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덕은 모노팟 식물문화연구소장 기획, ‘청주 중앙·상당공원 공원나무 그룹전’다양한 나무 시민연구자 시각으로 관찰·사진 기록…‘공원나무맵’ 완성“중앙공원 32·상당공원 18개 단조로운 수종 위주…느티·은행나무 등”
  • ▲ 식물문화기획자인 홍덕은 모노팟 식물문화연구소장이 22일 청주 신미술관에 전시작품을 설명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 식물문화기획자인 홍덕은 모노팟 식물문화연구소장이 22일 청주 신미술관에 전시작품을 설명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충북 청주의 대표적인 공원이자 원도심에 위치한 중앙공원·상당공원에 무슨 수종이 심겨져 있는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조사결과 ‘추억의 공원’에 이렇게 단조로운 수종이 심겨 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청주 도시공원 나무연구사진 아카이브전-원도심 공원나무’ 전시회가 눈길을 끈 가운데 중앙공원의 수종은 32개 수종, 상당공원은 18개 수종이 심겨 있었기 때문이다. 

    중앙공원과 상당공원의 단조로운 수종은 공공기관이 나무 관리가 쉽고 병해충에 강하며 환경에 강한 느티나무, 메타세쿼이아, 은행나무 등 소수의 수종 위주로 심은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나무는 여름에 시민들에게 유익한 녹음을 주고, 나무는 공간에 장소성을 부여하며, 공원의 품격에도 영향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전시회는 식물문화기획자인 홍덕은 모노팟 식물문화연구소장(청주대 조경도시계획전공 겸임교수)이 기획하고 시민연구자 20명이 참여해 도시공원 <리서치아카이브>, <도시소록 공원나무 그룹전>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홍 소장은 “조경을 공부한 사람들에게 있어 ‘나무’는 무척이나 친숙한 소재임은 분명하지만, 나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다”며 “매일 걷던 길에 있는 양버즘나무의 얼룩덜룩한 나무껍질(수피)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나무들을 도시에서 만나게 되면서 궁금증이 생겼다. 이 나무는 언제 심었고, 많은 나무 중 왜 이 나무를 심었을까 하는 생각에서 기획했다”고 밝혔다.
  • ▲ 식물문화기획자인 홍덕은 모노팟 식물문화연구소장.ⓒ김정원 기자
    ▲ 식물문화기획자인 홍덕은 모노팟 식물문화연구소장.ⓒ김정원 기자
    그는 “현대 조경의 기원은 1800년도 후반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가 미국의 센트럴 파크를 조성한 시점이며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며 사람들은 떨어지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간적 대안을 요구했다. 빈부 차원을 넘어 누구나 함께 이용하고 향유하며 공공의 복지를 실현하는 공간으로, 기존의 사적 정원을 넘어 공공을 위한 공간인 공원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충북도청과 중앙공원, 상당공원 수종을 분석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전시는 좀처럼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충북도청에는 수많은 나무가 있고 유독 상록성의 교목 향나무가 많았고, 약 200그루의 향나무가 심겨 있었으며, 나무 역사는 1937년 관청이 들어서면서 시작됐을 것으로 예측했다.

    “청주의 원도심 중 장소성을 가진 상당공원과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공원나무 아카이브를 시작했다”는 홍 소장은 “공원에서 만나는 다양한 나무를 시민연구자의 시각으로 관찰하고, 사진으로 기록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나무의 수를 세고, 관찰된 식물 중 키가 큰 목본만을 정리해 ‘공원나무맵’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상당공원에서 18종, 중앙공원에서 32종의 나무를 발견했다. 우리가 발견한 이야기는 단지 나무의 생태에 국한되지 않고 시민을 위한 공공의 공간으로 탄생해 시간의 흐름과 다양한 요구 때문에 현재까지 끊임없이 변화해 온 공원에서 우리는 무엇을 찾게 될까. 오래된 나무의 자취를 따라가며,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역사적 이야기를 연결 짓고 나무로 시작한 여정이 누군가의 추억을 되짚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 ▲ 드론으로 찍은 청주 상당공원.ⓒ김정원 기자
    ▲ 드론으로 찍은 청주 상당공원.ⓒ김정원 기자
    그는 “중앙공원에서 마주한 나무 아래의 장면들은 누군가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우리는 도시의 일상적 장소인 공원을 배경으로 해 개인적 경험과 도시 식물의 생활사 그 속에 발견되는 다양한 흔적과 문화적 현상을 바탕으로 도시 공간을 읽고 해석하는 출발선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자평했다.

    홍 소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가 사는 청주의 다양한 도시 공간에서 나무를 매개로 사진가, 조경연구자 시민이 함께 우리 지역을 연구하고, 나무 아래에서 발견된 유‧무형의 나무를 읽고 이해하려는 문화적 시도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주도시공원 나무연구사진 아카이브전-원도심 공원나무’ 전시회는 청주 서원구 호국로 97번길 30 신미술관에서 오는 25일까지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