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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화이글스의 코로나 대응미숙과 대표의 부적절한 ‘처신’

코로나 확진 선수 2명…코치‧선수 등 ‘55명 자가격리’ 전대미문 사건

입력 2020-09-07 06:36 | 수정 2020-09-09 11:55

▲ 지난 3일 한화이글스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한화이글스 홈페이지 캡처

최근 한화이글스가 방역수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국내 프로 스포츠 선수 중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이라는 오명과 대규모 선수단의 자가 격리로 ‘퓨처스리그’가 전면 중단되는 등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박정규 대표는 선수단의 ‘자가 격리 축소’를 시도한 부적절한 처신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다. 결국 한화이글스는 사과문을 내고 대전 시민과 충청도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박 대표는 한화이글스 2군 선수 55명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자 충남 서산시장에게 구단 일부 선수를 ‘자가 격리 축소’를 건의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론은 악화됐다. 그의 이 같은 돌발적인 자가 격리 축소 요청은 아연실색케 했다. 프로야구 경기가 아무리 인기가 있다고 한들, 코로나19 방역을 무력화시킬 만큼 위에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는 서산시장에게 한꺼번에 많은 선수가 격리되면서 2군 퓨처스리그 경기가 전면 중단되는 등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소한의 경기운영을 위해서라도 선별적으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2명의 선수 격리와 55명 코치와 선수의 자가 격리로 인해 구단운영 중단이라는 안타까운 사정은 이해하지만, 코로나19 방역에는 예외가 없다.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은 물론 주요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박 대표가 최근 중앙과 지역정치권 인사들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직‧간접 접촉으로 격리됐고, 이춘희 세종시장도 2주간 자가 격리됐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을 것이다.

더구나 프로야구 경기를 ‘무관중(無觀衆)’으로 진행하는 프로야구 역사상 전대미문의 상황이 아닌가? 무증상자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는 상황에서 자가 격리 선수 중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망각한 것이다.  
 
박 대표가 서산시장에게 자가 격리 축소 건의 자체가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국가가 마비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 대한 개념조차 없고, 자가 격리 축소도 불가능하다는 방역원칙을 무시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8월 31일 한화 투수 신정락 선수에 이어 김경태 선수도 코로나19 확진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데다 구단을 이끌고 있는 박 대표마저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진행되는 엄정한 상황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선수단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했지만, 어이없게도 방역 수칙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더구나 대전과 충남에서는 코로나19 집단감염과 산발적인 ‘n차 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진행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었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한화 신정락 선수는 2군 훈련장이 있는 서산 선수 숙소 옥상에서 5명의 선수들과 ‘고기파티’를 한 데다 함께 훈련한 LG선수들과 대화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단은 선수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는데도 KBO에 즉시 보고하지 않는 규정도 위반했다. 결국 한화 선수와 코치 55명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고 퓨처스리그를 중단시키는 물의를 일으켰다.  

결국 한화이글스는 임직원과 선수단은 충청도민과 대전 시민들에게 사과문을 냈고, 박정규 대표는 부비한 팀 성적과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대처 과정에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한화그룹은 충청도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으로 충청지역에서 많은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한화그룹 계열사인 서산 한화토탈의 2차례 ‘유증기출사고’(2019년 6월)와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2018년 5월 3명 사망 등 9명 사상자 발생, 2019년 2월 3명 사망) 등 여러 차례 사고를 내면서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특히 한화이글스는 대전과 충청도민들에게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야구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에 한화이글스는 충청도민들에게 스포츠를 통한 자긍심과 자랑스러운 구단으로 이끌기 보다는 오히려 실망감은 주고 자긍심마저 꺾는 이 같은 행동으로 인해 대전지역을 연고로 한 한화이글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마저 덮씌워지고 있다. 

근래 들어 한화이글스의 저조한 경기 성적과 침체된 분위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선수들의 노력과 구단의 지원, 그리고 충청도민들의 열렬한 응원으로 과거 프로야구 초창기의 영광을 재현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한화 이글스가 1999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억하고 있고 ‘괴물’ 류현진(미국 토론토 소속)이 2006년 데뷔 후 2011년까지 6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한 기록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화이글스 일수 선수와 박정규 대표의 코로나19와 관련한 부적절한 처신은 사회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이를 반면교사 삼아 보다 더 엄격한 구단관리와 감독이 요구된다.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기본 상식선을 무너뜨리는 실망스러운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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