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특위, 무자격 농민단체 동행조사 ‘물의’ …“마치 점령군처럼 행사” 조합원 반발
  • ▲ 지난 20일 단양군의회 의원과 단양아로니아 영농조합원들이 가공센터 냉동창고 앞에서 특위 조사와 관련해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독자 제공
    ▲ 지난 20일 단양군의회 의원과 단양아로니아 영농조합원들이 가공센터 냉동창고 앞에서 특위 조사와 관련해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독자 제공
    충북 단양아로니아가공센터(이하 가공센터)가 내달부터 농협하나로 매장에 납품하기로 했던 가공제품 생산에 차질이 예상돼 속을 태우고 있다. 

    24일 가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치열한 경쟁과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으로 부터 단양아로니아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적용업소)인증을 받았다.

    센터는 최근 농협유통 관계자와 논의를 통해 1차로 내달부터 서울 양재동 농협 ‘6차 산업체험관’을 시작으로 서울·경기 대형 6개 매장에 단양아로니아 가공제품을 단계별로 납품하고 2차로 전국 2000여개 매장에 전시·판매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단양군의회가 군이 가공센터에 지원해 왔던 보조금(3억7000만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박스제작 등을 하지 못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군 의회는 보조금 삭감에 대해 “지역 일부 농가들이 군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센터가 수익금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집행부가 군의 시설인 가공센터 위탁을 군의회 승인도 없이 재계약을 했다”고 삭감이유를 밝혔다.

    이어 군의회는 아로니아 육성사업 운영 실태파악 특별위원회(위원장 오시백)를 구성하고 오는 4월 30일까지 아로니아 운영실태 전반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센터는 “군에서 지원하고 있는 보조금은 순수한 가공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기세, 기계유지비, 박스제작 등에 사용하고 있고 매년 군 감사에서도 한 건의 지적도 없었다”며 “군의회가 사적인 감정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단양아로니아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20일 오후에는 의회 특위 소속 오시백 위원장과 강미숙·이상훈 의원, 의회 전문위원 등 5명이 가공센터 현장 특위 감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센터 관계자와 조합원 간, 심한 충돌이 벌어져 경찰까지 출동하는 볼썽사나운 일이 벌어졌다.

    센터 관계자는 “의회 특위위원들이 현장 감사에 참여 자격이 없는 일부 농민들과 동행해 조사를 하려는 것은 센터를 불신하고 마치 점령군처럼 행사를 하는 것”이라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센터는 “이날 의원들과 동행한 전농 단양군농민회 소속 농민들은 가공센터에 보조금 지원을 반대해 온 단체로 의원들이 이들과 함께 현장 특위 활동을 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고의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단양아로니아 영농조합원들이 센터로 달려오고 이 과정에서 입 싸움과 몸 씨름이 이어져 경찰까지 출동했다.

    군의회 관계자는 “센터 냉동 저장창고에 보관 중인 재고량 조사가 필요해서 전농 단체 농민들의 협조를 얻은 것 뿐이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장특위에 참여한 A의원은 “전농 소속 농민들이 조사에 참여하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밝혀 오시백 위원장 독단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단양군의회 행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의원이 감사 또는 조사에 임할 때 사무보조가 필요하면 의회 사무직원의 보조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양군도 지난달부터 외부에 아로니아가공센터 회계와 관련한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어 농가들과 센터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