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천만원 기부 후 12년 만에 5억 상당 부동산 기탁부산 거주 박 모씨, “기부 실천에 옮기니 기대 이상 뿌듯”
  • ▲ 대전 KAIST 정문.ⓒKAIST
    ▲ 대전 KAIST 정문.ⓒKAIST
    70대 노부인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5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초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KAIST에 유증했다. 

    KAIST는 14일 “부산에 사는 박 모 씨(여)가 지난달 30일 총 5억 원 상당의 부동산 2곳을 KAIST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2011년에도 현금 5000만 원을 기부한 데 이어 이번까지 두 번에 걸쳐 총 5억 5000만 원 상당을 KAIST에 전달한 것이다. 

    KAIST와 특별한 연고가 없는 박 씨는 뉴스에서 상속 재산을 KAIST에 기부한 사연을 접한 뒤 2011년 첫 기부를 한 것은 기부로 과학기술 발전에 일조한다는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첫 기부 이후 계속해서 KAIST의 발전상을 지켜봐 온 박 씨는 “더 늦기 전에 재산을 정리하기로 결심한 뒤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모두 기부하고 싶다”며 KAIST 발전재단으로 연락해 왔다. 

    삼 남매를 키우며 평생을 검소하게 살아온 박 씨는 “KAIST는 고정된 시각이 아닌, 남다른 생각으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훌륭한 과학 기술 인재를 길러낸다는 믿음에서 숙원이었던 기부를 실행했다”고 기부 배경을 전했다. 

    이어 “다른 사람의 기부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언젠가는 나도 해야겠다고 생각만 해오던 것을 직접 실천에 옮기니 기대 이상으로 뿌듯하다”며 “기부에 대해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나의 이야기가 마음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AIST 발전재단 관계자는 “기부자가 이름과 사연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한 약정식 행사 없이 기부자의 자택에 방문해 유증을 위한 서류 절차를 진행했다. 박 씨의 기부 결정을 세 자녀와 가족 모두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부연했다. 

    유증 자리에 함께 참석한 둘째 딸 김 모 씨는 “어머니가 평생 아끼며 모은 재산이 어머니의 뜻대로 사용되길 바랐기 때문에 훌륭한 선택과 결정을 가족 모두 축하하는 마음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광형 총장은 “기부자의 평생이 담겨있는 기부금뿐만 아니라 12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KAIST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신 그 믿음에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시도로 인류의 행복과 번영을 실현하는 과학기술 글로벌 인재들을 키워내 기부자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화답했다.

    KAIST는 이번 기부금을 기초 과학 인재 양성 사업에 활용하여 박 씨의 뜻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