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후 개점휴업 상가 많아”… 경매물건 폭증 등 유찰 거듭 가격 ‘뚝’
  • ▲ 세종 신도심에는 많은 상가가 비어있어 ‘유령상가’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독자 제공
    ▲ 세종 신도심에는 많은 상가가 비어있어 ‘유령상가’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독자 제공

    세종시 신도시 공실상가와 관련, 경영난을 버티지 못한 상가들이 ‘도미노’ 줄도산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18일 대전지방법원에서 진행한 경매물건은 무려 45건으로, 이는 지난해 5월 최초로 경매를 진행한 5건에 비해 무려 9배나 폭증했다. 세종시 상가공실의 심각성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 대목이다.

    실례로 고운동의 한 상가 1층 4개 물건의 경우 감정가가 17억8800만 원에 입찰에 붙여졌지만 3차례 유찰됐다. 최저 입찰가는 감정가의 34%인 6억1300여만 원에 불과했다.

    이 건물은 지난해 처음 경매에 붙여지면서 8억5000만 원대로 반 토막이 났다. 이후 분양가 대비 49%대부터 2회 경매를 진행했지만 유찰돼 분양가 대비 3분의 1의 가격대로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상가소유주는 “투자금을 다 날리고, 심리적 압박은 더할 나위 없이 무겁다. 빚더미에 올라 앉아 헐값에라도 내 던지고 싶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세종시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준공 후에도 개점휴업 상태인 상가가 많다. 빈 상가가 늘어나는 데다 개업을 해도 경영난을 겪으면서 상가가 경매로 넘어가는 상황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보람동의 부동산중개법인의 한 행정사는 “현재 세종 신도시 공실률은 심각한 상태”라며 “특히, 세종시청에서 금강변 쪽에 있는 수변 근린상가는 70~80%가 빈상가로 1년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다 해도 임차인이 입주를 꺼릴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롬동은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곳이라서 각종 학원이나 태권도장 등은 성황을 이루고 있지만 그 외의 지역 상가들은 공실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BRT 버스가 지나가는 도로 주변 상가는 3~6층은 거의 빈 상가이고 60% 이상이 공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가에 커피숍, 당구장, 생맥주집, 노래방, 탁구장, 볼링장, PC방 등 공간은 많은  규제로 인해 이런 시설이 없다 보니 빈 가게가 속출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한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세종시 상가 공실률 실태조사 결과 빈 점포가 32.1%라고 밝혔다.

    상가공실 원인으로 도시 초기 과도기적 현상, 일부 생활권 상업용지 조기공급 및 아파트 상가 과다공급, 실수요 보다 임대수익 기대 투자로 인한 고분양가 및 고임대료 형성, 소비형태 및 사회변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분석했다.

    특히 일반시민 및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고임대료 및 상가과다, 주차시설 부족, 불경기에 따른 소비위축, 음주측정 과잉단속,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서울 출퇴근으로 인한 소비둔화, 용도규제 등을 주 요인으로 꼽았다.

    행복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세종본부, 세종시가 지난 6월 공동 발표한 ‘세종시 상가 활성화 대책마련’과 관련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