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0, 바람부나…포문 연 충북 여성계 대전·충남 ‘흔들’, 세종 ‘시끌’
  • ▲ 충북여성연대가 15일 충북도 브리핑룸에서 성추행 의혹을 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우건도 충주시장 예비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이민기 기자
    ▲ 충북여성연대가 15일 충북도 브리핑룸에서 성추행 의혹을 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우건도 충주시장 예비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이민기 기자

    6·13 지방선거를 90일 앞둔 15일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운동이 ‘중원충청’ 곳곳을 휩쓸고 있다.

    충남에서 ‘안희정 발(發) 성폭행 스캔들’로 불붙은 ‘미투 열기’가 충북과 세종 등으로 옮겨 지고 있는 기류다. 특징은 더불어민주당 예비주자들이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점이다.

    특히 충북 제2의 도시 충주에서 시작된 성추행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충북판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먼저 충북에서 이날 예사롭지 않은 기자회견이 열렸다. 표심의 거대축 가운데 하나인 여성계에서 성추행 의혹을 사고 있는 민주당 우건도 충주시장 예비후보를 겨냥해 포문을 열어 젖힌 것이다.

    충북여성연대는 이날 충북도 브리핑룸에서 “우 예비후보는 피해자 A씨에게 사과하고 공직후보를 사퇴하라”며 “피해자와 함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민주당을 향해선 “경찰조사 뒤에 숨지 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우 예비후보가 전날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결백을 호소하고 “A씨를 처벌해 달라”고 한 데 대해 충북여성연대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성추행 논란은 이달 초 불거진 이후 진실공방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각에선 양측 모두 명백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며 우 예비후보가 사퇴하지 않는 한 결국 선거기간 내내 이전투구를 벌이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여기에 충주 성추행 논란이 도내 청주 등 다른 지역으로 번져 각 선거판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전국에서 미투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게 기저에 깔렸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충주 성추행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도내 곳곳의 시선이 논란에 쏠리고 있는 만큼 추이에 따라선 충주를 넘어 충북표심의 선택을 흔들 수도 있다”고 점쳤다.

    이런 가운데 충북지사 선거판 위에는 민주당 예비주자의 잘못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벌써 나왔다. 바른미래당 신용한 충북지사 예비후보는 같은 날 충북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쟁자인 이시종 지사를 겨냥 “남의 동네 이야기 하듯이 미투 피해자 지원방안 검토 만을 지시했다”면서 피해자 신변보호와 추가피해 방지 등을 담은 ‘미투 룰’을 발표했다.  

    세종도 미투운동의 사정권에 들어있다. 재선 도전이 기정사실화된 민주당 이춘희 시장은 성희롱 발언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 시장은 이날 시에서 정례브리핑을 갖고 자신을 둘러싼 성희롱 발언 논란에 대해 “성희롱 발언은 아니지만 당시 관련내용에 대한 발언과 관련해 마음이 불편했던 부분에 대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것이지 발언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전 종촌복지센터장 A씨는 이날 시청 정문 앞에서 ‘이춘희 시장 성희롱 발언과 종교 모독을 고발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앞서 이 시장은 2015년 개관을 앞둔 종촌복지센터를 찾아 여성 센터장 A씨에게 성희롱 발언 등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충남·북에서 불고 있는 미투바람의 향배에 따라 세종도 미투 영향권에 들어 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충남 발(發) 미투운동이 충주에 착륙해 충북판으로 번지게 될 경우 인접지역인 세종까지 미투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들어서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직을 사퇴했다. 그는 불륜 및 여성당직자 특혜공천 의혹의 중심에 있었다.

    대전의 경우 지선 출마를 준비했던 이른바 ‘안희정 사단’이 엉거주춤한 상태에 놓인 게 아니냐는 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