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범덕 청주시장 “공예의 역사·현대적 의미 확립 계기”문화제조창C 시대 개막…골든플라타너스 상 심재천 작가 ‘투각등’지속가능한 공예도시 위한 과제는 풀어야 할 숙제
  • ▲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전국에서 청주문화창조C를 찾은 관람객들.ⓒ청주시
    ▲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전국에서 청주문화창조C를 찾은 관람객들.ⓒ청주시

    ‘미래와 꿈의 공예–몽유도원이 펼쳐지다’를 주제로 열린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가 41일 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충북 청주시와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위원장 한범덕 청주시장·이하 조직위)는 17일 ‘문화제조창C’ 첨단문화산업단지 1층 영상관에서 한 시장을 비롯해 충북도의회 장선배 의장, 청주시의회 하재성 의장 등 시·도의회 의원들, 지역문화예술단체장, 파트너십 기업, 안재영 예술감독을 비롯한 전시팀과 도슨트, 운영요원,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인 마무리를 축하했다.

    한 시장은 “담배공장에서 문화제조창C로 거듭난 곳에서 치른 첫 비엔날레는 모두가 함께 즐긴 축제였고, 동시에 공예의 역사와 현대적 의미를 확립하는 장이었다”며 “이런 결과는 2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공예비엔날레의 저력과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 자원봉사자와 운영요원들, 또 깊은 관심과 성원으로 함께 해준 청주시민들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폐막식에서는 ‘황금플라타너스상’ 시상식이 거행됐다.

    수상자는 본상 4명과 특별상 4명 등 총 8명으로 최고의 영예인 골든플라타너스 상에는 심재천 작가의 ‘투각등’이, 실버플라타너스 상에는 나이지리아 작가 옹고지 이제마의 ‘Think tea, think cup Ⅱ’가, 브론즈플라타너스 상은 황보지영 작가의 ‘Delight 외 10점’, 최정윤 작가의 ‘시간의 살 두 작품이 선정됐다.

    심 작가는 “첫 시상제도에서 첫 황금플라타너스 상을 받게 돼 더없이 영광”이라며 “전통의 물레작업으로 고집스럽게 흙을 빚어온 시간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해준 이 상을 계기로 더욱 정진하는 작가가 되겠다”는 수상소감을 남겼다.

    수상자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골든 500만원, 실버와 브론즈에는 각각 300만원과 200만원의 부상이 수여됐다.

    특별상은 강홍석 작가의 ‘우리 모두의 것 – 낯선’, 신종식 작가의 ‘City of angel’, 이가진 작가의 ‘Fluidity’, 전수걸 작가의 ‘형상(짓다)’이 수상했다.

    이에 앞서 행사중 전문가들은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에 대한 보완점도 지적했다.

    청주의 역사문화공간까지 비엔날레의 영역을 확장한 시도는 좋았으나 주 전시장인 문화제조창과 야외전시장을 연결하는 투어버스 프로그램이 주말에만 운영돼, 주중 관람객들의 접근성이 다소 아쉬워했다.

    또 행사초반에는 워낙 방대한 규모를 가진 문화제조창C의 특성상 주 전시장인 문화제조창에서 동부창고로 이어지는 동선 안내가 부족하다는 평도 있었다.

    문화제조창 1, 2층의 민자 공간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상태로 3, 4층에서 비엔날레를 진행하다 보니 정돈되지 않은 환경에서 관람해야 하는 입장객들의 불편은 피할 수 없었다.

    또한 일각에서는 회화, 영상, 설치 등의 일부 작품이 공예특화 비엔날레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청주시와 조직위는 비엔날레가 끝난 이후 문화제조창이 어떤 공간으로 활용될 것인지가 이제 남은 과제라고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의미를 남겼다.

    ◇ 문화제조창C 시대 개막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는 문화제조창C 시대를 연 첫 행사였다.

    문화제조창C의 전신은 1946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 3000여 명의 근로자가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던 연초제조창으로, 2004년 폐쇄된 이후에는 도심의 흉물로 방치됐다.

    청주시는 문화제조창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첨단문화산업단지와 동부창고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문화집적공간을 문화제조창C로 명명했다.

    담배를 생산하던 공장에서 문화집적공간으로 거듭난 문화제조창에서의 첫 비엔날레는 수준 높은 전시에 대한 호평을 넘어 문화적 도시재생의 모범적인 사례로 각광 받으며 행사 기간 내내 국내 20여 곳에 달하는 지자체의 벤치마킹이 잇따랐다.

    서울, 파주, 밀양, 남양주, 창원, 충북 각 시군 등의 의회가 앞 다퉈 비엔날레를 방문했고 각 지역의 도시재생 정책에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세계 최대 공예전시 위상 확인

    올해로 11번째를 맞은 청주공예비엔날레는 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 공예전시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세계 35개국 1200여 명의 작가가 2000여 점의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였으며, 이는 18개국 780여 명의 작가가 참여했던 2017년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전시를 둘러본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큐레이터 엘리자베스 아그로는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공예계의 베니스비엔날레”라 평했는가 하면, 아라리오 갤러리 총괄디렉터 주연화 역시 “전시장 구성부터 작품의 수준까지 열한 번째를 맞은 비엔날레다운 저력이 느껴진다”고 밝힌 바 있다.

    사적 제415호 정북동 토성을 비롯해 청주향교와 율량동 고가(古家), 옛 청주역사전시관 등 청주시민에게도 조금은 생소했던 숨겨진 역사문화공간들을 비엔날레 작품 관람을 계기로 재인식하게 했고, 국립청주박물관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와 청주시립미술관, 우민아트센터 등 7개 전시공간과 연계한 미술관프로젝트 역시 ‘문화도시 청주’의 이미지를 높이는 기회가 됐다.

  • ▲ 한번덕 청주시장이 17일‘미래와 꿈의 공예–몽유도원이 펼쳐지다’를 주제로 열린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폐믹식에서 골든플라타너스 수상자인 심재천 작가에게 시장을 하고 있다.  ⓒ청주시
    ▲ 한번덕 청주시장이 17일‘미래와 꿈의 공예–몽유도원이 펼쳐지다’를 주제로 열린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폐믹식에서 골든플라타너스 수상자인 심재천 작가에게 시장을 하고 있다. ⓒ청주시

    ◇ 4년 만에 부활한 국제공예공모전

    2017년 한차례 중단되면서 4년 만에 부활한 국제공예공모전은 46개국 787명의 작가가 참여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31개국이 참여했던 전회(2015년) 공모전을 훨씬 웃도는 기록으로, 공예비엔날레의 정통성과 권위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한 기존의 대상 1인 수상자 체제가 아닌 다수 수상체제로 변경해, 신진 작가 발굴이라는 공모전 본래의 취지에 더욱 부합되도록 했다.

    ◇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그간 10번의 행사로 다진 탄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층 더 글로벌한 기획을 펼쳐 주목을 얻었다.

    한국과의 수교 60주년을 맞은 덴마크를 비롯해 헝가리와 중국, 아세안(10개국)까지 4개의 초대국가관을 마련, 13개국의 공예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초대국가의 날’을 운영해 공연과 아트 토크, 워크숍 등으로 각국의 문화를 한층 더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비엔날레 개최해가 아닌 기간에도 이미 국제적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청주시와 조직위의 노력은 진행 중이었다.

    2018년 4월에는 주영한국문화원과 함께 런던에서 ‘문방사우–선비의 멋’을 주제로 전시를 진행했으며, 베트남 역사도시 ‘후에’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무형유산 NGO 컨퍼런스 참여에 이어 올 4월에는 후에시가 개최하는‘2019 후에 전통공예 페스티벌'에 충북의 작가들과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올 2월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선비의 식탁-맛과 멋을 말하다 특별전을 갖는 등 지속적인 문화교류로 비엔날레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와 관심을 높여왔다.

    이런 노력 덕분에 중국 현대미술의 4대 천왕으로 꼽히는 ‘팡리쥔’, ‘위에민쥔’을 비롯해 전 세계 정상급 작가들의 작품을 비엔날레에서 만날 수 있었고, 국제행사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 ‘도슨트’ 육성·운영 관람객 만족도 제고

    청주시와 조직위는 기획 단계부터 도슨트 육성과 운영을 올 비엔날레의 특화전략이자 중점추진목표로 삼아 공예예술에 대한 시민의 이해도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공예도시 청주’로 나아가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전문 도슨트 12명, 시민 도슨트 8명, 가족(청소년) 도슨트 20명을 선발해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교육과정을 거쳐 비엔날레 기간 정규 ‘도슨트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30분마다 운영된 이 전시 안내 프로그램에 대한 관람객의 호응과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었다.

    적게는 2~3명부터 많게는 20명까지 관람객의 수와 상관없이 정규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덕분에 원하는 이들은 언제든 도슨트 투어에 참여할 수 있었고, 관람객들은 세계 35개국 1200명의 작가가 출품한 2000여 점에 달하는 방대한 작품들을 세심하고 깊이 있게 무엇보다 재미있게 만날 수 있었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한 도슨트들의 활약은 올 비엔날레가 41일간 꾸준한 흥행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