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다리봉·할미봉·뾰족봉 연계 산행[진경수의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여행] - 충북 괴산군 편
  • ▲ 연어 바위.ⓒ진경수 山 애호가
    ▲ 연어 바위.ⓒ진경수 山 애호가
    연어봉(鰱魚峯, 해발 611m)은 충북 괴산군 연풍면과 충주시 수안보면에 걸쳐있는 봉우리로, 연어 모양의 바위를 품고 있어 연어봉이란 이름을 얻어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 봉우리는 노송과 어우러진 부드러운 암릉미가 일품이다.

    특히 디딜방아봉(해발 792m)·할미봉(해발 775m)·뾰족봉(해발 735m)을 거쳐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하며, 신선봉(해발 967)·마역봉(해발 927)으로 연계 산행이 가능해 많은 등산객이 찾는 산이다.

    이번 산행코스는 ‘연풍레포츠공원 주차장~연어봉~디딜방아봉~할미봉~뾰족봉~연풍레포츠공원 주차장’의 원점회귀이다.

    연풍레포츠공원 주차장을 출발하여 등산 안내도 좌측의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안터마을로 이동하면서, 뾰족봉에서 신선봉에 이르는 산등성을 조망한다.
  • ▲ 뾰족봉에서 신선봉에 이르는 산등성.ⓒ진경수 山 애호가
    ▲ 뾰족봉에서 신선봉에 이르는 산등성.ⓒ진경수 山 애호가
    안터마을 끝자락에 세워진 이정표의 지시대로 신선봉(3.8㎞)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조금만 더 진행하면 연어봉 등산 안내판과 이정표를 만난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연어봉(2.2㎞)이고, 우측으로 가면 할미봉(1.8㎞)과 신선봉(3.2㎞)이다.

    연어봉 방향으로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얼마 걷지 않아 우측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만난다. 이곳에서 연어봉까지 2.1㎞, 신선봉까지는 3.5㎞이다.

    이곳부터는 비포장길이 이어진다. 얼마 가지 않아 우측으로 등산 리본이 붙은 숲길로 들어선다. 평탄한 숲길을 진행하다가 우측에 자리한 ‘복돼지머리바위’를 지난다.

    작은 계류를 건너기 직전에 작은 돌탑 앞에 세워진 이정표(연어봉 1.8㎞)를 지난다. 계류를 건너 조약돌로 세운 돌탑을 지나면서부터 흙길이 완만한 경사를 이룬다.
  • ▲ 조망 바위 아래에서 바라본 연어봉.ⓒ진경수 山 애호가
    ▲ 조망 바위 아래에서 바라본 연어봉.ⓒ진경수 山 애호가
    소나무 숲이 우거진 온순한 길을 걸으면서 피톤치드를 흠뻑 받고, 굴참나무 숲길이 이어지면서 성난 듯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점점 심장 고동이 빨라지고 그에 비례해 흐르는 땀의 양도 많다.

    밧줄이 매달린 가파른 암릉 구간을 거센 파도가 몰아치듯 힘차게 오르고 나니 조망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산오름의 보상을 받는다.

    이어 연어봉(0.3㎞)과 수안보(2.5㎞) 갈림길의 이정표를 지나 연어봉을 향해 경사진 암릉을 오르니, 연어봉을 목전에 두고 조망 바위를 만나다. 이곳에서 아름답게 켜켜이 펼쳐진 명산들의 산등성을 바라보니 눈이 즐겁다.

    조망 바위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올라온 길을 되돌아가서 ‘연어봉’이라 적힌 작은 푯말이 있는 곳에서 좌측(상행 시는 우측)으로 등산객이 드나든 흔적을 따라 이동한다. 조망 바위 아래에 이르러 연어봉을 바라보니 노송과 암봉의 조화가 한 폭의 그림을 그려놓은 듯 절경이다.
  • ▲ 하얀 속살을 드러내는 연어봉.ⓒ진경수 山 애호가
    ▲ 하얀 속살을 드러내는 연어봉.ⓒ진경수 山 애호가
    연어봉은 고도는 높지 않지만, 부드러운 암릉미와 생명력 짙은 청록의 숲으로 가려진 아름다운 풍광은 명성이 자자한 다른 높은 산들과 견주기에 손색이 없다.
     
    조망 바위로 올라와 연어봉을 향해 암릉 구간을 몇 걸음 옮기자 마당처럼 너른 바위가 펼쳐지고, 그 뒤로 연어봉이 고개를 내민다. 고사목 옆으로 작은 돌탑들이 수두룩하게 쌓였다.

    이 너른 바위에서 원풍리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는 명산들의 산등성을 감상하고, 하얀 속살을 숨기고 있는 노송 군락지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경사진 반석을 오른다.

    가파른 경사와 함께 계층을 이룬 암벽을 매달린 밧줄을 잡고 오른다. 내 힘을 고스란히 견뎌낸 노송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뒤돌아 지나온 길을 바라보니 경치가 환상적이다.
  • ▲ 연어 바위 도착 직전의 암릉 구간.ⓒ진경수 山 애호가
    ▲ 연어 바위 도착 직전의 암릉 구간.ⓒ진경수 山 애호가
    경사진 반석에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사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조망이 10년 묵은 체증을 말끔하게 내려준다. 연어 바위를 지척에 두고 비탈진 반석에 쌓아 올린 돌탑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을 전하는 듯하다.

    지금 우리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지 않는다면 지구는 앞으로 인류와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자연과 공존하는 지혜를 배우는 곳이 산이다.

    지나온 암릉 구간을 조망하니 부드러운 곡선미를 뽐내고 멀리 박달산과 주월산까지 조망된다. 더는 지체하지 않고 몇 걸음 옮기자 웅장한 ‘연어 바위’가 원풍리 마을을 향해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연어 바위에서 소나무 숲속으로 몇 걸음 옮기면 연어봉 고스락에 도착한다. 이곳까지 오르는 암릉 구간의 빼어난 풍광에 매료되어 산행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이제 디딜방아봉을 향해 약 1.0㎞ 거리를 이동한다.
  • ▲ 연어 바위 도착 직전에 돌아본 암릉 구간.ⓒ진경수 山 애호가
    ▲ 연어 바위 도착 직전에 돌아본 암릉 구간.ⓒ진경수 山 애호가
    연어봉에서 이어지는 디딜방아봉과 신선봉 산줄기를 조망하고, 암벽을 타고 하행하는 도중에 바위 한가운데를 움푹 파내고 소나무를 심어놓은 모양의 ‘소나무 분재 바위’를 지난다.

    하행하면서 바위를 깨고 용이 승천하는 듯한 용트림 소나무를 만나 그 기운을 고스란히 받는다. 하행 후 온순한 길이 이어지다가 이내 봉우리를 오른다.

    커다란 두 개의 바위가 우뚝 솟아 이룬 석문을 빠져나가면서 암릉 구간이 시작된다. 암릉에 올라 연어봉을 돌아보니 남쪽은 하얀 속살을 드러난 얼굴이고, 북쪽은 머리숱이 풍성한 뒤통수 모양이다.

    연풍면의 각 마을을 비롯해 멀리 월악산까지 어슴푸레하게 보인다. 풍광 감상을 마치고 밧줄을 잡지 않고 오를 수 있는 밧줄이 늘어진 암릉 구간을 다시 오른다.
  • ▲ 연어봉에서 디딜방아봉을 오르는 암릉길.ⓒ진경수 山 애호가
    ▲ 연어봉에서 디딜방아봉을 오르는 암릉길.ⓒ진경수 山 애호가
    신선봉과 레포츠공원 갈림길의 이정표에서 신선봉 방향으로 밧줄이 늘어진 바위 슬랩을 오르면 바위가 군락지가 있다.

    너른 암반에 놓인 함대 모양의 바위를 살펴보니 어김없는 디딜방아의 모습을 닮았다. 그런데 지금껏 이 바위를 방아다리라 부르고 있어 필자는 ‘디딜방아 바위’라고 바꿔 부른다.

    이 바위 옆에서는 연어봉(1.1㎞)·레포츠공원(2.0㎞)·신선봉(1.2㎞)의 갈림길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이곳이 이른바 ‘디딜방아봉’ 의 고스락이다.

    이곳에서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930봉을 조망한다. 이 봉우리를 넘기 위해 깎아지른 암벽이 성벽을 이룬 자연성릉(自然城陵)을 지나 세미클라밍 구간을 올라야 한다.
  • ▲ 너른 암반 위에 놓인 디딜방아 바위.ⓒ진경수 山 애호가
    ▲ 너른 암반 위에 놓인 디딜방아 바위.ⓒ진경수 山 애호가
    디딜방아봉에서 레포츠공원 방향으로 하산한다. 슬랩바위를 내려와서 온순한 숲길을 이동하여 안부에 이른다. 이곳에서 해삼처럼 생긴 바위를 만나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말이 귓전을 스친다.

    안부에서 할미봉을 향해 오르면서 좌측으로 연풍저수지를 내려다본다. 이 저수지가 한여름 피서지로 유명한 수옥폭포를 이루는 수원지이다.

    앞으로 지나가야 할 뾰족봉을 조망하고, 경사진 등산로를 오르면서 손주를 업고 있는 모습의 ‘할미 바위’를 만난다. 요즘은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에 마음이 씁쓸하다.

    할미 바위에서 조금만 오르면 암반 위에 세워진 할미봉 고스락 돌을 만난다. 이 봉우리의 명칭도 할미 바위를 품고 있어 얻어졌다.
  • ▲ 디딜방아봉 고스락에서 바라본 930봉.ⓒ진경수 山 애호가
    ▲ 디딜방아봉 고스락에서 바라본 930봉.ⓒ진경수 山 애호가
    할미봉 고스락에서 명품 소나무 뒤로 930봉과 그 뒤로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는 신선봉, 그리고 저 멀리 주흘산과 부봉을 조망한다. 또한, 조령산으로 길게 늘어선 백두대간의 산등성이도 조망한다.

    할미봉에서 온순하게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을 하행하여 마당처럼 널찍한 공간에 이르는데, 이곳을 ‘평봉(平峯)’이라 이름 짓고, 가장자리까지 다가가 보니 아찔한 바위 절벽이다.

    이곳에서 할미봉을 바라보니 깎아지른 절벽이 성벽처럼 이어져 자연성릉을 이룬다. 고사목과 노송, 바위 절벽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평봉에서 뾰족봉으로 하산하는데, 수령이 수백 년이 된 듯한 거대한 소나무를 지나 하행한다. 이후 만나는 이정표에는 레포츠공원이 1.0㎞ 남았다고 적혀 있다.
  • ▲ 할미 바위.ⓒ진경수 山 애호가
    ▲ 할미 바위.ⓒ진경수 山 애호가
    뾰족봉을 넘지 않고 우회하는 등산로로 하행한다. 활엽수가 우거진 가파른 경사에 설치된 하얀 밧줄이 하행 길의 안전을 돕는다.

    대슬랩이 시작되는 점에서 원풍리 마을을 조망하고 3구간에 걸쳐 ‘추락 주의’ 위험 푯말을 만난다. 대슬랩을 내려와서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 통나무 계단을 내려간다. 이어서 평탄한 숲길을 걸어 날머리로 이동한다.

    연어봉 등산 안내도가 세워진 연어봉과 신선봉 갈림길에 도착한 후, 안터마을을 거쳐 레포츠공원 주차장에 도착해 약 5.0㎞의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