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언구 충북도의회 의장.ⓒ충북도의회
    ▲ 이언구 충북도의회 의장.ⓒ충북도의회

    지난해부터 벌여온 두기관의 학생들 ‘밥값’ 논쟁이 극적으로 타결되던 날 충북도와 도교육청 그리고 도의회의 수장 셋이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었다.

    도와 도교육청 양 기관이 극한 대립으로 제목소리만 낼 때 도의회는 양쪽의 의견과 내용을 읽어내고 소통을 이끌어내기에 바빴다. 결국 타협은 이뤄졌고 그 중심에 이언구 도의장이 있었다.

    “주민에게 다가가는 정치, 소통과 화합이 우선이다.”  

    이 도의장은 10대 충북도의회 전반기 의장직에 대한 그간의 여정에 대해 소통과 화합을 위한 시간임을 강조했다. 그만큼 충북도정에서 도의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는 부분이다. 도의회는 바른 도정을 향한 도민의 대변자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 도의장과 일문일답.

    -먼저 무상급식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정말 많은 갈등과 그에 따른 많은 고민, 시간이 투자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갈등이 새해 첫 선물로 다가온 것처럼 기쁘다.

    -도와 교육청의 가운데에서 힘들지 않았나.
    물론이다. 어떤 일이든 가운데에서 중립을 지키는 것이 아장 어려운 법이다. 도는 도대로 교육청은 교육청대로 나름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가운데에서서 많이 애매했다.

    그러나 도의회에서 적절한 타협방안을 제시했고 도와 교육청에서 최종 수용했다. 이를 위해 노력한 도의회 의원들과 직원들의 결실이며 통 큰 결정을 해준 도지사와 도교육감께 감사를 드린다.

    -무상급식이 타결되는 자리에서 김병우 교육감에게 앞으로 더 많이 내 놓으라고 했는데.
    (웃음)그랬다. 무상급식은 잘 해결됐고 이제 누리과정 문제가 코앞이다. 많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축하의 자리에서도 양 기관장에게 다음 쟁점에 대해 언급해 버렸다. 그 부분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욕심이 앞섰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충북의 대표 기관인 도와 도교육청에서 여러 현안에 대해 서로 도와가며 소통하기 바라는 마음이다. 누리과정 문제도 잘 해결되길 바란다.

    -4·13총선이 코앞이다. 도의회의 입장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정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도의회 차원에서 노력해 나가겠다. 또 19대 국회가 제 일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20대에는 좋은 공약을 제시하고 반드시 그 약속을 지켜나가는 인물들이 당선됐으면 좋겠다.

    -현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에는 많은 도의원들이 드나든다. 의장도 새누리당 소속인데 중립을 지키는 것이 어렵지 않나.
    새누리 당적이지만 어디까지나 현직 도의회 의장이다. 부끄럼 없이 의장의 역할에 충실하겠다. 지켜봐 달라. 몇몇 도의원들이 총선 예비후보 사무실을 방문하는 점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선거에 영향을 주는 무리한 언행은 주의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충북대와 교통대증평캠퍼스, 도립대의 통합 논란에 대해서는.
    앞으로 학생 수가 점점 감소하면서 유사학과 통폐합 등 국립대에 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지역 정서를 배제하고 단순히 경제논리만 적용한다면 큰 혼란과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충북대는 도의 대표 국립대로써, 교통대는 전국 차원의 특성화 대학으로써 의미가 있다. 두 대학이 같이 발전하는 것이 충북에 큰 도움이 될 텐데 지금 상황은 조금 성급한 것 같다.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 또한 좋은 타협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 ▲ 이언구 충북도의장, 이시종 충북지사,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찻잔 건배를 하고있다.ⓒ김종혁 기자
    ▲ 이언구 충북도의장, 이시종 충북지사,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찻잔 건배를 하고있다.ⓒ김종혁 기자

    -오는 7월이면 도의회 전반기가 끝난다. 후반기 도의장에 재도전 할 것인지.
    이번 전반기는 정말 바쁘게 지나왔다. 후반기에는 다른 분이 좀 더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바란다. 지금 도의원들 중에 훌륭한 분들이 많다.

    -전반기 도의회의 주요 성과는.
    도의회 숙원사업인 청사를 건립할 수 있게 된 것과 의원의 권한을 포기하며 주민숙원사업비를 없앤 것이 내부적으로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반대도 많았지만 잘 해결됐다.

    외부적으로 도와 도교육청간의 무상급식 타결을 비롯해 많은 일들이 있었다.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한 도의원들과 주민들의 협조가 큰 힘이 됐다.

    -전반기를 잘 이끌어온 동력은 무엇인가.
    의장을 맡으면서 동료 의원들에게 ‘역동적 의회’를 주문했다. 또한 청렴 조례를 만들어 스스로 실천하게 했다.

    청원의 다둥이가족지원, 연탄배달, 자투리금액 모아 충북공동모금회 전달 등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동료의원들이 솔선수범했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동료 의원들에게 특별한 주문을 했었다 는데.
    의정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주문했다. 또한 관계기관과 주민들에게 ‘도의원을 불러서 활용하라’고 요청했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주민에게 다가가라는 뜻이었다.

    -앞선 감이 있지만 후반기 도의회에 하고 싶은 말은.
    전반기 원 구성을 하면서 ‘싹쓸이’ 비판을 받아 많이 힘들었다. 결국 화합과 소통이다. 후반기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한 번 더 만나고 한 번 더 이야기해서 좋은 원구성이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최근 지역에 술렁이는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서는.
    반 총장은 충청의 인물이다. 차기 대권에 나와 지역의 열망과 성원을 이끌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여야를 막론한 민심이라고 생각되며 결정은 반 총장이 할 것이라 생각된다. 

    인터뷰를 마친 이 도의장의 집무실에는 솔방울 한 바구니와 작은 어항이 함께 놓여 있다. 넓게 벌어져 있는 마른 솔방울을 물속에 넣으면 신기하게도 나무에 붙어 있을 때처럼 단단한 모양으로 변한다. 그리고 꺼내 놓으면 또 넓게 벌어지며 좋은 향을 낸다.

    변화와 다양성을 인정해야만 세상은 제대로 돌아간다. 그렇기 위해서는 소통을 통한 타협이 반드시 필요하다. 부인이 마련해준 솔방울 바구니를 이 도의장이 집무실에 놓고 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