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뒤 펼쳐질 공생공락의 공예에 기대감 증폭공생공락의 공예, 공예도시 선언 등 4대 중점 목표 눈길1일 첫 학술행사 서울공예박물관서 ‘공예포럼’
  • ▲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 D-100, 100일 뒤 펼쳐질 공생공락의 공예에 기대감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임미선 예술감독이 기자들에게 밑그림을 공개하고 있다.ⓒ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
    ▲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 D-100, 100일 뒤 펼쳐질 공생공락의 공예에 기대감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임미선 예술감독이 기자들에게 밑그림을 공개하고 있다.ⓒ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가 행사 100일을 앞두고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31일 청주시청에서 D-100 프레스데이를 갖고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비엔날레는 본전시의 최종 레이아웃과 전체 참여작가 리스트를 처음으로 공개했으며 12번째 비엔날레의 4대 중점 목표로 진행 중인 초대국가관, 국제공예공모전, 충북공예워크숍, 크래프트 캠프 등의 윤곽도 구체화했다. 

    ◇23개국 99명의 작가가 ‘정직한 노동’으로 그릴 ‘생명’의 ‘언어’, 공생공락 

    지난해 7월 위촉 당시부터 ‘공생의 도구’를 주제로 한 올해 비엔날레 본전시의 키워드로 ‘노동’, ‘생명’, ‘언어’를 선정한 임미선 예술감독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미국, 체코, 이스라엘, 태국, 일본, 핀란드, 남아공 등 출품을 확정지은 23개국 99명의 참여 작가 최종 리스트를 모두 공개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섭외 초기단계부터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임 감독과 큐레이터 팀은 그동안 국내·외 공예계에서 탄탄하게 쌓아올린 네트워크와 신뢰감 있는 전시 기획으로 참여 작가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본전시는 △1부, 노동_사물의 고고학 △2부, 생명_일상의 미학 △3부, 언어_감성의 분할 △4부, 아카이브_도구의 재배치 총 4개의 기획으로 진행되며 동시대 공예의 지속가능한 미래 가치와 폭넓은 스펙트럼을 조명한다. 

    ‘1부, 노동_사물의 고고학’은 ‘노동’을 사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자신의 신체를 바탕으로 한 ‘정직한 노동’의 산물로 인간과 삶에 대한 존중을 담아내는 18명의 작가들을 소개한다. 

    국내에서는 손목 위의 우주라 불리는 숙련의 결정체 태엽시계 제작자 현광훈 금속공예가, 수천 번의 두드림과 수백차례의 털 고름 과정을 거쳐 한 필의 붓을 매는 필장 유필무, 금속공예와 목공예의 기술을 결합해 소리를 빚어내는 젊은 장인 한성재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해외작가로는 남아프리카에서 자생하는 일랄라 야자잎을 활용해 독특한 패턴의 줄루바구니를 선보이는 ‘뷰티 바셈빌레 응옹고’, 보석세공과 금속공예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놀랍도록 아름답고 섬세한 자전거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영국의 프레임빌더 ‘카렌 하틀리’등이 철저하고 정직한 노동으로 쌓은 숙련된 기량의 결정체로 관람객을 만난다. 

    ‘2부, 생명_일상의 미학’에서는 폭넓은 공예의 범주를 조명한다. 

    공예의 가장 본질적이고 보편적 기능인 ‘도구’로서의 실용성에 방점을 두고, 라이프 스타일의 경향에 따라 새롭게 변화하는 취향과 기호를 모두 담아낼 수 있는 공예를 제안한다. 

    말 그대로 내 곁에 두고 싶은, 탐나는 공예작품들의 대거 포진이 예상되는 섹션으로 국내·외 68명의 작가가 함께 한다. 

    테이블웨어 디자인부터 건축도자와 설치미술까지 아우르며 스펙트럼을 확장해온 벨기에의 산업도자 디자이너 ‘피엣 스톡만’, 이탈리아의 저명한 디자이너 멘디니와의 협업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조각보 장인 강금성, 생각하는 손의 가치가 깃든 도예작품을 선보이는 김덕호, 이인화를 비롯해 네덜란드의 혁신적인 디자인 세대를 연 ‘세바스티안 브라이코빅’까지, 사람 곁에서 더욱 미감을 발하는 공예의 일상미학을 발견하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과잉생산으로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사물들의 업사이클을 통해 새로운 생명과 가치를 부여하는 공예가와 스튜디오들이 합류해 지속가능한 사물로서 공예의 가치를 관람객과 함께 고찰한다. 

    ‘3부, 언어_감성의 분할’은 공예가 어떻게 문화‧사회‧정치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표현 수단이 되는지 조명하며 공예의 주제의식을 확인하는 자리다. 

    코바늘 뜨개질(크로셰) 기법으로 질감 있는 바다세계를 창조하며 지역 커뮤니티와의 협업으로 ‘공생’의 의미까지 담아내는 인도네시아의 작가 ‘물야나’ 등 국내외 13명의 작가가 공유재로서 공예의 사회적 가치와 기능을 조명한다. 
  • ▲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 D-100을 앞두고 쓰담걷기 캠페인에 참가한 한범덕 시장이 인도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다.ⓒ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
    ▲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 D-100을 앞두고 쓰담걷기 캠페인에 참가한 한범덕 시장이 인도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다.ⓒ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
    ‘4부, 아카이브_도구의 재배치’에서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도구로의 이행과정에서 영향을 받은 공예기법은 물론 과학기술사와 생활문화사, 사회경제사적으로 주목할 만한 국내외 변화와 흐름을 고찰하게 된다. 

    본전시 1부~3부와 연계한 공예문화향유 프로젝트도 주목할 만하다. 

    전시실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홈 튜토리얼 공예키트’로 직접 작가의 작업과정을 따라 작품을 제작해보는 △공예가 되기, 비엔날레 현장에 설치된 투명한 글래스 랩(lab)에서 라이브 워크숍으로 ‘공예연회’와 ‘업사이클링’을 즐기는 △비 마이 게스트(Be My Guest), 인도네시아 섬유작가 물야나의 대규모 손뜨개 설치작품과 한국작가 한성재의 음향설치작품으로 어린이를 위한 ‘공감 놀이터’를 운영하는 △공예탐험-바닷속으로, 3개의 전시연계 프로젝트는 비엔날레를 찾아야 할 이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전시와 더불어 프랑스를 주빈국으로 한 초대국가관의 주제와 참여작가군도 공개됐다.

    프랑스의 대표 공예가협회 ‘아뜰리에 아트 드 프랑스’와 협약을 맺고 전시를 준비 중인 초대국가관의 주제는 ‘오브제 – 타블로 ; 감촉의 프랑스’다.

    사물의 의미를 가진 ‘오브제’와 하나의 풍경 혹은 그림을 뜻하는 ‘타블로’가 조합된 주제처럼 하나의 오브제이자 요소로서 고유의 물성과 형태, 목적을 가진 작품들이 조화 혹은 대비를 이루며 여러 미쟝센을 연출할 계획이다. 

    프랑스가 주목하는 34명의 작가가 ‘감촉의 프랑스’를 선보이며, 의‧식‧주를 테마로 프랑스의 공예를 엿보는 ‘초대국가의 날’과 지역 공예작가와 프랑스 작가가 함께 교류하는 ‘아트 투어’도 진행된다. 

    이밖에 비엔날레의 역사와 정통성을 대변하는 행사답게 올해도 좋은 응모율을 기록한 ‘청주국제공예공모전’과 지역 공예를 바탕으로 K-공예의 미학을 세계 관객에게 선보이는 ‘충북공예워크숍’, 세계적인 작가와 지역의 공예 유망주들이 함께하는 ‘크래프트 캠프’등도 차질 없는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비엔날레는 이날 밝힌 밑그림들로 △팬데믹에 지친 세계인에게 ‘공생공락(共生共樂)의 공예’를 전하고 △온오프라인의 장벽을 넘어 ‘K-공예의 영토 확장’에 적극 공세를 펼치며 △손의 온기가 담긴 공예향유프로그램을 통해 언택트 시대의 온(溫)택트 감성이 살아있는 ‘다시, 비엔날레’로 △비엔날레의 도시를 넘어 ‘공예도시 선언’을 예고하며 4가지 중점 추진 목표도 밝혔다. 

    ◇‘공생의 쓰담 걷기’·1일, 청주공예비엔날레 첫 학술행사 ‘공예포럼’ 
     
    올해 비엔날레 개최 계획에 대한 브리핑에 이어, D-100을 기념해 시민과 함께하는 친환경 캠페인 ‘공생의 쓰담 걷기’도 진행됐다. 

    ‘쓰담 걷기’란 최근 친환경 라이프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걷거나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활동’ 플로깅의 순 우리말로,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인 ‘공생의 도구’에 담긴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아 청주시청부터 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제조창까지 약 1.7㎞를 걸으며 캠페인을 펼쳤다. 

    D-100을 기념한 프레스데이를 마친 비엔날레는 다음날(6월 1일),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진행하는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 첫 학술행사 ‘공예포럼’으로 본격 카운트다운에 돌입한다. 

    ‘공예의 지표 Craft Here & Now’주제로, 공예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좌표를 점검하는 자리가 될 이날 포럼에는 한국전통문화대 최공호 교수, 서울공예박물관 김정화 관장, 홍익대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나건 교수, 제품 도자 분야의 개척자로 꼽히는 명지전문대 정연택 명예교수, 서울대 디자인학부 허보윤 교수 등 한국 현대미술과 공예분야를 선도하는 전문가 7인이 발제 및 토론자로 나선다. 

    비엔날레 조직위원장 한범덕 청주시장은 “20세기의 마지막 해에 시작해 2021년 오늘 21세기까지 무려 두 세기 역사를 이어온 비엔날레지만 이번처럼 앞을 예견하거나 담보하기 어렵고, 하물며 많이 오시라 맘껏 초청할 수도 없는 때는 없었다”며 “그만큼 이제껏 경험한 바 없는 ‘변화와 전환의 시대’의 비엔날레를 청주가 준비하고 있고 남은 100일도 안전하게 안심하고 만날 수 있는 비엔날레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계속해서 관심과 기대를 보내달라”는 말로 초대의 말을 전했다. 

    한편 D-100을 기점으로 성공개최를 위한 본궤도에 진입한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오는 9월 8일부터 10월 17일까지 40일 간 문화제조창과 청주시 일원에서 ‘공생의 도구’를 주제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