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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재채취 담당 공무원, 업주와 ‘한 통 속인가?’

청주 청원구, 골재채취장 불법채취 제보 현장…늑장 측량으로 ‘현장 훼손’

입력 2021-10-13 17:45 | 수정 2021-10-17 18:03

▲ 충북 청줏 청원구 A 골재 채취장 측이 제보를 받고 본보가 처음 현장 방문 당시에 비해 며칠 후 업체 측에서 흙 등으로 메운 부분이다.ⓒ뉴데일리 D/B

충북 청주시 한 공무원이 청원구 A골재 채취장의 불법 골재채취 제보와 관련한 취재 과정에서 늑장 대응을 하는 바람에 결국 골재 채취장은 첫 제보 당시와는 골재 채취장 형태가 확연히 바뀌는 등 현장을 훼손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상황은 이랬다. 지난달 중순쯤 청원구 A골재 채취장이 허가 면적 이상으로 땅을 깊이 파내는 등 불법 채취를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어 본보 기자는 골재채취 현장을 확인한 뒤 사진 촬영을 하는 등 1차 취재를 끝냈다. 

본보는 추석 연휴 이후 청주시 담당 공무원과 함께 골재 채취장 현장을 찾았지만, 가장 중요한 골재 불법 채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실측과 관련해 공무원 A씨는 “측량 장비가 준비돼 있지 않으니 내주(10월 8일) 측량사를 불러 실측(GPS)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공무원은 업체 측에 “측량설계사무소 관계자, 사업주에게 8일 불법 골재채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측량을 할 테니 현장을 훼손하지 말고 잘 보전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측량일이 갑자기 8일에서 이틀(10월 6일) 앞당겨지고, 당일 오전이 돼서야 본보에 측량한다는 내용을 전화로 통보했다. 

문제는 지난 6일 골재 채취현장을 방문한 결과 현장을 잘 보전하겠다던 골재 채취업체 관계자의 약속과는 달리 현장은 확연히 형태가 달라져 있었다. 의도적으로 상당 부분의 현장을 메운 것으로 보였다. 담당 공무원은 문자로 측량결과에 문제가 없음을 통보했다.

그러나 골재 채취장 측 관계자는 골재 채취장 형태가 달라진 것과 관련해 “최근 비가 내리면서 현장에 물이 차는 바람에 형태가 달라졌다”고 주장한다.

애초 골재채취업체 관계자는 첫 번째와 두 번째 방문 시 “침사지 부분은 5m 이상이 될 것”이라고 실토했다. 골재 채취장의 하천 쪽 부분도 상당한 깊이를 파 들어간 것으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6일 현장에서 측량사가 현장을 측정한 결과 침사지는 허가 깊이인 5m는 커녕 3m 내외에 불과했고 계곡처럼 깊이 파냈던 하천 쪽 부분도 4.2m로 허가 이내에 불과했다. 모두 허가 이내 깊이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골재 채취업체가 의도적으로 골재 채취장 현장을 훼손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약속과 달리 물이 차는 등의 현장이 훼손된다면 사전에 전후 사정을 알려야 했지만, 이런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고 뒤늦게 현장을 방문한 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골재 채취장은 허가 이상의 깊이 골재를 채취해야 돈벌이가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결과적으로 A골재 채취장은 시간을 끌면서 현장을 훼손해 불법 채취현장을 덮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결론적으로 골재 채취업체는 불법 채취 사실을 덮기 위해 그 긴 시간동안 현장 형태가 달라졌고, 골재 불법 채취 여부를 확인해야 할 공무원은 결과적으로 방임한 셈이다. 

공무원이 이래도 되는지 되묻고 싶다. 

소중한 자원이 불법으로 골재 채취장에서 훼손되고 허가 이상의 골재가 반출된다면 결국 골재 채취업자의 배 만 불려준다는 점에서 공무원의 책임 있는 관리·감독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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