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지휘자 공모. 단원 20여명 모집’ 의욕 … 모두 비상근 운영군민들 “일상에서 문화·예술 즐기는 지역 문화 역량 강화 기대”음악계 “창단 예산 턱없이 부족 … 제대로 된 연주·공연 어려워” ‘문화 특화 도시’ 위한 구색 맞추기 우려 불식 위해 ‘예산확충’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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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천군
    진천군이 충북 도내 군 단위 지자체 최초로 군립교향악단 창단을 위한 첫 걸음으로 지휘자 공개 모집에 나선 가운데 소규모 부족한 예산으로 인해 창단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군은 민선 8기 목표 중 하나인 ‘문화·교육 특화 도시’ 완성을 위해 ‘생거진천 군립 예술단’ 창단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해 12월 ‘생거진천 군립예술단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제정했고, 지난달 군립 교향악단 구성해 운영계획을 수립했다.

    군은 서류심사, 실기·면접을 통해 5월 중 지휘자로 정식 위촉하고, 교향악단 단원 20여 명을 공개 모집해 7월 교향악단 구성을 완료할 방침이다.

    군민들은 군립교향악단 창단으로 더 많은 문화 향유의 기회가 제공되고, 문화예술회관 등 수준 높은 인프라가 확충돼 군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즐기는 지역 문화예술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가 크다.

    그러나 진천군이 올해 교향악단 창단에 배정한 예산은 고작 2억여원이다. 꽤 많은 예산처럼 보이지만 교향악단 창단을 위한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음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에따라 생거진천 예술단을 대표할 군립교향악단이 창단부터 군민들에게 제대로 된 문화 향유의 기회 제공보다는 ‘문화․교육 특화 도시’ 완성을 위한 ’구색 맞추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교향악단 단원 운영방식은 상근, 비상근, 객원으로 구분된다. 말 그대로 상근 단원은 정규 단원으로 군립이나, 시립의 경우 초임 공무원 수준의 대우를 받는다. 비상근은 월 일정 급여를 받으며 1주일에 1~2일 정도 출근 한다. 비상근 단원들은 대부분 생활을 위해 다른 직장이나 아르바이트를 하기 때문에 연습에 열중하기 힘들다. 그리고 객원은 공연이 있을 때만 연습에 참여한다. 

    도내에는 충북도립 교항악단과 청주시립교향악단이 운영되고 있다. 도립이나 시립이라는 이름이 교향악단 앞에 들어가면 단원 상당수를 상근 단원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많은 에산이 필요하다. 청주시는 단원 60명 정도가 상근 단원으로 평균 3000만 원 정도의 연봉을 받는다. 

    진천군은 지휘자와 20여명 단원을 상근으로 운영할 경우 급여만으로도 7~8억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예산으로는 모두를 비상근 단원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다. 단원들이 공연에 전념할 수 없는 구조다.

    이처럼 교향악단 창단과 운영에 많은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구 20만인 충주시와 13만의 제천시가 시민들의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교향악단 창단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시립교향악단 창단을 못하고 있다.

    교향악단 단원을 지낸 A씨는 “교향악단을 주민들에게 질 높은 공연 기회를 제공하기위해 교향악단을 창단하려는 취지는 좋지만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면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클래식 공연 향유의 기회를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 중 클래식 애호가들은 수도권이나 대도시 지역 교향악단의 현장 연주에 익숙하기 때문에 해 웬만한 공연으로는 감동보다는 오히려 실망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청주시립교향악단에서 상근 단원으로 연주하고 있는 B씨는 “2억원의 예산으로는 처음부터 교향악단을 창단하기보다는 현악 4중주단 정도를 제대로 운영해 수준 높은 음악을 주민들에게 선사하고,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교향악단으로 발전시켜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