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장관, ‘사랑의 일기’ 수상자 마지막 초대 손님과 ‘웃음꽃’
  • ▲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사랑의 일기’ 공모수상자와 가족 등 16명을 서울 청사로 초대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인추협
    ▲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사랑의 일기’ 공모수상자와 가족 등 16명을 서울 청사로 초대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인추협

    서울 광화문 청사에서 이달 초부터 이전에 들어간 행정안전부가 드디어 21일 세종시에 둥지를 튼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랑의 일기’ 공모수상자와 가족 등 16명이 이날 오후 김부겸 장관의 초대를 받았다.

    이들 수상자들의 초청은 단순한 방문객을 넘어서 상징적 의미가 담겨있다. 이 행사가 내무부 출범 50년을 마무리 하는 마지막 행사라는 사실과 이들이 행안부 장관의 마지막 손님으로 기록되는 역사적 큰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다.

    1970년 총무처로 정부 서울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한 장관실은 50여 년,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근대화의 산실이었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이들 일행은 오후 3시 30분께 장관실 문 앞에서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반갑게 맞이하는 김부겸 장관과 일일이 악수로 인사를 나누고 장관실로 들어섰다.

    초청된 이들이 자리한 뒤 김 장관이 한사람 한사람 일일이 눈을 맞추며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정겹게 맞이하면서 그 자리를 더 빛냈다.

    이들이 김 장관의 어릴 적 발자취를 캐물으며 어느새 웃음꽃이 피어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암울했던 시대, 운동권의 수배와 감시로 일기를 제대로 쓰지 못했던 이야기에는 숙연한 분위가 연출되기도 했다. 김 장관이 그 불운의 그림자를 털어내며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들려주기도 했다.

  • ▲ 김부겸 행안부 장관에게 초대받은  ‘사랑의 일기’ 공모수상자와 가족들이 김 장관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인추협
    ▲ 김부겸 행안부 장관에게 초대받은 ‘사랑의 일기’ 공모수상자와 가족들이 김 장관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인추협

    “장관님도 어렸을 때 일기를 잘 쓰셨어요?”라는 수상자의 질문에 김 장관은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암울한 시대로 항상 수배와 감시를 받아 숨어지내는 시간이 많아 일기를 쓴다든지 사진을 찍는다든지 하는 일은 증거로 남아 다른 친구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잘 하지 못했다”고 답하며 과거 시대적 상황을 설명해 나갔다.

    이어 “박종철 열사가 선배들의 정보를 숨기려다가 고문으로 죽음을 당한 것처럼 당시에는 거의 기록을 거부해 일기를 잘 쓰지 않았다”는 답변으로 수상자들은 김 장관의 학창시절을 조금 이해하기도 했다.

    또 소설가가 꿈인 수상자 가족이 “장관님께서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김 장관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와 빅토르위고의 ‘레미제라블’”이라며 “어려운 시대적 상황에서 우리사회에 시사하는 바를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이라고 소개하고 수상자들에게는 중학생 때 읽기가 적당하다고 하면서 심도 있게 세 번 정도 정독할 것을 권장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빅토르위고 ‘레미제라블’ 등을 소개했다. 그는 “어려운 시대적 상황에서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를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이라면서 정독으로 읽어보기를 권했다.

    특히 “자기도 지키고 가정도 지키고 나라도 지키는 안전이 중요하다”며 사랑의 안전일기장에 쓴 안전일기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힘쓰겠다”는 말과 함께 ‘사랑의 안전일기장’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외에도 김 장관은 오늘날 일반적인 사회생활에서는 나의 의견과 주장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묻고 타협해야 한다는 말과 내 의견을 말한 뒤에는 항상 “너의 생각은 어때?” “넌 어떻게 생각해?”를 물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날의 정치가 상대편을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은데 일기쓰기는 상대편과 소통하는 문화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이날 행사가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비록 30여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세종청사로 이전하기 전 행안부의 마지막 손님으로 초대받은 이들 방문단 일행은 이날의 추억을 평생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