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석 부시장 대행체제 전환…무너진 공직기강 세워야
  • ▲ 충북 청주시청 본관 전경.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를 기념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김종혁 기자
    ▲ 충북 청주시청 본관 전경.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를 기념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김종혁 기자

    이승훈 충북 청주시장이 9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직위를 상실하자 청주시청 공무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재판결과를 논하며 뒤숭숭한 분위기다.

    시청 본관건물에는 이 시장이 최근 유치에 성공한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청주유치를 기념하는 대형 현수막이 눈길을 끌며 이 시장의 낙마에 대해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지난 1일 대법원의 상고심 기일이 잡히면서 ‘원심확정’과 ‘파기환송’의 두 가지 경우의 수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항소심의 무게감으로 인해 조심스럽게 ‘낙마’를 내다보기도 했지만 이날 최종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극도로 말을 아꼈다.

    앞서 이 시장은 지난 2014년 7월 1일 공식취임한 후 줄곳 재판에 시달려 왔다.

    2016년 2월 29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되면서부터 2년여 동안 줄기차게 법원을 드나들었다. 사실상 임기의 대부분을 재판에 시달렸다.

    이 와중에 청주시에서는 크고 작은 공무원들의 일탈이 계속 터져 나왔다.

    청사내부에서의 상관 폭행, 몰카 촬영, 뇌물수수, 최근 구청장의 음주운전까지 크고 작은 비위가 쏟아지며 공직기강이 완전히 무너져 버린 것 같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매번 공직기강을 잡겠다고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비웃기라도 한 듯 새로운 사건이 이어지곤 했다. 최근에는 감사관 교체와 비위자에 대한 진급 배제 등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 시장이 재판을 받는 처지에서 조직 장악을 하지 못했다는 혹평까지 쏟아졌다. 

    한편 청주시는 이 시장의 ‘낙마’로 인해 지방자치법에 따라 이범석 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단체장의 낙마로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이를 계기로 무너진 공직기강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기회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전해진다.

    한 시청 공무원은 “범죄 혐의여부를 떠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지금부터라도 공무원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공직생활에 임하며 시장의 공석으로 인한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 공무원은 “수십년된 간부부터 새내기까지 공무원 조직은 의외로 탄탄하다. 위기 상황 일수록 부시장님을 중심으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임할 것이며 행정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청을 방문한 한 시민도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며 “청주시 공무원들이 이를 계기로 더욱 열심히 일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