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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트레킹] 산모퉁이 돌아 구불구불 자드락길 ‘백미’

‘제천 자드락길’ 7개 코스 58km 광활…섬 한 가운데 와있는 듯
정방사길 솔숲향기‧맑은 물소리 ‘청아’…걷는 자체가 ‘힐링’

입력 2020-01-13 14:42 | 수정 2020-01-13 23:52

▲ 충북 제천 자드락길 2코스 정방사길. 도로 양 쪽에 펼쳐진 솔숲과 계곡이 산자수려하다.ⓒ김정원 기자

충북 제천 자드락길은 천천히 걸으며 산과 청풍호의 풍광을 조망하면서 걷기에 좋다. 자드락길에서 청풍호를 바라보면 바다를 보는듯한 ‘일망무제(一望無際)’의 풍광으로 바다 섬 한 가운데 와있는 듯하다. 바다가 없는 충북은 그래서 청풍호를 ‘내륙의 바다’라고 부른다.

충북 제천 청풍호 자드락길은 아기자기하고 마치 뒷동산을 걷는 기분이 들 정도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청풍호를 중심으로 자드락길이 펼쳐지는데 그야말로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자드락길은 야트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좋은 길을 말하는데 제천 자드락길은 7개 코스 58㎞로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7개 코스의 자드락길을 완주하겠다고 욕심을 냈다가는 몸살 나기 십상이다. 아무리 좋은 트레킹 코스도 무리하면 탈나기 마련이다. 여러 차례 나눠 완주하기 딱 좋은 트레킹 코스다. 

자드락길 1코스는 아기자기한 섬과 산, 그림 같은 호수를 만날 수 있는 작은 ‘동산길(19.7㎞)’로 청풍만남의 광장~능강교까지 4시간 40분을 걸어야 한다. 댐이 건설되기 전에 61개 마을이 있었으나 지금은 청풍호에 잠기는 바람에 볼 수 없다. 수몰민들은 물속 깊은 곳에 잠긴 고향마을을 배를 타고 호수 위에서 대략적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 뿐 마음속에 영원한 고향을 간직하고 있다. 

두 번째 코스는 천년고찰 도량의 아래로 펼쳐지는 일망무제의 풍광으로 유명한 ‘정방사길(1.6㎞)’로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 정방사 길은 수산면 능강교에서 출발해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정방사 길은 솔숲과 길 옆 계곡에서 맑은 물소리가 청아하게 들리고 새 소리는 물론 소나무 향기가 물신 풍긴다. 이곳의 바람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리는데, 계곡 양쪽 산자락이 자드락길을 감싸안으며 진공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산속 깊은 곳인데도 걷다가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를 여러 곳에 갖춰놓아 도란도란 이야기 하다 다시 길을 재촉하면 된다. 일부 구간에는 시멘트 포장길을 벗어나 자그마한 다리를 건너 숲속 길을 걸을 수 있고 계곡 양쪽에는 높은 산 절벽에 암벽이 마치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정방사 가는 길은 비교적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다가 정방사가 가까워지면 급격히 가파라진다. 금수산 정방사는 천년고찰로 큰 바위가 금세 덮칠 것 같은 절벽아래 제비집처럼 자리하고 있다. 정방사 앞에서 탁 트인 청풍호를 바라보면 월악산 영봉과 겹겹이 이어지는 산 능선과 호수 아래 황금빛 노을이 장관이다. 넓은 바다를 바라보는 그런 광경이 펼쳐진다.

▲ 정방사 입구 돌계단이 단아하게 정렬돼 있다. 정방사 마지막 돌 계단을 올라 좁은 바위틈을 비집고 올라가야 천년고찰 정방사를 만날 수 있다.ⓒ김정원 기자

3코스는 ‘치유의 숲길(5.4㎞)’로 한여름에도 얼음이 생기는 ‘빙혈’을 볼 수 있는 ‘얼음생태길’은 조금 걷다보면 돌탑을 만난다. 작은 소롯길 옆에는 맑은 물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돌다리와 나무다리가 정겹고, 외적 풍경보다는 내 마음 안을 들여다보며 사유가 깊어지는 길이라고 한다. 능강교~얼음골 코스는 2시간 50분이 소요된다.

녹색마을길 4코스는 능강교에서 출발해 상천 산수유마을 용담폭포에 이르는 길로 봄에는  산수유 꽃의 정취가 고향의 향수를 물씬 느낄 수 있고, 진달래꽃과 바위, 소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길로 유명하다. 이 곳에서는 솟대 문화공간과 용담폭포 등도 볼 수 있다.

5코스 옥순봉 길은 녹색마을길이 끝나는 용담폭포에서 내려와 금수산 탐방로 상천리에서 출발하는데 청풍호와 옥순봉 절경이 펼쳐지는 옥순대교까지 이어진다. 옥순봉 길 5.2㎞를 완주하는데는 1시간 30분이 소요되고 옥순봉과 옥순대교, 산수유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6코스 삼국시대 성벽인 ‘괴곡성벽길’은 하늘아래 첫 동네 ‘다볼리’ 느리게 만나는 내 삶의 휴식공간이다. 괴곡성벽길은 산삼을 캔 심마니가 적지 않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고 3가구의 다볼리 마을은 충북의 하늘아래 첫 동네로 불린다. 

지금도 이 마을은 소와 함께 농사를 짓고 있으며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구불구불 운필한 듯한 길로 자드락길의 백미를 만나볼 수 있다. 괴곡성벽길은 두무산과 청풍호 전망대에서 청풍호를 조망할 수 있다. 옥순대교~지곡리까지 9.9㎞는 4시간 넘게 걸린다. 

오른쪽으로 청풍호를 끼고 괴곡성벽길로 가는 길은 초입부터 산기슭이 아기자기하고 뒷동산을 오르는 것 같다. 산 정상을 따라 오르면 청풍호의 시원한 바람이 땀을 씻겨주고 유람선이 청풍호를 가르며 옥순대교를 거쳐 운항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 제천 자드락길 6코스 경관 조망길(괴곡성벽길) 초입에서 내려다본 청풍호 옥순대봉과 유람선.ⓒ김정원 기자

자드락길을 탐방했다면 이젠 즐길시간이다. 2019년에 완공된 청풍호반 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 케이블카는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산까지 2.3㎞ 구간을 9분 만에 갈 수 있으며, 케이블카는 오스트리아의 도펠마이어사로부터 최신형 10인승 캐빈 43기로 운영한다. 비봉산 전망대에 오르면 사방이 짙푸른 청풍호로 둘러싸여 마치 넓은 바다 한 가운데의 섬에 오른 느낌이다.  

청풍호 관광모노레일도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청풍면 도곡리에서 비봉산의 능선을 따라 2.9㎞ 구간을 운행하는 모노레일은 울창하게 우거진 참나무 숲속을 통과하며 45도 경사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왕복 50분간 체험할 수 있다. 모노레일은 도시에서 즐길 수 없는 또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인근에는 번지점프, 청풍호유람선, 수상스키를 즐길 수 있고 고려 청풍지 한지 진시관 및 체험관, 능강솟대문화공간, 한방자연치유센터도 관람할 수 있다. 

약초길(8.9㎞)은 산간마을을 한 바퀴 도는 자드락길 7코스는 청풍 김씨 시조 묘와 약초재배단지, 율지리말목장이 자리하고 있고 청풍호반 풍광을 줄길 수 있다. 약초길은 말 그대로 한방의 고장답게 향기로운 약초내음으로 몸과 마음을 맑게 하고 약초를 캐 볼 수도 있다.

약초꾼 임헌수 씨(56)는 “자드락길은 우축에 강을 끼고 있어 강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 보이고 전망대의 위치도 좋으며 날 좋을 때는 소백산 정산까지 보인다. 청풍대교 경치가 좋은 데다 월악산부터 쭉 크게 돌아서 금수산, 소백산 등 조망이 아주 좋다”고 자랑했다.

임 씨는 제천이 고향은 아니지만 낚시와 산을 워낙 좋아해서 서울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제천에 안착한지 8년째다. 그는 “인생 말년에 제천에서 살겠다고 소망한 것이 이뤄졌다”고 무척 만족해했다.

▲ 자드락길 6코스인 경관조망길(괴곡성벽길)은 어린아이들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산길이 험하지 않다.ⓒ김정원 기자

그는 요즘 난(蘭)과 더덕, 도라지, 하수오 등을 캐고 있고, 4월부터는 산삼을 캔다. 9~10월에는 버섯 채취를 위해 산행을 하고 11월부터 다음해 초까지는 산도라지를 주로 채취한다. 그는 원정도 가지만 청풍호 주변에서 주로 약초 등을 채취하며 육로보다는 배로 이동해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에서 채취한다. 

제천자드락길을 걸으며 ‘기운(氣運)’을 얻었다면 이제는 먹거리를 즐길 시간이다. 자드락길은 청풍호를 중심으로 민물고기가 풍성해 자드락길 주변에 매운탕집이 많다. 또한 청정고기, 닭볶음탕과 손두부 등 토속적인 음식은 물론 약초재배 산지인 만큼 약초로 지은 밥 등 각종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우린손약채음식점 청풍 ‘예촌(약채 정식, 약채 갈비정식, 더덕구이정식, 곤드레나물밥)’, ‘어부네 자연밥상’ 등에서 자드락길 탐방으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다. 

옥순교 끝자락에서 옥순봉쉼터 주인이자 약초꾼 임헌수 씨는 “청풍호 주변에는 먹거리가 풍부하고 특히 민물고기요리가 발달했다”고 귀띔한다. 

▲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제천 정방사는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는 금수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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