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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20일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아 전두환·노태우 청남대의 동상 철거를 요구했지만 오락가락 행정으로 5개월여간 허송세월한 충북도와 충북도의회가 무능으로 전국적 망신을 사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충북도는 정책간담회를 열어 검토 하루만에 만장일치로 철거를 결정하고 충북도의회는 관련 근거를 만들기위해 조례를 만들었지만 보수단체의 반대로 좌절됐다”며 “충북도의회는 돌연 주민여론을 청취하겠다고 나서면서 공은 충북도에서 도의회로 다시 지역주민에게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결정을 미루는 사이 이미 여론이 무르익어 찬반양론이 팽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찬반양론을 여론조사를 통한 다수결 방식으로 결정지을 수도 없고 찬반토론회에서 한쪽을 설득시켜 합의하기도 힘든 시점이 돼 버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충북도다. 청남대에 동상을 세울 때 지역사회 여론을 묻거나 반영하지 않았다. 청남대 개방이후 동상도 대통령길도 논의가 되어야 했음에도 그런 과정을 무시한 졸속행정이 결국 갈등의 원인이 된 것”이라며 “충북도의회가 마련한 토론회는 요식행위였고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조례안 상정은 보류됐다. 기본적인 법적 검토 조차 없이 허술하게 조례 발의를 했다는 것인가. 도의회 대다수가 발의를 해놓고 반대에 부딪히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책임행정을 포기한 충북도와 의회 기능을 망각하고 갈등 해결을 포기한 충북도의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충북도의회는 당초의 취지를 살려 조례안을 통과시키고 충북도는 당초의 철거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충북도는 청남대를 2003년 국가로부터 이관 받은 후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대통령 테마사업을 추진하고 대통령길, 동상, 기록화 등을 조성 및 제작했다.
그러나 대통령 테마사업을 진행하면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 동상 등 관련 조형물이 설치돼 시민단체에 의해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이 ‘전직 대통령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기념사업을 중단·철회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조례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동상 철거 사업에 힘이 실렸다.
도의회는 조례안 상정에 앞서 다양한 각계 각층의 의견수렴을 위해 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에서 청남대 발전을 위해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해 관광객에게 보여주자는 의견과 5·18광주 시민학살의 주범인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조형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팽팽한 찬반의견을 확인했다.
아울러 자치사무인 관광사업의 조례 제정 필요성 여부와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과의 연관성에 대한 법조계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관련 조례를 제정할 경우 이미 발생한 행정행위의 소급입법 적용 문제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