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전문대 백척간두…임기 중 결론 안 나면 40년 역사 공멸” “180일 묶어뒀는데 어떻게 봉합하느냐가 저의 시험대”
  • ▲ 송승호 충청대학교 총장.ⓒ뉴데일리 D/B
    ▲ 송승호 충청대학교 총장.ⓒ뉴데일리 D/B
    송승호 충청대학교 총장이 충청학원 법인(이사장 오경나)의 총장 임명을 반대하는 구성원과의 첨예한 갈등 끝에 180일 만에 교원노조와 교섭 타결로 최근 대학으로 정상 출근하고 있다. 

    충청대 분규는 지난 3월 오경나 총장이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신임 총장에 송승호 전 충북보건과학대학교 총장을 임명을 추진하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성원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혔고 오 이사장과 송 총장은 6개월 동안 대학 밖에서 업무를 봐야 했다. 그러나 대학 구성원 모두가 송 총장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대학 구성원들이 송 총장을 더욱 격렬하게 반대한 것은 경쟁대학인 충북보과대 총장을 역임했다는 점이 대학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충청대가 정종택 총장이 대학을 맡아 운영할 때는 과거 주성대(충북보건과학대)는 경쟁상대로 보지 않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두 대학은 지금도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송 총장이 대학으로 정상 출근하게 된 것은 교원노조와 교섭 타결과 함께 정상 출근은 하고 있지만, 교원노조가 14년째 대학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직원 임금이 동결, 교원노조가 임금문제와 관련해 소송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 분규가 오랫동안 갈등을 빚게 되면서 인구소멸로 인한 신입생 입학률 급감으로 ‘이렇게 가다간 대학이 공멸한다’는 구성원들의 위기감이 송 총장을 받아들이는 전환점(터닝포인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애초 충청대 구성원들은 오경나 이사장이 송 총장을 임명하자 대학 구성원들의 송 총장 임명을 격렬하게 반대하며 총장실 폐쇄와 함께 출근을 저지했었다. 

    오 이사장은 지난 3월 30일 격렬하게 송 총장 임명을 반대하는 교수와 직원들에 의해 이사회 참석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대학 본관 1층에 쓰러지는 등 충격파가 컸다.

    송 총장은 15일 뉴데일리와 전화를 통해 “총장 집무실만 들어간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며 “직원노조는 산별노조라서 민주노총과 같이 단체협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등록금이 14년째 동결됐고 보수 규정이 공무원 보수 규정을 준용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이것을 가지고 3년 치 임금 소송을 했다. 임금 소송 결과에 양측이 승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교섭하는 데만 20억 원 가까이 소요된다. 또, 차기 총장부터 총장 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도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전했다.
  • ▲ 오경나 충청대 총장이 30일 신임 총장 임명과 관련해 이사회에 참석하려 했으나 교수와 직원들에 의해 저지된 가운데 대학 본관 1층에 쓰러져 있다.ⓒ사진 충청타임즈 제공
    ▲ 오경나 충청대 총장이 30일 신임 총장 임명과 관련해 이사회에 참석하려 했으나 교수와 직원들에 의해 저지된 가운데 대학 본관 1층에 쓰러져 있다.ⓒ사진 충청타임즈 제공
    송 총장은 일단 교원노조와 교섭 타결로 대학 총장으로 복귀는 했지만, 40년 역사 중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충청대를 살려내야 하는 구원투수로 등판은 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야말로 대학을 살리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절체절명 위기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송 총장은 “대학은 인구소멸로 인해 입학자원이 급감하면서 입학생을 늘릴 수 있는 것은 외국인 유학생뿐이다. 전문대이기 때문에 학제가 빨리 돌아간다. 우리 대학에는 유학생 360명으로 많은 편이지만, 전교 학생이 줄면 유학생을 늘리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야 하는 아주 숙명의 길로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수시도 작년보다 200명이 줄었다. 12월 크리스마스 전에 (신입생 입학이) 과연 어떻게 될 것이냐는 거의 윤곽이 드러난다고 보면 된다. 우리 대학 정원이 1334명 중 1069명을 모집한다. 지금 교섭이 타결되고 총장실에 들어갔지만, 마음이 새까맣다. 사립전문대는 백척간두에 있다”며 “이래죽어나 저래 죽으나 제 임기 중에 결론이 나지 않으면 충청대 40년 역사는 이제 얘기할 수 없는 지경이다. 물론 우리 대학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늦기는 했지만,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봐야 한다”며 대학의 위기상황을 설명했다.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라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리더십인데, 그것이 말같이 쉽지 않다. ‘짠물경영’은 이미 경영해봤고, 이제 파이를 키우는 일은 저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도와줘야 한다”는 송 총장은 “저를 180일간 묶어뒀는데 이것을 어떻게 봉합하고 가느냐가 또 다른 저의 시험대”라고 말했다.

    이어 “보직교수는 저와 굳이 못 하겠다면 몰라도 현 시스템을 인정하고 가고 저랑 같이 갈 뜻이 있으면 유임한다고 얘기를 한 상태다. 굳이 제가 이 마당에서 바꿔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며 “구성원들을 끝까지 잘 설득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송 총장은 “지난 12일 충북총장협의회가 김영환 충북도지사와의 간담회에서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현재 3000여 명의 유학생에서 1만 명의 유학생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빈손만 들고 와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대학에서 유학생을 유치해오면 대학에 인센티브를 주고, 정주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데로 가고 다 빼앗긴다. 또, 졸업생이 충북에 취업하면 ‘취업장려금’을 지급하면 지역 소멸을 막고 순 유출도 막을 수 있다. 김 지사에게 간절히 지원을 요청했는데 다 받아들인다고 하니, 일단 실낱같은 희망을 품게 됐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