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 확산 속 초대형악재 맞은 민주당…충주시장 與주자도 논란
  • ▲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해 5월 부인 민주원씨와 함께 홍북면주민자치센터에서 19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D/B
    ▲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해 5월 부인 민주원씨와 함께 홍북면주민자치센터에서 19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D/B

    6·13 지방선거에서 ‘충청권판’이 발칵 뒤집힐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대권 주자로 꼽혔던 친노 안희정 전 충남지사발(發) ‘성폭행 스캔들’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선의 전체 승패를 좌우할 충청권에 직접적인 파장이 미치고 있다. 중원 선거판에 미칠 영향의 ‘크기’를 살펴본다.

    2014년 6회 지선에 이어 이번에도 충청권 4곳 광역단체 등을 모두 석권하는 것을 목표치로 잡은 민주당에 대형악재가 터졌다는 게 중론이다.

    안 전 지사가 SNS에 자신의 여비서를 성폭행했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하는 내용의 글을 남긴 점을 두고 ‘빼도 박도 못하게 됐다’는 시각이 기저에 깔렸다.

    즉, 전국 곳곳에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구 클래스급의 정치적 위상과 충청권에 기반을 갖고 있는 안 전 지사가 성폭행이란 ‘대형사고’를 냄에 따라 여당의 스텝이 꼬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 안희정발(發) 성폭행 스캔들 파문은 유력주자의 발을 묶었다. 민주당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는 6일 논평을 내고 “안희정 지사의 친구이기에 더욱 고통스럽다”며 “이 시점부터 도지사 예비후보로서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선거운동 재개시점을 못박지도 않았다. 친노·친문인 박 예비후보는 안 전 지사와 막역한 관계로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첫 청와대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민주당 충남지사 공천을 원하는 또 다른 주자인 4선의 비문 양승조 의원도 당초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전시장 선거와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안 전 지사와의 정치적 인연을 부각하며 표심에 접근했던 친노·친문 계열의 여당 예비주자들은 여성인권 정책 등에 방점을 찍는 등 선거전략을 대폭 수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여권과 안 전 지사를 정조준하고 포문을 열었다.

    한국당 충청권 4개 시·도당은 이날 이례적으로 공동성명을 내고 “안 전 지사는 본인의 권력을 이용해 강압으로 약자인 여성을 철저히 유린한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라며 “두 얼굴의 야누스 안 전 지사는 충청도민들에게 무릎꿇고 석고대죄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앞으로 충북, 대전, 충남, 세종 등 충청권 4개 시·도당은 ‘철벽공조’를 통해 여권과 안 전 지사 등의 도덕성을 집중 공격할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도 가세했다. 충북도당은 성명에서 “현 집권 세력은 처절하게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했고 충남도당은 “안 전 지사가 SNS에 사과문 만 남기고 사퇴한 것은 또 다른 피해자의 추가 폭로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야권이 충청권 지선판 위에 안 전 지사 스캔들을 올려 놓는 첫 단추를 꿴 것으로 보인다. 

    예사롭지 않은 성토도 나왔다. 대전과 충남의 20여개 여성단체는 안 전 지사를 겨냥해 “법적·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표심의 한 축인 여성계에서 정면으로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충북에서는 민주당 우건도 충주시장 예비후보를 둘러싼 성추행 의혹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우 예비후보는 이날 충주시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악의적 주장일 뿐”이라며 법적 대응을 천명한 반면 폭로 당사자는 민주당 충북도당 자유게시판에 성추행이 사실이라는 글을 또 올렸다. 향후 치열한 ‘진실게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지선을 목전에 두고 충청권 곳곳에서 미투운동의 한 복판에 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4선의 오제세 의원(청주 서원)은 충북도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지역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다만 (성폭행 등의 문제가) 개인적인 일인지, 아니면 당 차원의 일인지를 구분해야 한다”며 “지선이 시작되는 단계다.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야권은 안희정발(發) 성폭행 스캔들을 판 위에 고정시키려 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원 충청권 지선에 스캔들 파문이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