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각축…이후삼 ‘화력전’ vs 엄태영 ‘토박이론’ vs 이찬구 ‘생활정치’
  • ▲ 사진 왼쪽부터 민주당 이후삼 후보, 한국당 엄태영 후보, 바른미래당 이찬구 후보.ⓒ각 후보 선거사무소
    ▲ 사진 왼쪽부터 민주당 이후삼 후보, 한국당 엄태영 후보, 바른미래당 이찬구 후보.ⓒ각 후보 선거사무소

    6·13 충북 제천·단양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열한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뉴데일리는 선거판을 점검하고 각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과 관전포인트 등을 낱낱이 짚어봤다.

    도내에서 제천·단양은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짙은 대표적인 곳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16대 총선 당시 자민련이 당선자를 냈고 18·19·20대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등이 잇따라 석권했다. 다만 17대 총선은 ‘바람몰이’에 성공한 열린우리당이 깃발을 꽂았다.

    북부권 특유의 보수색이 강하지만 이번 재선거가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지지율’이 지속되면서 여당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라는 시각이 적잖다.

    보수층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를 두고 초미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후보는 중앙당을 배경으로 삼아 ‘집권 여당후보론’을, 한국당 엄태영 후보는 토박이론을 기저에 깔고 ‘경제’를, 바른미래당 이찬구 후보는 새 인물에 방점이 찍힌 ‘교체론’을 각각 역설하고 있다. 

    ◇ 이후삼, 중앙인맥 배경 삼아 ‘화력전’…“文대통령과 함께”

    이 후보는 선거공보 표지에 ‘제천·단양의 미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라는 슬로건을 적었을 정도로 여당후보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이후삼이 정부와의 가교역할로 제천·단양을 발전시키겠다”면서 그동안 쌓아온 중앙인맥을 통해 국비확보 등을 통해 발전을 견인하겠다고 공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탄탄한 중앙인맥이 선거전에서 자연스레 드러나고 있다는 시각을 나타낸다. 중앙당 지원유세의 ‘화력’이 줄기차게 불을 뿜고 있는 게 배경이다. 

    실제 5일 추미애 대표와 박병석 의원(전 국회부의장)은 제천 남천동 홈마트 등을 찾아 이 후보 지원유세를 펼쳤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치러진 이 후보 선거캠프 개소식에는 추 대표를 비롯해 변재일 충북도당위원장, 김진표·김종민·송기헌·김영진·조승래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31일 제천 중앙시장에서 진행된 출정식에 4선의 박영선 의원이 서울에서 내려왔고 변 위원장과 오제세 의원도 함께했다. 변 위원장은 개소식에 이어 출정식까지 연거푸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1일에는 우원식 더민주 전 원내대표와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이 제천·단양에서 지원사격을 했고 3일에는 홍영표 원내대표와 평화철도 111유세단 정청래 단장, 박경미·손혜원·송옥주·한정애 의원 등이 힘을 보탰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굵직한 인물들의 지원유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 후보가 당선 시 정부를 상대로 가져올 국비액을 엿보게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천연물산업 종합단지 조성과 강호축(호남~충청~강원) 고속철도 제천 분기점 구축 등을 대표공약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제천·단양 중심 광역단위 자연치유 연계사업 추진 △단양 천혜자원 국가지정 충북내륙고속화도로(청주 북이~제천 봉양) 안정적 완공 △중앙선 고속열차(시속 250Km) 도입 등을 약속했다.

    ◇엄태영, ‘제천 토박이론’ 文정부 겨냥 “견제…보수-진보 균형”

    엄태영 후보는 불과 33세에 최연소 제천시의원으로 당선돼 재선을 기록한 뒤 민선 3·4대 제천시장 등을 지낸 점과 보수정당 외길을 걸어온 경력을 기저에 깔고 ‘민주당 대 한국당’ 1대1 구도 설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엄 후보는 선거공보 등에서 “태어나 한 번도 제천을 떠난 적이 없다. ‘은혜 갚는 까치’의 마음으로 헌신하겠다”면서 “보수와 진보의 균형이 필요하다. 견제세력을 키워야 건강한 나라가 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선 “충분한 대비없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며 “기업이 살아야 정부가 쓸 돈이 늘어난다. 나라 경제가 살아야 제천·단양 경제도 살아난다”고 언급했다.

    엄 후보는 “‘적폐청산’이라는 미명하에 보복정치가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보수색이 짙은 제천·단양에서 ‘보수 대 진보’ 구도로 승부를 걸고 싶은 토박이 정치인의 속내를 내비친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하지만 앞서의 관계자는 “엄 후보와 바른미래당 이찬구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결렬돼 3파전은 필연이 됐다”며 “진보 대 보수 대 중도개혁으로 판이 짜여졌다. 누가, 누구의 표를 잠식하느냐가 하나의 관전포인트”라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이 후보가 지난달 20일께 엄 후보에게 후보단일화를 제의해 양측이 논의를 벌였으나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현격한 시각차를 보이며 결국 불발에 그쳤다. 

    엄 후보는 △수도권전철 제천 연장 추진 △제천~삼척 간 동서고속도로 조기착공 △농산물 종합산지유통센터 건립 △농산물 종합산지유통센터 건립 △의림지 관관광드림랜드 조성 △단양복합도서관 건립 △단양호 인근 국가지정 관광단지 조성 등을 공약했다.

    공약이 빌공자 공약(空約)이 아니냐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엄 후보는 “시장으로 8년 동안 일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엄태영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 것”이라고 일축했다. 

    ◇ 이찬구, ‘생활정치’ 역설 “사람을 바꿔야”…버스요금 ‘인하 주도’한 것처럼

    바른미래당 이찬구 후보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생활정치’를 역설하고 있다.

    이 후보는 선거공보 등을 통해 “특권층이 아닌 보통사람들이 주인인 나라, 내 편, 네 편, 편가르지 않는 대한민국이 되길 희망한다”며 “보통사람들도 노력하면 잘 사는 정의로운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힘 없는 사람들에게 끝없이 희생을 강요하는 것을 ‘낡은 정치’로 규정했다. 

    특히 당이 아닌 ‘인물 교체론’을 전면에 띄우고 있다. 당만 보고 표를 던지지 말고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고 판단해 달라는 것이다. 소속 당이 원내3당인 점 등이 고려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는 2016년 20대 총선 때 이 선거구 출마를 노크했으나 공천에서 고배를 마신 전력이 있다.  

    이 후보는 제천·단양에서 출발하는 전 구간 시외버스 요금 인하를 주도한 점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특정 부문이지만 국회의원 못지 않는 성과를 이미 거둔 경험이 있다는 게 이 후보 측의 주장이다.

    그는 “시외버스 요금이 중앙고속도로 개통(2001년) 이후에도 국도 요금 기준으로 과도하게 책정돼 정부와 관련기관을 상대로 전국적으로 부당하게 책정된 요금을 바로 잡기 위해 일했다”며 “제천·단양 요금이 1만6100원에서 1만1200원으로 인하 등 10곳의 요금을 인하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1년 이후 부당하게 지불된 요금을 환수하기 위해 나설 계획이다.

    이 후보는 제천 공약으로 박달재 트레킹코스 관광명소 조성, 제천시청 이전(부지 구동명 초등학교), 국립화상병원 유치를 제시했고 단양에는 도립 단양 의료원 유치, 천연동굴 활용 특산물 개발, 청풍호 국제 관광단지 조성 등을 약속했다.

    한편 4일 공표된 KBS·MBC·SBS가 칸타퍼블릭, 코리아리서치센터, 한국리서치 등에 의뢰해 지난 1~3일까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12개 선거구의 거주 유권자 각 선거구 당 500명~506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 결과 이 후보는 35.8%, 엄 후보는 22.5%, 이 후보는 2.4%를 각각 획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