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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홍 시사칼럼] 하느님, 대한민국을 보우(保佑)하소서

입력 2019-06-24 10:03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서원대학교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이후 국민소득 변화 추이의 한국은행 통계자료(1953년부터 1969년까지는 GNP, 1970년부터는 GNI)를 찾아보았다.

통계자료에 처음 나타난 1954년의 국민소득은 67달러로 세계 최빈국이었다. 1963년에 처음 100달러를 넘어섰고. 1970년에 200달러를 넘어섰다. 1977년에 1000달러를 넘어서면서 우리 경제가 북한의 소득을 추월했다. 1989년에 5556달러로 5000달러를 넘겼고, 1995년에 11735달러로 대망의 1만달러 국민소득 시대를 열었지만 외환위기로 IMF의 구제 금융을 받으면서 1998년에 국민소득이 7607달러로 하락했다가 2000년에 11292달러로 다시 1만 달러대로 회복했다. 

이 후 2007년에 21632달러로 2만 달러 고지에 이르렀고 기록상으로 작년 2018년의 국민소득이 31940달러로 3만 달러를 돌파하여 소위 30-50 클럽(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천만명 이상이 나라)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는 소식이다. 축하할 일이다. 

건국 후 70년 만에 대한민국만큼 경제적으로 성공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70년 만에 국민소득이 67달러의 최빈국에서 3만
달러를 돌파하고 30-50 선진국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실제 삶에서 그런 경사스러운 기록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자축이라도 해야 마땅한 데 외려 요즘 나라의 미래를 걱정을 하는 국민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국민소득 3만 달러에 이르렀다는데도 나라 경제가 후퇴할 거라 생각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경제지표가 하향 후퇴하고 있고 취업률 하락과 실업률 증가 지표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대통령은 그럼에도 거시적으로는 경제기반이 튼실하다고 하는데, 그걸 믿을 국민이 별로 없다. 청와대는 ‘긴 호흡’, ‘큰 그림’, ‘거시적’이란 현실 도피적 말을 즐겨 쓴다. 자신들이 펴는 정책에 자신이 없으니 그런 단어로 여론을 호도하는 게다. 

국민들은 대통령의 현실인식 부조화가 심하고 한마디로 나라 다스리는 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걱정하고 있다. 집권의 처음 시작은 용머리처럼 거창하여 여론의 지지를 얻었지만 불과 2년 만에 무능력이 드러나서 결과는 ‘뱀 꼬리’로 전락할 거라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경제정책만 그런 게 아니다. 동해 바닷길 130km를 군경의 경계망을 뚫고 57시간이나 걸려서 삼척까지 귀순하러 왔다는 북한 어선과 4명의 어부가 국민들 눈에는 왜 평범한  어선, 어부로 보이지 않는 건가? 

어선과 귀순자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실대로 상황 발표를 하지 못하는 국방장관의 표정이 국민들 눈에는 왜 그렇게 어색하고 측은해 보였을까? 차라리 국방장관이 옷 벗을 각오로 사실을 제대로 실토하는 발표 모습을 보였다면 국민들이 국방장관과 안보라인에 대한 불신을 이처럼 표출하지는 않았을 게다. 그럼에도 청와대 대변인은 거듭 사실대로 상황 발표를 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걸 믿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국민들은 북한 어선과 어부의 귀순보다도 경계 소홀로 뚫린 동해바다와 국가 안보를 걱정하고 있다. 그런 국민들 걱정에 청와대와 국방부는 안보대비 태세에 아무 허점이 없다고 한다. 말로만 대비한다는 국방부의 발표를 보고, 국민들은 “남북의 평화를 지키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라고 말한 대통령의 스웨덴 연설을 떠올린다. 

대화로 구멍 뚫린 안보를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삼국지’나 ‘초한지’ 같은 중국소설을 한 번이라도 읽었다면 대화로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대통령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고 황당한 것인가를 잘 깨달을 게다. 그래서 안보의 담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걱정하는 국민이 늘어나는 게다. 

안보만 그런 게 아니다. 헌법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서 나라의 헌법적 가치를 압축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나라의 헌법적 가치가 유지 보존되지 못하고 있다고 걱정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 나라의 헌법적 가치인 자유민주공화체제가 무너지고 나라가 소멸될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뉴스가 넘쳐 나는 데도 공영방송이나 ‘노영방송’ 뉴스에 대하여 신뢰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 나라발전에 역행하는 정부의 정책을 믿을 수 없을 뿐더러 이념 편향성이 우심한데도 사회의 목탁인 방송언론이 이런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나 공중파 방송을 정부의 선전 나팔수라 생각하여 아예 안 본다는 국민이 늘어나서 주요 공중파 방송의 메인뉴스 시청률이 급락하고 있다. 현 정권의 정책이 얼마나 황당하고 퇴행적인가를 상식적으로도 알 수 있는데, 외고집으로 나라를 망치는 정책만 펴는 정권의 배포가 존경스럽다고 말해야 하나? 

이런 국민적 불신은 현 정권이 자초한 것이다. 집권 2년 만에 경제, 안보, 외교가 이렇게 망가져가는 데 정권의 남은 임기 3년 동안 나라가 얼마나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지 국민들이 큰 걱정을 하고 있다.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이후 지난 정권까지는 어느 때든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최소한의 희망이라도 공유했었다. 67달러에서 3만 달러까지 성장해온 국민소득 증가 추이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들이 품어왔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도전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미래에 대한 희망과 도전이 사라지고 걱정만 늘어간다.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권한을 위임한 것은 국민을 대신하여 나라를 잘 지키고 외교를 잘해서 국민들 살림살이가 펴지고 편안하도록 정치하라는 게다. 그런데 상식에 맞지 않은 것만 골라서 정책을 펼치고 아마추어급 외교로 국가 간 신뢰가 무너져서 국가의 격이 추락하고 있다. 

북의 ‘김정은’은 힘으로 평화를 지킬 거라는데 문대통령은 정말 대화로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믿는지 그런 말만 하고 돌아다닌다. 이러니 건국 후 지난 70년간 온 국민이 애써 이뤄놓은 활력 넘치고 풍요로운 나라에서 미래가 불투명한 나라가 되어가는 게다.

그래서 모든 국민들이 가슴 속에 새겨두고 있는 애국가 가사가 새삼스러워진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동해의 물이 다 말라서 없어지고, 백두산이 허물어지고 닳아 없어질 때까지 영원토록 하느님이 우리나라를 보호하고 도와달라는 애국가 가사가 그래서 더 새삼스럽다는 게다. 

나라 걱정이 커서 애국가처럼 그런 기원이라도 해야겠다. 
‘하느님, 대한민국을 보우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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