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전 중국 도자기 청자 구름·용무늬 큰접시 등 57점 회수
  • ▲ 경찰이 13일 공개한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잠수부를 고용, 문화재를 도굴한 60대 A씨가 은닉한 도자기 57점을 회수했다.ⓒ대전경찰청
    ▲ 경찰이 13일 공개한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잠수부를 고용, 문화재를 도굴한 60대 A씨가 은닉한 도자기 57점을 회수했다.ⓒ대전경찰청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잠수부를 고용, 도굴한 유물 57점을 36년 간 은익해온 60대가 검거됐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전남 신안군 증도면 방축리 도덕도 앞 ‘신안해저유물매장해역’에서 도굴된 중국 도자기를 1983년부터 자신의 주거지 등에 숨겨 보관해 온 A씨(63)를 매장문화재보호 및 조사에 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도자기 57점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문화재청의 공조수사 의뢰를 통해 피의자 A씨가 일본을 오가며 도굴한 신안해저유물을 해외에 처분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피의자 A씨에 대한 출입국조회, 은닉 예상장소 등을 확인 후 지난 3월 20일 피의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이어 경기도와 서울 소재 자택과 친척 집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은닉하고 있던 중국 도자기 57점을 압수했다.

    피의자는 유물을 매매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공항 검색이 까다로워 반출이 어렵게 되자 실제 유물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가 브로커를 만난 뒤 구매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피의자는 압수된 도자기에 대해 골동품 수집을 취미로 하던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품으로 물려받은 것일 뿐 도굴된 신안해저유물인지 몰랐다며 변명하고 있으나 관련 인물 진술과 수집된 증거 등으로 미뤄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회수된 문화재는 문화재청 감정을 통해 압수 도자기 중 ‘청자 구름·용무늬 큰접시’(구경 33cm, 높이 6.5cm, 저경 12.2cm)는 전남 신안군 증도면 방축리 도덕도 앞 ‘송(宋)·원대(元代) 유물매장해역’에서 출수 된 ‘청자 구름·용무늬 큰접시’와 동일하며 이를 포함한 총 57점이 신안해저유물임이 밝혀졌다. 

    특히 ‘흑유잔’(구경 12.4cm, 높이 7.5cm, 저경 3.9cm)은 중국 송나라 때 복건성 건요(建窯)에서 생산된 것으로, 검은 유약에 토끼털 모양이 남아 있다고 해 ‘토호잔’이라고도 불리며 이번 압수 문화재 중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제일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경찰은 신안선은 전남 신안군 증도면 도덕도 앞바다에서 1975년 처음 확인됐으며, 발견 장소 일대는 수심이 깊고 물살이 빠르게 변해 정부가 문화재를 수중 발굴하는데 1976년부터 1984년까지 총 11차에 걸쳐 군부대까지 동원하는 등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당시 도굴꾼들은 정부의 수중 발굴 작업이 없는 틈을 노려 고용한 잠수부를 야간에 투입해 문화재를 도굴한 것으로 드러났다.

    1980년대 경찰 등 수사기관의 문화재 도굴 사범 집중단속으로, 피의자의 지인 또한 문화재 사범으로 구속되자 피의자는 바로 밀매를 하지 않고 자택에 오랜 기간 보관해 온 것으로 보인다.

  • ▲ 경찰이 검거된 A씨가 36년 간 은닉해온 신안 해저 유물을 압수하고 있다.ⓒ대전경찰청
    ▲ 경찰이 검거된 A씨가 36년 간 은닉해온 신안 해저 유물을 압수하고 있다.ⓒ대전경찰청
    경찰은 압수된 문화재는 모두 그 보존 상태가 상당히 우수해 학술적 자료뿐만 아니라 전시·교육자료로도 활용 가치가 매우 높은 중요한 유물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통해 도굴된 신안해저유물이 시중에 실제 존재하고 불법 유통되고 있음이 확인됐으므로 골동품 거래 시 각별한 주의와 적극적인 신고를 국민들에게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1981년 신안해저유물매장지역을 사적 제274호로 지정했으며 1976~1984년 11차례 발굴조사 및 인장작업을 통해 도자기 등 모두 2만 2000여 점의 유물과 침몰된 선체를 인양했다.

    인양된 선체는 길이 28.4m, 너비 6.6m의 중국 선박으로 항저우만을 떠나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가던 무역선으로 보이며, 침몰연대는 1323년경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