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성과, 행복교육지구·행복씨앗학교·교육공동체헌장 발표 등 공교육 기반 다져
  • ▲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26일 집무실에서 취임 3주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26일 집무실에서 취임 3주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힐러리 클린턴이 인용하며 유명해진 이 아프리카 속담은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교육 현장에서 늘 모두발언으로 즐겨 쓰는 말이다.

    이 한마디로 김 교육감의 교육철학을 가늠할 수 있다.

    그가 행복씨앗학교와 행복교육지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빛의 속도와 같은 경쟁에만 몰두하던 사람들이 던지던 막연한 우려는 어느덧 취임 3주년을 맞는 김 교육감의 최대 성과물로 돌아왔다.

    분단위로 쪼개도 시간이 모자라 보이는 김 교육감의 집무실에서 지난 3주년의 성과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들어왔다.    

    - 취임 3주년 소감은?

    “떠들석한 시간들이었다. 그동안 씨앗을 뿌리고 꽃을 피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제 좋은 열매를 맺도록 앞으로도 힘을 쏟겠다.”

    - 취임초기부터 정말 많은 일들을 추진했는데 어떤 기준이었나?

    “과거의 교육에서 벗어나 오늘의 배움이 즐거워 내일이 기다려지는 희망교육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다.

    교육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 인구절벽의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는 인간다운 품성과 능력을 가진 인재를 기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경쟁이 아닌 협력과 나눔, 창의성에 역점을 두는 교육으로 혁신해야하며 학생들이 성장하는 마을 속에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엮어 나갈 수 있도록 지역과 교육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비전을 바탕으로 일궈낸 3년의 성과를 꼽는다면?

    “먼저 공교육의 모델학교인 행복씨앗학교를 들 수 있다. 이는 민주적 학습공동체를 기반으로 학교특성에 맞는 학생 중심의 창의적 교육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어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의 생활협약문인 ‘교육공동체헌장’ 선포는 교육주체들이 자치와 자율의 원리에 입각해 인권친화적인 학교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기위한 초석이 됐다.

    또한 도내 8개 시군에서 민·관·학의 협력체로 출범한 행복교육지구 운영은 지역에 맞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교육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곧 도내 전역으로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

    - 행복씨앗학교 운영 현황은?

    “‘함께 행복한 충북 교육’을 위해 추진하는 이 사업은 2015년부터 해마다 10개교씩 선정해 현재 30개교가 운영되고 있고 23개교가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운영 학교 수를 늘리고 교육과정과 주제를 다양화해 행복씨앗학교 네트워크와 클러스터를 강화하는 등 공교육의 모델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항중인 행복교육지구의 진행 상황과 발전방향은?

    “행복교육지구는 지역 전체의 교육력을 높이고 정주여건을 강화하는 혁신모델이다.

    교육청과 지자체, 지역사회가 여건과 특색에 맞는 교육 사업을 공동으로 개발 운영하는 사업으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실제로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지정된 충주, 괴산 등 8개 지역은 물론 청주시 등 3개 지역도 준비하고 있다.

    보은 지역의 경우 마을을 품은 학교축제가 학교를 넘어 마을까지 배움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생태교실·전통공예·숲속교실·어린농부학교 등으로 다양화된 학교축제가 지역을 하나로 만들고 있다.”

  • ▲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지난 25일 충북 보은 체육공원에서 열린 설암 김천호배 동아리축구대회에서 어린 학생들과 손을 맞추고 있다.ⓒ충북교육청
    ▲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지난 25일 충북 보은 체육공원에서 열린 설암 김천호배 동아리축구대회에서 어린 학생들과 손을 맞추고 있다.ⓒ충북교육청

    - 새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정책과 충북교육은?

    “새 정부 공약과 충북의 교육정책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정책과 이름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행복교육지구, 행복씨앗학교, 전문적 학습공동체 확대 등 민주적이고 전문적인 학습공동체 확대 등은 거의 유사하다.

    새 정부에는 누리과정 국고 지원, 혁신학교 전국 확대, 고교학점제, 놀이교육 강화, 문화예술체육교육 강화, 학급당 인원 감축, 교장공모제 확대, 교사업무경감, 다문화·탈북학생 지원 확대 등을 요구했다.

    앞으로 새 정부의 교육 정책과 연계되면서 충북 교육혁신의 긍정적 효과는 더 크게 가시화 될 것이다.”

    - 하반기 설립되는 특수교육원과 진로교육원의 기능과 역할은?

    “특수교육원은 대상 학생 통합교육과 진로·직업교육 지원, 특수교육 정책 연구 등 특수교육 대상자가 직업을 갖고 직장생활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오는 9월 21일 개원 예정인 진로교육원은 학교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진로체험교육활동을 진원해 건전한 직업관을 형성하고 성숙한 사람으로 자신의 직업을 선택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업체험활동과 진로·진학 상담, 진로 탐색 및 설계를 위한 지원이 이뤄지며 교사와 학부모들의 진로교육 연수도 프로그램을 비롯해 시군별 진로체험지원센터 네트워크를 총괄 운영할 예정이다.”

    - 유럽과 북미 등 선진교육현장을 방문했었는데?

    “유럽에서는 실기 및 체험 교육 중심의 예술학교를 방문해 지역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정책 수립 및 추진이 필요함을 깊이 실감했다.

    북미지역 방문에서는 신자유주의 교육에 대한 반성과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교과중심 교육을 탈피한 생활교육 기반의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추진 중인 고교교육력 도약 사업, 진로집중 교육과정 운영 등 교육 정책과 관련된 많은 시사점을 찾을 수 있었다.”

    - 취임 후 3년이 지났고 내년이 지방선거인데 출마 의향은?

    “시기적으로 선거관련 얘기를 하는 게 적절치 않다. 다만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한다면 도민들이 판단해 줄 것으로 믿는다. 직분을 200% 노력하겠다.”

    - 도교육청내 6000여명에 달하는 비정규직(무기계약직)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먼저 그분들의 처지에 공감하며 차별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제도의 불비로 인해 처우를 못 받고 있지만 가능한 선에서 최선을 다해 열어주겠다.

    그분들을 위한 획기적인 개선은 중앙정부의 정책에 달려있다.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부분이다.”

    - 인사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

    “‘코드인사’라고 보는 시각 자체가 편파적이며 편견이라고 생각한다. 충북 교육을 위해 인재를 넓게 쓰기위한 확장 개념으로 봐 달라. 인사를 할 때 그 사람의 학력, 출신 등은 고려하지 않고 비전과 가치수행의 능력, 공익의 헌신성을 주로 본다.

    인사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김 교육감은 다소 목소리가 높아졌다. 김 교육감이 받아온 ‘편견’에 대한 시각은 무릇 인사만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취임초기 김 교육감은 교육청이나 학교 현장에서보다 산남동 법원에서 더 자주 인사를 나눌 정도로 재판에 시달렸다. 그 와중에도 행복씨앗학교, 행복교육지구 사업을 꿋꿋하게 추진해온 원동력은 바로 올바른 교육철학과 실천을 위한 의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인터뷰 내내 밝은 표정으로 여러 가지 사업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는 김 교육감은 어느 때보다 힘차 보인다. 힘들었지만 열심히 넘어온 3년 고개를 뒤돌아보기 보다 더 앞을 행해 열정적으로 뛰는 모습에서 충북 교육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