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충청’ 광역단체 4곳 초반 판세…‘豫熱’

‘정치권의 중원’으로 불리는 충청권에서 6·13지방선거의 열기가 달아 오르고 있다.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과연 어느 당이 ‘중원 충청’을 잡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역대 대선 등 각 선거에서 ‘중원 충청’을 잡는 정치세력이 결과적으로 판의 승자(勝者)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당시엔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이 충청권 4곳의 광역단체를 싹쓸어 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6·13지선에서 수성에 나선 민주당과 반격카드를 뽑은 자유한국당 등은 ‘정면충돌’ 직전이다.

승부처 충청권 광역단체장 선거전의 예열(豫熱)된 판을 낱낱이 살펴본다.

◇ 충북… 李지사 불출마설 일축 vs 野 ‘민주당 심판론’ 장착 

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지사가 일각의 불출마설을 사실상 일축하고 3선 도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이 지사가 ‘7번의 선거를 치렀고 모두 이겼지만, 단 한번도 쉬운 선거는 없었다며 한국당 후보가 누가 되든 방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를 둘러싼 불출마설이 낭설이 될 가능성을 높여 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에선 앞서 4선의 오제세 의원(청주 서원)이 지난 9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 공천은 이 지사와 오 의원 간 경선 또는 중앙당에서 전략공천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한국당에서는 박경국 한국당 청주 청원조직위원장과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가 주자 물망에 오른 가운데 일각에선 ‘필승의 카드’냐는 물음표를 붙인다.

박 위원장과 신 교수가 청주권 일부에 한정된 인지도에 머물고 있지 않느냐는 점이 전제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청주권 이외의 도내 타 시·군에서 표의 확장성이 미지수란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은 ‘민주당 심판론’을 판 전면에 띄울 계획이다.

이 지사의 충북도가 MRO단지 조성 실패와 충주 에코폴리스 사업, 이란 투자유치 무산 여기에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의 흥행 부진 등의 ‘낙제 성적표’를 냈다며 총공세를 벼르고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충북의 미래성장 동력사업 가운데 잘 된 것이 없다”며 “심판론을 정면으로 띄워 도민들의 의사를 묻겠다”고 말했다.

◇ 대전… 민주 단일화 ‘촉각’ vs 한국당 ‘평가론’ 군불  

민주당 내 후보단일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대전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박범계 의원(대전 서을)은 최근 4선의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과 허태정 유성구청장 간 후보단일화를 위해 조정자 역할을 자임했다.

일각에선 이 의원으로 후보를 단일화하고 유성을 지역구를 허 구청장이 넘겨 받아 재·보궐에 도전하는 시나리오가 흘러 나온다.

이와 맥을 같이하는 사례가 충북에서 있었다. 2014년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 윤진식 의원이 충북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충주 지역구에서 물러난 뒤 이종배 충주시장이 시장직 사퇴후 재·보궐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한국당에선 박성효 전 시장과 충남대 육동일 교수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한국당은 충북과 같은 맥락에서 ‘민주당 평가론’을 만지작 거리며 탈환을 노리고 있다.

2014년 지선을 통해 대전시장은 물론 시의회와 구청장 등을 새정치연합(현 민주당)이 석권하고, 대전을 좌우했다며 이번 6·13지선에서 민주당의 잘잘못을 가려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새정치연합 당적으로 대전시 수장에 올랐던 권선택 전 시장이 지난해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대법원으로부터 확정받고 시장직을 상실한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권 전 시장이 불미스러운 송사(訟事)로 인해 중도 낙마해 시정공백 등을 야기했다는 게 핵심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권 전 시장이 임기내내 재판을 받느라 시정에 전념할 수 있었겠느냐”며 “평가론으로 화끈한 화력전을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했다.

◇충남… 與 친문 對 비문  vs 野 거물급 출격?

최근 청와대 대변인을 사임한 박수현 전 대변인은 5일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한다. 민주당 충남지사 공천을 두고 ‘계파간 경쟁’에 불을 당겼다는 해석이다.

안희정 지사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박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 들어 첫 대변인에 임명되면서 친문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을 받는다. 17대 총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 세력이 창당한 열린우리당에서 금배지를 달았던 복기왕 아산시장도 친노·친문으로 분류된다.

이에 반해 양승조 의원(충남 천안병)은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민주당 대표 시절 때 손 고문과 정치적으로 막역해진 이후 비노·비문 인사로 꼽힌다.

여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일단 친문 2명 대 비문 1명이지만…. 친문내 합종연횡(合從連衡)으로 경선판이 정리될 수도 있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반면 한국당은 거물급 출격 여부가 관전포인트다.

한국당이 도백(道伯) 후보 인물난을 겪으면서 나란히 대선주자급인 6선 선량(選良) 등을 지낸 이인제 전 의원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나란히 전략공천 카드로 부상했으나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실제 이 전 의원과 이 전 총리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 전 의원 측은 ‘이인제’라는 이름에 도백을 연결 짓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 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 전 의원이 6선 의원을 역임했고 여기에 경기지사와 노동부 장관까지 차례로 지낸 만큼 지사직이 작다는 것이다.

이 전 총리는 6·13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을 통해 정치적 거점을 서울로 옮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총리 측 한 관계자는 “이 전 총리는 충남에서 지사와 의원 등을 지내면서 충청권 내 대선주자급으로 인식된다”며 “이제 충청권을 뒷배경으로 서울에 깃발을 꽂아 큰 그림을 그려가야 할 때라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재·보궐은 서울 송파을 등이 대상이다.   

◇ 세종… 이춘희 독주 vs 한국당 묘책 고심

여야는 세종시장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종시가 행정수도 격의 상징성을 띄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직까지는 민주당 이춘희 현 시장이 독주하는 모양새다.

야권에선 확실한 주자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한국당의 유력 후보로 거론된 이충재 전 행복도시건설청장은 불출마로 입장을 최종 정리했다. 여기에 유한식 전 시장과 최민호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도 출마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묘책을 고심 중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중앙당 차원에서 후보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선거가 5개월 가량 남았다. 길다면 긴 시간이다. 반전카드를 뽑아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