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세종시, 택시 규모·요금체계 차이로 인한 업계 반발 큰 변수
  • ▲ 충북 청주시 KTX오송역 앞에 줄지어선 택시들.ⓒ김종혁 기자
    ▲ 충북 청주시 KTX오송역 앞에 줄지어선 택시들.ⓒ김종혁 기자

    ‘KTX세종역’ 신설 움직임에 대한 이유 중의 하나로 등장한 ‘비싼 택시 요금’ 해결을 위해 충북도와 청주시, 세종시 관계자가 머리를 맞대고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직접 당사자인 택시업계의 반발이 큰 변수로 전망된다.

    허정회 충북도 대중교통팀장은 27일 “비싼 택시요금 해결을 위해 도와 청주시, 세종시 담당자가 26일 세종시에서 회의를 가졌다”며 “택시요금 인하 등 오송역에서 세종시 간의 대중교통 체계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는 세종역 신설 문제 이전부터 꾸준히 논의돼 왔다”며 “기관간 협의는 물론 택시 업계와의 협의도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오송역에서 세종시 도계까지는 5.63km, 도계에서 정부청사까지 거리는 12.3km로 총거리는 17.9km다. 

    청주지역 택시가 오송역에서 세종청사까지 운행하는 요금은 평균 2만300원이다. 이 요금은 운행 2km부터 적용되는 기본요금 2800원부터 요금계로 적산되며 시계할증 35%와 도계 할증 20%가 추가된 금액이다.

    또한 세종시에서 오송역으로 운행하는 세종시 택시의 요금은 1.5km부터 적용되는 기본요금 2800원부터 도계 할증 20%를 더해 1만9400원이 나온다.

    청주시 택시와 세종시 택시 간의 요금차이는 불과 1000원대이며 이를 서울~오송 KTX요금 1만8500원과 비교했을 때도 약 1800원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이 경우 청주시와 세종시가 모든 할증을 폐지한다면 택시 요금이 1만3000원대로, 도계 할증만 폐지한다면 1만5000원대로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택시 면허는 관한 시·군의 사업 구역내 영업만 허가된 특수한 경우다.

    때문에 타 시·도에서 영업행위를 할 수가 없으며 적발시 40여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오송역에서 세종청사에 손님을 내려준 택시는 빈차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다.

    충북도 등 3개 기관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돌아오는 길에 손님을 태울 수 있는 ‘귀로운송’ 허가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허정회 팀장은 “만약에 일정구간을 정해놓고 도계할증을 폐지 후 귀로운송을 허가한다면 택시업계의 수익이 지금보다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접한 청주시와 세종시 간 도계할증 폐지와 귀로운송 허가에는 직접 당사자인 택시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하는 선결문제가 남아있다.

    예를 들어 도계할증을 폐지한다면 280여대의 택시가 운행하고 있는 세종시 업계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 청주시에 등록된 4100여대의 택시가 세종으로 몰려가는 기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행복도시건설청은 대전과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공주시, 청주시에서 파견된 공무원들로 구성된 TF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설립예정인 충청권광역교통본부의 초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TF팀은 관할내의 택시, BRT, 시내버스 등의 대중교통체계 개선을 위한 공동 업무를 진행하고 있어 지역 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충청권의 대중교통 편의를 위해 박덕흠 의원(새누리 보은·옥천·영동·괴산)은 대전~세종~청주 간 경전철 설치를 주장하기도 했으며 일각에서 차세대 교통수단인 ‘트램(노면열차)’을 활용하자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택시요금’ 문제를 비롯한 광역교통망 건설을 위해서는 충청권이 서로 공조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편의만을 위해 택시요금을 앞세워 ‘KTX세종역’ 설치를 주장하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