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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청년상인 하충우‧조영미씨 부부, 年 ‘4억 매출’

옥천공설시장 ‘콩쥐야팥쥐야’ 팥죽 전국에 유명세

입력 2019-03-13 17:08 | 수정 2019-03-14 11:07

▲ 충북 옥천공설시장에서 남부상회를 운영하고 있는 청년상인 조영미씨(우측)가 모친 이부순씨와 함께 가게에서 콩나물을 옮겨 담고 있다.ⓒ김정원 기자

정지용의 시로 유명한 ‘향수’의 고장이자 포도 특산지인 충북 옥천군은 충북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지만 주 생활권은 대전이다. 

전통시장인 ‘옥천공설시장’은 과거 도로변 등에서 노점을 운영하다가 옥천군이 시장 건물을 지어 상인들에게 내주면서 38개 점포에서 상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장사를 하고 있다.

2010년 10월 준공된 옥천공설시장은 군이 직접 운영한다. 노점은 월 1만 1000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다.  

옥천공설시장은 주로 옥천지역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인 야채‧식품류, 생닭, 인삼, 콩나물, 두부, 한방 약재류 등을 판매한다. 

5‧10‧15‧20‧25‧30일에 열리는 장날에는 공설시장은 물론 주변 주요 도로변에는 300여 개의 노점들이 펼쳐지면 진풍경이 따로 없다.

묘목 특구인 옥천은 장날 각종 묘목도 판매가 이뤄지고 인근 옥천 상가는 도소매, 의류, 한복, 수선 등 50여 개의 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

옥천공설시장은 특이하게도 점포마다 상인의 인물 사진과 상호, 전화번호 등을 공개한 ‘실명제’가 눈에 띈다. 이 곳에서 판매하는 각종 물건들은 품질에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반증이다. 먹을거리는 팥죽과 김밥, 보리밥, 족발, 튀김, 닭 등을 판매하고 있다.

옥천공설시장의 유일한 청년상인은 남부상회 하충우(40)‧조영미 씨(40) 부부다.

27년 간 이 곳에서 장사를 한 모친 이부순 씨(65)에 이어 딸 조 씨가 가게를 물려받았다.

모친 이 씨는 무거운 것을 하도 많이 들어 허리를 다쳐 수술을 하는 바람에 결국 딸인 조 씨에게 가게를 물려줬다. 대전 오정동에서 양파 도매상을 했던 사위 하 씨가 조 씨와 결혼을 하면서 옥천으로 옮겨와 이곳에서 부부가 사업을 하고 있다.

▲ 탁자 두 개로 팥죽 장사를 시작해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린 김정희‘콩쥐야 팥쥐야’대표.ⓒ김정원 기자

모친 이 씨는 과거에 운전기사를 두고 장사를 할 정도로 매출이 컸다. 딸 조 씨가 처음에는 어머니가 안쓰러워 운전을 해주다가 가게를 물려받게 됐다. 조 씨는 대전 오정동으로 물건을 구입하러 자주 갔다가 남편 하 씨가 주차 편의를 봐주는 등의 특별한 인연으로 결혼한 케이스다. 

청년상인 조 씨 부부는 5년 간 음식점을 상대로 주로 거래한다. 소매도 하지만 거래는 50여 음식점이 전날 건어물, 생선, 고기, 야채 등을 주문을 하면 대전 도매시장에서 싱싱한 물건을 구입해 다음날 아침에 음식점에 신속하게 배달해 준다. 

조 씨 부부는 “우리는 연간 4억원 대의 매출 중 2억 5000만원은 옥천지역의 농산물과 식품자재 등을 구입한다. 옥천지역의 농산물 등을 농민들은 구입해 달라고 하는데, 문제는 구입한 물건에 대해 세금영수증을 받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답답하게도 세무서는 농촌에서 구입한 물건은 카드결제 등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인정을 안 한다. 농민들로부터 카드결제를 받을 수가 없으니 결국 고스란히 세금으로 낼 수밖에 없는 것이 가장 부담이다. 전통시장이 과거에 비해 침체되고 장사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장사를 안 할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조 씨는 “중‧소형 마트들은 돈은 옥천에서 벌면서 물건은 다른 곳에서 가져다가 장사를 한다. 전통시장은 지역의 물건을 팔아주고 돈도 지역에서 쓴다. 농협 하나로 마트와 대형마트 등이 있고 마트 한 곳이 세일을 하면 6~7개 마트가 동시에 세일을 한다. 마트도 거리제한 등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옥천공설시장 상인들은 먹을거리로 단연 팥죽을 추천했다.

처음 탁자 두 개로 장사를 시작한 ‘콩쥐야 팥쥐야’(김정희 대표)는 팥죽 하나로 전국구가 됐다.

김 대표는 “장사를 시작했을 땐 탁자 2개로 시작했는데, 탁자 두 개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포장 판매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팥죽이 유명하다는 곳은 모두 다 가봤다. 서울과 광주 등 시장을 다니면서 조사를 하고 노하우를 익혔다. 전통시장에서는 팥죽을 제일 많이 사 먹는다는 것을 알고 장사를 시작했다. 시장은 좁고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었지만 팥죽 가격은 다른 곳보다 오히려 1000원이 높은 3000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 옥천공설시장 한 여성 상인이 고객들에게 판매할 콩나물을 다듬고 있다.ⓒ김정원 기자

그는 “공설시장을 짓기 전에는 그야말로 ‘꺼죽’을 짓고 장사를 했다. 옥천에는 노인 인구가 많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맛과 질로 승부를 걸었다”고 개업 당시 어려운 시절을 회고했다.

김 대표는 “국내산으로 팥죽을 진하게 끓여 국내산으로 밀어붙였다. 호박은 300평에 늙은 호박을 농사지어 진하게 끓여주니 타 지역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많이 찾아왔다. 방송사도 계속 사진을 찍고 촬영도 많았다. 처음 몇 달은 안 찍는다고 했다. 전국에 팥죽 장사를 방송하기가 그래서 촬영을 거부했다. 그런데 딸의 권유로 ‘엄마 이왕에 시작한 거 방송에 알리는 것도 좋지 않으냐’는 권유로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팥죽기술은 원조로 8년 간 이 곳에서 팥죽장사를 했던 장영숙 할머니(80)에게 노하우를 배웠다.

“장 할머니가 내게 팥죽 가게를 물려주게 된 것은 건강이 나빠 그만두려는 차에 우연히 누가 소개해 줘서 알게 됐다”는 김 대표는 “팥죽은 다른 음식과는 달리 아무리 많이 먹어도 전혀 질리지 않는다. 사람의 몸에 여러 가지로 좋다. 다이어트에 좋고 부기도 빠진다. 사포닌 성분도 들어있다. 매년 동짓날에는 귀신을 쫓는다고 해서 많이 사 간다”고 자랑했다. 

공설시장에서 30년 간 장사를 했던 한 상인(69)은 “전통시장에는 상품이 싱싱하고 싸며 덤도 있다. 과거에는 진짜 점심은 물론 저녁도 못 먹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 그야말로 계속 밀려드는 고객들을 상대하느라 몸이 얼마나 고단한지 금세 쓰러질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올해 장사가 이렇게 안되고 어려운 것은 처음 겪는다. 나는 열무와 배추, 고추 등 농사를 직접 지은 것을 판매하고 있다. 물건을 사다가 판매하면 남지가 않는다. 반면 대형마트는 한 보따리씩 사갈 정도로 사람들이 미어터진다. 상대적으로 전통시장은 장사가 안 돼 죽을 맛”이라며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러면서 이 상인은 “옥천군의 인구가 많이 줄고 기업도 다른 곳으로 많이 이전했다. 인구는 없는데 마트가 많아 서로 제살 깎아먹기 식이다. 재래시장에는 카드를 쓰지 않는다. 카드를 안 쓰는 문제도 있다. 여기서 판매하는 물건은 배달을 하지 못한다. 정부와 옥천군이 고객들이 적정한 가격 이상의 물건을 구입할 경우 배달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의했다.  

정진기 회장(81)은 “우리 시장은 건물이 현대화가 돼 있는 것이 장점이다. 상인들이 노령화 된 반면, 젊은 부부가 장사를 참 잘하고 있고 팥죽도 유명하다”면서 “5개월 전에 ‘요코밸리’가 입점해 장사를 그런대로 하고 있어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 앞으로 30대 청년상인이 입점을 준비하고 있고 상인들이 협동조합을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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