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시민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 올려 규탄청주시 코로나19 행정 관련 국민청원만 4건한범덕 청주시장 “코로나19대처 시민 질타 수용”
  • ▲ 한범덕 청주시장이 '코로나19'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청주시청
    ▲ 한범덕 청주시장이 '코로나19'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청주시청

    충북 청주시는 최근 집단감염과 지역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그야말로 ‘코로나19 초비상’ 상태다. 하지만 시의 ‘코로나19’ 대응이 총체적으로 부실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청주에서는 지난 3~4일 우즈베키스탄인 6명의 집단감염에 이어 8일 80대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우즈베키스탄인 확진자 전원이 참석한 이슬람 종교행사를 미리 인지하지 못한 데다 확진자 동선을 늦게 공지했으며 80대 확진자 동선은 허술하게 공개해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시는 지난 8일 지역내 33번째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자 이동 경로를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공개했다.

    ‘33번 확진자’ 80대의 이동 동선을 살펴보면 △냉경어린이공원(흥덕구 복대동) 3일‧5일‧7일 오전 8시~낮 12시 도보 △강남면옥(흥덕구 복대동) 5일 오후 5시34분~6시 21분 도보 △◯◯의원(흥덕구 복대동) 7일 오후 1시49분~2시15분 도보 △◯◯병원(상당구 금천동) 7일 오후 3시~5시20분 도보 등이다.

    문제는 흥덕구 복대동 모 의원에서 상당구 금천동 모 병원으로 45분만에 ‘도보’로 이동했다고 공지한 것이다. 블로그에서 이동경로의 문제를 확인한 시민들이 댓글로 항의하자 시는 몇 시간 뒤 확진자의 이동 방법을 ‘도보’에서 ‘구급차 이동’으로 수정 공지했다.

    한 청주시민은 “80대 확진자 1명이 몇십분 만에 구 경계를 넘어 도보로 이동했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20대 초반인 나도 도저히 이동할 수 없는 시간인데 고령의 확진자가 그랬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시는 지난 3~4일간 발생한 우즈베키스탄인 6명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서도 경찰이 지난달 31일 확진자 6명이 참석한 이슬람 야외 행사를 보건소측에 통지해줬음에도 사전 방역만하고 행사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않았다.

    지난 4일 우즈베키스탄인 1명과 전날 오전 경기도 수원까지 시외버스를 함께 탄 시민을 찾는 다는 재난문자를 사흘이 지난 7일에서야 발송했으며 확진자 중 1명이 충남 천안의 한 건설 현장에서 일했는데, 이 확진자와 관련해 공개된 정보가 천안시에 먼저 공개되고 뒤늦게 청주시가 이동 동선 정보를 올려 시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급기야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주시의 코로나19 관련 안일한 행정을 규탄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청주시에서 시민들에게 한 공원에서 열린 이슬람 종교행사 관련 코로나19 감염이 이뤄졌다고 안내했지만 방역 상황에 대해 청주시의 행정이 너무 안일했다고 생각한다. 그 이전부터 시의 몰상식하고 안일한 행정이 시민들을 분노케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주 시민이라면 시의 한심한 행정을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시의 긴급재난문자보다 언론보도가 몇 시간씩 빠르고 늦게라도 보내는 긴급재난문자에는 ‘n번 확진자 발생, 블로그 및 청주시청 홈페이지 참고’와 같은 간단한 내용만이 전부”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껏 재난문자에서 안내한 블로그에 들어가 보면 시에서 공개한 확진자의 이동경로 내역이 타 시도의 안내에 비하면 부실하기 짝이 없다. 청주시의 코로나19 관련 행정이 타 시도와 같은 수준으로만 개선돼 청주 시민이 더 이상 불필요한 공포에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국민 청원게시판에는 청주시의 코로나 19 행정을 질타하는 글이 △코로나에 무관심한 청주시장 △충북 청주시의 코로나19관련 소극행정과 재난문자 발송 규정의 일원화를 청원합니다 △충북 청주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도 재난문자가 왜 안오죠 등 3건이나 올라와있어 청주시의 부실 방역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한범덕 청주시장이 10일 코로나19 부실 대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한 시장은 “청주에서 발생된 코로나19 지역감염에 대해 시가 대비 못한 일에 대해 시민들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여 이제부터라도 대비를 철저히 하겠다”며 “이슬람 행사 참석자들을 파악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능동감시에 총력을 기울여 혹시라도 있을 감염 여부에 대해 모두 판명될 때까지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에서는 지난 2월 20일 첫 확진자 발생 후 3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중 24명이 완치돼 격리 해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