 ㈜우민이 제출한 고속버스터미널 현대화사업에 대한 건축허가를 인가함에 따라 청주고속터미널은 현 터미널을 헐고 고속버스 터미널과 판매‧숙박‧문화집회시설이 들어서고, 고속버스주차장에는 49층의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에 258가구를 건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