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삭감 예산부활 안간힘…업무 마비
  • ▲ 9일 충북 16개 사회복지직능단체 회원들이 충북도청 브리링룸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 9일 충북 16개 사회복지직능단체 회원들이 충북도청 브리링룸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충북도의회가 최근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의 내년 예산을 대폭 삭감하자 관련 기관 등의 집단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갈등의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4일 도교육청에 대한 내년 예산안을 심사, 당초 예산액 2조607억6750만원 중 542억7839만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예산은 유치원 누리과정 297억원, 교원인건비 200억원, 교단선진화 지원예산 14억9200만원, 고교교육력 도약 연구시범학교 운영비 3억8000만원, 초등학교 교육환경 개선시설비 3억9800만 등 총 42건이다.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등 5개 상임위도 충북도 내년 예산안 중 무예마스터십대회 개최예산 16억원을 전액 삭감했으며 영동~단양충북종단열차 운행 손실보상비 16억원, 혁신도시내 과학기술평가원 부지매입비 20억5625만원 등을 삼각했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주요 예산이 삭감되자 지난 7일 충북도의회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삭감과 관련,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교육감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도교육위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5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삭감해 충격이 크다. 유·초·중등 교육 예산을 덜어내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라고 하는 것이 교육위의 생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차별 말라는 것은 의회나 도민 입장에서 나올 수 있지만 도교육위가 보건복지위원회도 아니고 교육예산을 보육으로 돌려쓰라는 교육위원님들의 생각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반발했다.

    이시종 지사도 예산 삭감과 관련, 지난 7일 “예결위에서 삭감된 주요 예산이 부활될 수 있도록 도의원들에게 설득, 반영될 수 있도록 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 간부공무원들과 예산부서 관계자들은 지난 주말부터 예결위원들을 대상으로 주요사업에 대한 중요성 설명과 설득, 협조 요청을 하느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충북 16개 사회복지직능단체도 9일 도교육청에 2016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촉구했다.

  • ▲ 윤홍창 충북도의회 교육위원장이 누리예산삭감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 윤홍창 충북도의회 교육위원장이 누리예산삭감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 단체 회원들은 이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도 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824억원을 편성하지 않아 내년 심각한 보육대란이 우려된다”고 주장하면서 도의회를 압박했다.

    도의회의 예산삭감에 대해 충북도는 ‘집행부 길들이기식이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러나 도의회는 “의회에 사전에 사업설명과 협조 없이 예산 삭감 후 예산을 반영시켜달라는 것은 의회를 무시하고 경시하는 것”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도의회 관계자는 “이번 상임위의 예산 삭감은 무분별한 예산낭비를 막기 위한 의회 본연의 임무를 다한 것 뿐“이라며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은 살리지 않겠다는 원칙론을 세웠다“고 밝혀 내년 예산 삭감과 관련한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충북도의회 교육위 윤홍창위원장은 9일 누리과정 예산삭감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지난 6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편성해 줄 것을 충북도교육청에 강력히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삭감 조치했다”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교육위는 도교육청의 수하 기관정도로 생각하는 교육감의 발언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차후 발생되는 어떠한 불행한 사태도 도교육감에게 있음을 밝혀둔다”고 경고하고 나서 내년 예산과 관련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