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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청주 서문시장…삼겹살과 옛 추억 버무려

30개 점포 침체된 전통시장 삼겹살로 ‘특화’
연탄구이·장맛구이 등… 매년 3월 3일 ‘삼삼데이’ 축제

입력 2019-04-09 14:52 | 수정 2019-04-10 01:24

▲ 지난 3월 3일 한돈 농가와 함께한 청주 서문시장의 삼겹살 축제에서 한범덕 청주시장과 하재성 청주시의회 의장이 시민들과 함께 삽겹살을 굽고 있다.ⓒ청주시

충북 청주서문시장은 삼겹살로 특화된 전통시장이다.

청주서문시장은 과거 50여 년 동안 최고의 명성을 누렸던 곳으로 청주시는 전통시장을 살리고 삼겹살을 청주 대표 음식으로 특화해 관광 명소화하기 위해 서문시장을 삼겹살거리로 조성해 매년 축제를 열고 있다.

현재 청주서문시장은 30여개의 삼겹살 전문식당이 성업중이고, 다른 식당이나 야채가게 등을 포함하면 60여 곳에 이른다.

3월 3일이면 ‘삼겹살 데이’를 열어 축제를 할 정도로 시장 특화에도 열을 쏟고 있다.

그래서 이름도 서문시장보다는 이들 상인들이 내건 ‘삼겹살 거리’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삼겹살 굽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어느 집은 사시사철 연탄에 구워먹는 집도 있고, 어느 곳은 ‘장’ 맛을 강조하며 삼겹살 먹는 다양한 방법을 느끼게 하는 집도 있다.

삼겹살 데이에는 들어앉을 곳이 없어 축제의 흥을 돋우기 위해 나온 풍물패의 뒤를 걷다가 자리가 나는 곳에 간신히 들어가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삼겹살을 특화했지만 돼지고기라는 점에서 목살이나 갈매기살 등 다른 메뉴도 선택할 수 있다.

▲ 삼겹살데이 행사일에 식당을 꽉 메운 손님들을 보며 서문시장의 명소화를 기원하는 김영일 ‘한식 더고기’ 식당 대표.ⓒ박근주 기자

또한 고기만 먹을 수 없어 밥을 시켜먹을 수 있는 곳도 있고, 다양한 밑반찬을 차려주는 곳도 있어 ‘한식’과 같은 느낌을 주는 곳도 있다.

청주 서문시장에서 ‘한식 더고기’(대표 김영일) 식당은 삼겹살과 함께 다양한 제철 나물들을 내놓는 곳으로 유명하다.

흔히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미나리 무침’, ‘각종 김치류’, ‘멸치볶음’ 등도 있지만, ‘방풍나물 식초절임’이나 ‘양념꼬막’ 등도 날을 바꿔가며 내놓는다.

가을에는 메뉴에 ‘버섯요리’를 올리기도 한다.

삼겹살 데이 행사일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붐빈다.

그동안 성실하게 식당을 운영하며 손님들로부터 신뢰를 쌓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매일같이 오늘처럼만 같았으면 좋겠다”며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손님들에게 감사하고, 이 시장이 전국 명소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청주 서문시장에서 ‘대박연탄구이’ 식당을 운영하는 최광익 대표가 손님들에게 고기를 알맞은 크기로 잘라주고 있다.ⓒ박근주 기자

연탄구이로 삼겹살 요리를 내놓는 ‘대박연탄구이’ 식당(대표 최광익)은 70~80년대 느낌을 준다.

강한 연탄불에 삼겹살을 올려 놓으면 그 두툼하던 고기가 주인의 손놀림에 어느새 붉그스레 익는다.

고기를 굽는데 자신이 없거나 배가 너무 고프면 주문을 해놓고 ‘초벌구이’를 부탁하면 된다.

식당에 들어서면 금새 연탄불이 올라오고 초벌구이를 한 고기는 벌써 누렇게 익어간다.

이 집에서는 삼겹살보다는 목살이 맛있다고 추천하는 이들이 많다. 목살은 삼겹살 보다 두툼해 연탄불이 제격이어서다.

두툼한 고기를 불판에 올려 놓고 잠시 기다리면 고기 익는 냄새가 나고 다시 뒤집어 한참을 기다리면 위 아래 고기부위가 붉게 변한다.

이를 다시 옆에서부터 얇게 썰어 놓으면 익지 않았던 속 부분마저 구워낼 수 있다.

이렇게 삼겹살과 목살, 갈매기살 등을 놓고 소주잔을 기울이다보면 술 기운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음 날에는 술 기운도 가라앉힐 겸 시장내에서 해장국도 즐길 수 있다.

삼겹살 거리 내에는 해장국집과 순대국집 등이 있어 속풀이로서도 그만이기 때문이다.

▲ ‘삼겹살 데이’ 행사일에 식당을 찾는 방문객들이 서문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박근주 기자

하지만 서문시장은 몇몇 식당을 빼고는 여전히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삼겹살을 먹으러 일부러 먼 곳에서 올 필요가 없고, 동네에서도 그만한 식당은 많기 때문에 특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옛날의 풍물이나 아니면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곳도 아니다.

억지로 새로운 볼거리를 만드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고, 자칫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어서다.

서문시장이 이처럼 팽창과 성장성을 갖지 못하는 것은 지금은 이전한 고속버스터미널의 성장과 쇠퇴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물시장은 고속버스터미널이 세워지기 이전에는 멀리 오창이나 진천에서도 청주 장날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물물교환의 장소이기도 하고, 갖은 먹거리가 넘쳐나기도 했다.

고속버스터미널이 들어선 이후에는 왕래객이 더 많아져 육거리시장에 버금가는 상권을 형성했고, 무심천 둑방길을 따라서 두 시장이 자연스레 연결됐다.

하지만 도심 상권의 분화와 고속버스터미널 이전으로 구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서문시장은 한 때 흉물스런 거미줄만 문 앞을 지키는 쇠퇴의 길로 들어서기도 했다.

이로 인해, 구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실패하고 삼겹살 거리를 통한 재탄생의 길로 모색하게 됐다.

옛 청주고속터미널 자리에 들어선 대형할인마트 ‘홈플러스’ 청주서문점은 서문시장을 쇠퇴의 길로 들어서게 한 장본인 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과거 서문시장을 번창하게 했던 각종 잡화점이나 생필품점이 대형 할인마트에 밀려 많이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해 전부터 둘 사이의 공생을 위한 협약도 이뤄져 앞으로 기대가 되는 면도 있다.

삼겹살 거리가 대형마트 방문객들을 유혹해 장은 마트에서 보고 식사는 삼겹살거리에서 하도록 돕자는 차원이다.

삼겹살도 먹고 장도 보고 하는 일종의 상생협력에 대한 기대다.

이승진 청주서문시장상인회장은 “청주의 대표음식인 청주 삼겹살과 전국 유일의 삼겹살 특화거리인 청주 삼겹살거리를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해  3월 1일부터 3일까지 서문시장에서 제8회 3‧3데이 삼겹살축제를 개최했다”며 “앞으로도 청주 삼겹살거리가 365일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축제의 거리로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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