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터널 안전성 문제 없어…제트팬 가동 습기 등 제거”“여름철 온도·습도가 높은 공기, 터널벽면에 닿아 물로 변하는 결로현상”
  • ▲ 충남 보령시 보령해저터널 내부 모습.ⓒ충남도
    ▲ 충남 보령시 보령해저터널 내부 모습.ⓒ충남도
    지난해 12월 1일 개통된 세계 5번째로 긴 충남 보령해저터널에 결로현상이 나타난 것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터널 젖음’은 누수가 아닌 결로현상으로 터널에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14일 충남도와 보령시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토교통부가 보령 해저터널 결로 해소를 위한 자문회를 열어 제트 팬(Jet Fan) 가동 등 결로 해소 노력 및 안전대책을 추진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터널, 지반 공학 전문가 등과 함께 터널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논의했고, 14일 개최된 2차 자문회의에서 터널 및 환기, 교통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결로 해소방안과 교통안전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터널 내 젖음 현상은 터널 벽면의 누수가 아니라 여름철 온도‧습도가 높은 공기가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터널 벽면에 닿아 물로 변하는 결로현상으로 터널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해저터널은 낮은 해수온도(약 15도)의 영향으로 터널벽면의 온도가 낮고 수증기를 포함한 공기가 이슬점 온도 이하의 차가운 표면과 만났을 때 공기 중의 수증기가 물로 응결된다.

    터널 내 물 자국이 습도가 높은 여름철이 되면서 발생한 점, 특정 부분에 지중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터널 표면에 전반적으로 물방울 형태로 맺히고 있는 점,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염도를 측정한 결과 바닷물의 염도보다 현저히 낮게 측정된 점이 결로로 판단한 근거라는 것이다.   

    국토부는 “다만, 결로현상으로 도로 표면에 물기가 생기는 경우, 미끄러짐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결로 해소방안을 마련하면서 안전조치 필요성도 검토하기로 했다”며 “결로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터널 바닥과 벽면의 온도를 이슬점 온도보다 높이거나 터널 내 습기를 줄여야 하고, 이미 발생한 물기는 증발시킴으로써 물기를 제거해야 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제트 팬 가동을 통해 터널 풍속을 증가시켜 물기를 말리고, 제습기를 설치해 습기를 줄이는 등의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8일부터 터널 내 제트 팬을 모두 가동한 결과 터널 벽면의 물기가 마르고, 터널 진입부의 경우 결로가 현저히 해소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터널 내 차량 통행량이 늘고, 시간이 지날수록 터널 바닥 면과 벽면의 온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결로현상은 차츰 완화될 것이라는 점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터널 내 제트 팬 가동, 제습기 설치 등 결로 해소방안을 지속해서 추진해나가는 한편, 터널 내 물기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경찰청과 협의해 교통안전 조치도 검토할 계획이다. 대전국토청에서 도로 전광표지(VMS)를 통해 미끄러짐 주의, 주행속도 감속 등 안전운전을 유도하고 있으며, 바닥 물기로 인한 미끄러짐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시행해 미끄러짐이 우려되는 경우 제한속도 하향조정, 안전표지 설치 등도 추가 시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1년 12월 1일 개통된 보령해저터널은 국내에서 가장 길고 세계에서 5번째로 긴 터널(해저 80m, 6.9㎞)이다. 국토교통부가 2010년부터 4853억 원을 들여 보령시 신흑동~오천면 원산도리까지 11년간 공사를 한 끝에 완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