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종태 ‘本情’대표 “초콜릿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팝니다”

토종 초콜릿회사 ‘본정’ “시민의 사랑으로 ‘10평의 행복’ 성공”
전통 옹기장이 만든 과학의 지혜 ‘옹기’에 담은 초콜릿 맛 최상
홍삼초콜릿‧디저트 등 자동판매기서 뽑아먹는 날 머지않아
아프리카 쓰레기더미서 벌레 잡아먹는 것 보고 ‘식량 나눔’도

김정원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11.01 16:53:02

▲ 이종태 ‘본정(本情)’ 대표가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김정원 기자

“‘본정(本情)’은 초콜릿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文化)’와 ‘사랑’을 팝니다.”

충북의 향토기업으로 초콜릿으로 대박을 일궈낸 초콜릿 전문회사 본정 이종태 대표이사(55‧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대로 86)는 초콜릿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기자가 처음 만난 그는 덩치가 큰 럭비선수출신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초콜릿처럼 ‘달콤한 세상’을 꿈꾸고 있었다.

이종태 대표는 1970년대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들여오기 시작한 서양의 산물인 초콜릿을 동‧서양의 만남으로, 초콜릿을 담을 전통 ‘옹기’를 만들기까지 그야말로 초콜릿을 개발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한 향토 기업인이다.

한국인들은 따뜻한 마음인 ‘정(情)’을 자랑하고 있지만 바쁜 현대인들은 정작 정을 잊고 살아간다. 이 대표는 정이 담긴 달콤함으로 기성세대와 현대인들과 ‘가교(bridge)’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초콜릿에 담았다고 했다.

1999년 설립, 내년 창업 20주년을 앞둔 본정은 ‘인삼‧홍삼초콜릿’이 대표 브랜드다. 또한 토종인 청매실‧녹차초콜릿, 트러플초콜릿, 수험생들을 위한 식용약초를 분말로 배합한 ‘기억력초콜릿’을 생산하고 있다. 또 우리 농산물 소비를 촉진한다는 차원에서 대추‧고추초콜릿, 충북쌀카스테라, 증평고구마케이크도 출시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케이크와 디저트‧마카롱‧브래드, 그리고 커피‧음료까지 망라하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직원은 15명에 불과하다. ‘벤처정신’으로 똘똘 뭉친 본정은 소수 정예화한 것이다.

이 대표는 “본정은 ‘원래의 정을 드린다’는 의미로 제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아 만든 최상의 상품이다. 우리 브랜드는 ‘동양적인 사고’와 ‘미(美)’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한 고급스럽고 절제된 이미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꿈속의 맛’을 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과연 꿈속의 맛이란 어떤 걸까? 그의 말을 듣고 일본 사람들이 “삶을 마감하는 순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오자사의 양갱’”이 불현 듯 떠올랐다.

고등학교 때까지 럭비선수로 활약했고 일본(와세다대)에서 공부한 이 대표는 창업하기 전 서울에서 번듯한 섬유회사를 다녔다. 35세의 젊은 청년은 1998년 IMF 당시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청주로 내려왔다. 그가 “퇴직금을 털어 창업을 한다”고 했더니 가족은 물론 형제들까지 “초콜릿으로 어떻게 먹고 사느냐”며 반대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직장의 일로 프랑스에 출장을 갔다가 작은 초콜릿 가게 앞에 늘어선 긴 줄을 본 것이 계기가 됐다.

◇ 우리 전통 ‘인절미’서 착상한 ‘인삼초콜릿’

그는 “20년 사업을 했는데 40년 인생을 살아온 것 같다. 가만히 있으면 쓰러질 것 같고 바람에 흔들릴 것 같으니 강해지고 아이디어가 부족하니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첫 고리가 잘 꿰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처음 초콜릿을 개발했을 때는 막막했다. 인삼과 초콜릿이 어떻게 하나가 되나, 정말 암담했다. 하도 많이 쳐다보고 만지다 보니 지치고 화가 치밀어 그 것을 모두 치워 버렸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어느 순간에 인삼초콜릿이 만들어져 있었다. 또 그것을 어떤 식으로 하나로 접목할까하는 생각에 집중하다보니 막 (아이디어가)오더라. 불현 듯 우리나라 전통 ‘인절미’가 생각났다. 초콜릿을 인삼으로 무치면 좋은 맛이 되고 우리 전통적인 초콜릿이 되겠다고 싶었다. 그래서 인삼분말 초콜릿이 탄생하게 됐다”며 인삼초콜릿 등의 제조과정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초콜릿의 표층에 인삼 맛이 먼저 들어가면 젊은 사람들과 아이들이 먹기 힘든 식품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정과타입, 캐러멜 식으로 만들어 본 뒤 정과를 슬라이스 했다. 이를 그 안에 넣은 뒤 인삼과 초콜릿을 넣고 마사지했더니 인삼이 들어 있는 것을 모르는 인삼정과 초콜릿이 탄생했다.”


▲ 이종태 본정 대표가 본사 문화센터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인삼리큐르초콜릿’ 개발과정도 재미있다.
“인삼주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금산 인삼주 명인 김창수 씨를 찾아가 인삼주로 초콜릿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15도짜리 인삼주를 줘서 인삼리큐르초콜릿을 만들었다. 그러나 맛이 나지 않아 실패했다. 이어 34도 증류수를 넣어 만들었더니 환상적인 맛이 낫고 먹었을 때 인삼의 향이 입안에 가득했다. 문제는 일정한 알코올 도수가 되면 국내에서 유통을 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특허만 가지고 있을 뿐 아직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 다음 문제는 제품을 개발했는데 소비자에게 어떻게 접근(어프로치)을 할까? 마케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정석으로 하기 보다는 역발상을 하기 시작했다. ‘가격이 싸야하고 담기 편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상자를 먼저 만들었다. 이는 내가 1등을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의미였다.”

◇ 과학의 지혜 ‘옹기’에 담은 초콜릿 맛 ‘최상’

본정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있고 ‘옹기 초콜릿’은 과학의 지혜을 담고 있다.
초콜릿 용기는 우리 고유의 전통방식 그대로 수동물레만을 고집하는 본정 문현동 옹기장(69)이 손수 빚어낸 옹기에 담는다. 옹기는 검정‧흰색 두 가지다. 깨져도 흙으로 되돌아가는 옹기는 친환경재로 만든 데다 흙으로 빚은 항아리를 1250도의 열로 가마에 구워낸다. 

특히 초콜릿은 온도에 아주 예민해 조상들이 음식을 보관할 때 사용한 옹기의 특성과 최고의 조화를 이뤄 외부의 온도를 차단하고 내부의 온도를 밖으로 내보낸다. 옹기는 초콜릿을 최상의 맛이 유지되도록 보관, 아주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 주는 것이다.

이 대표는 본정 초콜릿의 ‘36.5도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우리 인생이 눈을 뜨고 살아가는 기간은 약 36년이고 아기가 잉태돼 엄마 뱃속에서 자랄 때의 온도가 36.5도이며 1년이 365일이다. 초콜릿을 녹여서 만드는데 좋은 온도도 약 36.5도다. 뭔가 통하지 않습니까? 이런 아름다운 인연으로 본정 초콜릿은 세상을 달콤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36.5도 ‘사랑의 분수대’가 돼 한국초콜릿의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7년 12월 28일 오전 9시 58분 中 상하이점 개점

이 대표가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에서 시작한 본정은 청주 본점과 현대백화점 충청점‧청주국제공항‧KTX서대전역점 등 5곳의 매장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2500만 명이 살고 있는 거대 도시 중국 상하이 푸동에 본정 1호점을 냈다. 당시 중국인들에게 행운의 숫자인 ‘8’이 들어간 날짜와 시간에 맞춰 2017년 12월 28일 오전 9시 58분에 개점행사를 가졌다.

상하이 본정 1호점은 대형 쇼핑몰 1층에 매장(231m²) 내부는 통유리로 된 초콜릿공장이 운영되고 10여 명의 제빵사들이 초콜릿과 케이크, 빵 등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청주 본사에서 제빵 기술과 마케팅 등 노하우를 배워갔다.

상하이 본정 1호점은 현지인들이 모두 운영한다. 이 대표가 투자한 것은 브랜드와 기술력 뿐이다. 현지인들로부터 일정지분을 받아 ‘상하이본정식품관리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이 대표는 중국 법인과 라이선싱 계약을 맺어 본정의 20년 노하우가 담긴 교육과정과 경영시스템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본정 자체의 힘으로 진출했다. 또한 본사 생산전무가 주기적으로 이들에게 기술을 지도하고 있다.

개점행사에는 중국 전역의 제과업체 35곳이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정도로 본정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면서 한국 토종초콜릿이 상하이는 물론 14억 인구의 중국을 본정의 달콤한 초콜릿으로 사로잡을 날도 머지않았다.

◇퇴직자 등에 ‘10평의 행복’ 동네빵집 기회제공

이 대표는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한 분들에게 동네빵집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빵집은 대기업 3사가 서민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서민들이 점포를 내기가 쉽지 않다. 본정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대기업 못지않게 유통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초콜릿 제품 생산에는 이 대표의 장인정신과 제품철학이 오롯이 담겨있다.
이 대표는 “창업을 결심할 때부터 올바른 먹거리로 해야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지키고 있다. 초콜릿 가게를 보고 어릴 때부터 잘 먹는 것이 선진국이고 어릴 때부터 잘 먹어야 아이들에게 희망이 있고 미래가 있다”는 것은 그의 소신이자 기업경영의 철학이다.

“음식은 어릴 때부터 잘 먹어야 선진국이고 어른이 돼서 잘 먹는 것은 후진국이다. 동네빵집에서 건실한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의미에서 창업을 했고 이런 생각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10평의 행복’으로 여기까지 온 것은 청주시민들이 인정해주고 사랑해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고객들과 함께 멀리 가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 본정 본사 1층 매장에는 카페와 100권의 책을 비치하고 있다. 앞에 전시된 제품은 초콜릿을 담는 용기인 전통 옹기.ⓒ김정원 기자

그는 2015년 청주고등학교 앞에 5층 사옥을 마련했다.
이 대표는 “본정은 사회 환원 및 사회공헌차원에서 제과·제빵 기술을 가진 분들에게 소자본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생각이다. 저도 창업을 해봤지만,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브랜드와 간판이다. 아무리 하고 싶어도 ‘영수네 빵집’으로는 안 된다. 1999년이라는 본정의 역사를 쓸 수 있다. 우리는 트렌드를 쫓아가고 있기 때문에 본정이 가진 래스피를 적용해 줄 수 있다. 브랜드를 사용한 대가는 이익금의 일부를 기부금으로 내면 된다”고 제시했다. 

그는 “소자본 창업의 또 하나의 문제는 ‘부자재(副資材)’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자체브랜드를 가지려니까 빵 봉지 하나도 팔리지 않아도 한꺼번에 10년 치를 사야했다. 이런 환경에서 ‘골리앗’이나 다름없는 대기업 빵집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본정은 잘 운영되고 있으니 부자재 100개가 필요하면 100개를 가져가면 된다. 빵 기술 경험이 없는 사람은 뒷골목도 괜찮다. 수익금은 돈 벌어서 매출의 몇 퍼센트가 아니라 이익금의 몇 퍼센트를 정해서 내고, 안 남으면 안 줘도 된다. 동네 빵집이니 먹고 살라고 빵집을 내주는 것이지 떼돈을 벌려고 한 것은 아니다”며 ‘10평의 행복’의 후원을 약속했다.
 
◇ 쓰레기더미서 벌레 잡아먹는 것 보고 ‘식량 나눔’ 운동

그는 3년 전부터 매출의 3~5%를 아프리카에 밀가루를 보내는 등 ‘식량 나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세상에는 의외로 못 먹고 사는 사람이 많다. 아프리카에서 아침마다 쓰레기더미에서 기어 올라오는 벌레를 잡아먹는 너무도 처참한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먹다가 버리는 것이 태반인데, 먹을 것이 없어서 쓰레기 더미에서 벌레를 잡아먹고 산다니…. 똑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들에게 먹을 수 있는 것을 제공하자는 의미에서 도와주고 싶었다. 그래서 십시일반으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얼마 전에는 과테말라에 200만원을 보냈다.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동남아 오지에서도 굶어죽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회공헌은 계산하지 않고 하는 것이 내 방식이다. 4년 전부터 지금까지 보낸 것이 얼마인지 지금껏 계산한 적이 없다.”

이 대표는 “단순히 장사도 장사지만 즐거움이 있는 장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크고 작은 문화 행사에 참여하고 후원도 한다. 본정 본사 5층에 문화센터도 개설했다. 회사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이 대표가 강의하고 외부 명망 있는 인사들을 초청, 초콜릿처럼 고객들에게 달콤한 삶의 지혜를 주자는 차원에서 강의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 디저트도 ‘자동판매기서 뽑아먹는 시대’

본정 본점 카페 한쪽켠에 책이 있는 공간을 설치했다. 그 입구에는 베이커리를 만들어 놓았더니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고 본정카페와 콜라브레이션을 이루고 있다.

이 대표는 기업 간의 콜라브레이션(collaboration‧B2B)의 좋은 사례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기업은 서로의 재능을 합해서 하나로 할 수 있다. 일본이 소니가 ‘칼자이스(Karl Zeiss)’ 렌즈를 개발함으로써 니콘(Nikon)과 캐논(Canon)을 이겼는데, 소니가 렌즈를 개발했다면 투자하다가 망했을 것이다. 최고의 렌즈회사와 소니(Sony)가 일치가 돼서 캐논과 니콘을 이긴 것이다. 유니클로는 세계적인 수익 1위의 의류업체다. 1위가 될 때는 유니클로의 유통을 담당하고 ‘토레이’가 일본 기능성 원단을 개발한 ‘히트텍’이라는 좋은 원료를 개발한 덕에 세계 의류시장을 제패했다”며 기업들 간의 콜라브레이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시대적 흐름을 봐서는 판매방법을 온라인이나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폰으로 공략하고 싶다. 그동안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했고 어떻게 오프라인에 적용시켜 나가느냐에 노력해왔다. 현재 온라인에 연결돼 판매현황‧제품상태 등을 볼 수가 있다. 최근에는 육류자동판매기 개발업체와 협력, 육류와 함께 본정의 디저트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콜릿자동판매기?, 초콜릿 회사인 본정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콜라브레이션, 즉 ‘뒤 섞임’ 같았다. 하지만 본정의 초콜릿은 코브랜딩(Co-Branding)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는 점이다. 이젠 초콜릿과 디저트를 자동판매기에서 뽑아먹을 날이 머지않았음을 이 대표는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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