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지만 당찬 산세로 운동에 최고 [진경수의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여행] - 충북 청주시 편
  • ▲ 우암산 고스락.ⓒ진경수 山 애호가
    ▲ 우암산 고스락.ⓒ진경수 山 애호가
    충북 청주시 상당구 수동 산 2-1에 위치한 우암산(牛岩山, 해발 353m)은 소가 누운 모습을 하고 있어서 옛날엔 와우산(臥牛山)이라 불리던 산이다.

    우암산은 한남금북정맥이 지나는 상당산성에서 서쪽으로 갈려져 나온 산줄기에 솟아 있으며, 청주시민의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진산이다.

    이 산은 겉보기와 다르게 산의 속살이 큰 산에 버금갈 만큼 숲이 울창하고, 골짝마다 절과 암자가 자리를 잡고 있다.

    우암산은 약수터와 등산로, ‘우암산 걷기길’의 순환로가 잘 마련돼 있어 청주시민의 휴식처로 사랑을 받고 있다. 또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뻗어 있는 등산로로 접근이 쉽다.
  • ▲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국립청주박물관.ⓒ진경수 山 애호가
    ▲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국립청주박물관.ⓒ진경수 山 애호가
    가장 인기 있는 들머리는 승용차로 접근이 좋은 삼일공원이지만, 우암산의 산세를 제대로 느끼려면 동쪽의 국립청주박물관을 들머리로 하고 삼일공원을 날머리로 하는 게 좋다.

    국립청주박물관 주차장에 도착하니 제법 단풍이 물들어간다. 박물관 외형 둘레를 돌아보고, 내부도 관람하고 나서 산행하여도 시간은 넉넉하다.

    주차장 바로 윗길의 망주석이 세워진 옆길을 따라 오른다. 길을 걷다가 오른쪽의 우암산 걷기길 표지목과 장승이 있는 오솔길을 걷는다.

    등나무 쉼터를 지나 가을 냄새 물씬 풍기는 숲길에서 가을의 풍부한 감성을 느낀다. 곧이어 커다란 돌탑과 우암산걷기길 표지판 옆으로 우암산걷기길 출입구를 만난다.
  • ▲ 우암산생태터널 아래 우암산걷기길 출입구.ⓒ진경수 山 애호가
    ▲ 우암산생태터널 아래 우암산걷기길 출입구.ⓒ진경수 山 애호가
    이런 아뿔싸! 우암산걷기길 출입구 앞에는 출입통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사유지 공사 관계로 출입을 통제한다고 출입문을 자물쇠로 꽁꽁 잠가 놓았다.

    산행 계획을 변경해 이곳에서 약 1㎞ 떨어진 우암산생태터널로 이동한다. 국립청주박물관 주차장을 출발해 청주랜드를 지나 우암산로를 이동하다가 우측 비포장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에는 승용차 5~6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이곳에서 생태터널 방향으로 약간만 이동하면 우암산걷기길 출입구를 만난다.

    이번 산행은 우암산생태터널 아래 우암산 걷기길 출입구~우암산 정상~와우정~우암산 약수터~송신탑~삼일공원~보현사갈림길~청대후문~보현사갈림길~우암산 고스락~우암산생태터널 아래 우암산걷기길 출입구로 약 7.8㎞이다.
  • ▲ 등산로 초입부터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단.ⓒ진경수 山 애호가
    ▲ 등산로 초입부터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단.ⓒ진경수 山 애호가
    우암산 둘레를 한 바퀴 도는 우암산 걷기길로 들어선다. 계단을 오르면 나지막한 산등성이에 이른다. 이곳에서 우측으로는 망산과 상당산성으로 이어지고, 좌측으로는 생태터널을 지나 우암산으로 이어진다.

    생태터널 길에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몇몇 시민들이 사색을 즐기고 있다. 이 쉼터를 지나자마자 나무계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국립청주박물관 방향의 이정표를 지나고 나서도 하늘에 닿을 듯이 나무계단 오르막은 계속된다. 선선한 날씨지만 숨이 차고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숲속을 가르며 오르는 계단길이 혹여 밋밋하여 지루함을 느낄까 봐 석탑 2기가 마중한다. 그렇게 초반부터 고된 길을 오른 후에 잠시 쉬어가라는 쉼터를 만난다.
  • ▲ 우암산 고스락 부근의 체육공원.ⓒ진경수 山 애호가
    ▲ 우암산 고스락 부근의 체육공원.ⓒ진경수 山 애호가
    아카시아나무와 갖가지 참나무가 이루는 숲속의 흙길을 오른다. 이어 평탄한 잣나무 숲길을 지나서 다시 계단을 오른다. 또 다시 이런 길을 반복해서 오른다.

    소나무 숲길에 쌓아 올린 석탑을 지나고, 설치된 밧줄 난간에 의지해 거친 바윗길을 힘차게 오르면 이정표와 함께 비스듬한 경사지 아래에 각종 운동기구가 설치된 체육공원을 만난다.

    경사지에는 무덤 몇기가 있고, 체육공원에는 어르신들 몇 분이 열심히 운동 중이다. 이곳에서 우암산 고스락은 청주향교 방향인 체육공원 아래로 내려간다.

    공원 끝자락에 세워진 이정표에서 광덕사 방향으로 조금 더 이동하면 우암산 고스락을 만난다. 이곳에는 고스락 돌과 돌탑이 있고,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조망은 없다.
  • ▲ 우암정.ⓒ진경수 山 애호가
    ▲ 우암정.ⓒ진경수 山 애호가
    다시 체육공원으로 돌아와 천막이 덮인 체육시설을 보니 헬스장을 방불케 한다. 이처럼 우암산의 공간은 청주시민에게 건강지킴이 역할을 한다.

    능선에 설치된 긴 의자에는 사색을 즐기거나 책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색깔로 치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풍요롭고 평화로운 행복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있어 필자도 덩달아 행복해진다. 이 산 천체가 삼국시대 쌓은 산성 터였다는 안내판을 읽어 보고 삼일공원 방향으로 이동한다.

    체육공원에서 얼마 이동하지 않아 ‘우암산 정상(0.6㎞)·안덕벌(1.2㎞)·삼일공원(1.6㎞)’이정표를 만나고, 그 옆에 2층으로 우뚝하게 선 우암정을 만난다.
  • ▲ 우암정에서 바라본 청주시 전경.ⓒ진경수 山 애호가
    ▲ 우암정에서 바라본 청주시 전경.ⓒ진경수 山 애호가
    정자 앞에는 나무를 중심으로 돌아가며 전망데크를 설치해 놓았다. 그곳에서 CJB 송신탑을 조망하고, 우암산의 옛 이름을 딴 와우정에 오른다.

    팔각정자 둘레로 걸터앉을 의자가 설치되어 있고, 한가운데 책상과 의자가 놓여있다. 그 옆으로 장기말을 담은 통이 놓여있는 것을 보니, 책상은 장기를 두는 신선들의 자리인 모양이다.

    와우정에서 청주시가지를 바라보지만, 웃자란 나무들로 전망은 신통치 않지만 그래도 볼만하다. 이곳에서 차 한잔하며 누구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신만의 치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와우정을 내려와 전망데크 옆의 소나무 숲 아래에 있는 계단으로 하행한다. 상행코스와 마찬가지로 조망은 없지만, 산길은 급경사의 바윗길로 얼굴을 바꾼다.
  • ▲ 삼일공원으로 하행하는 바윗길.ⓒ진경수 山 애호가
    ▲ 삼일공원으로 하행하는 바윗길.ⓒ진경수 山 애호가
    바윗길 옆으로 커다란 바위가 드문드문 호위하고, 좌우로는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그 속에서 보이지 않는 새의 청아한 노랫소리가 마음을 맑게 한다.

    돌탑과 청주 우암산성 안내판을 지나면서 널찍하게 경사진 암반을 내려가면 평탄한 흙길이 잠시 이어진다. 우측으로 조금만 내려서면 우암산 약수터가 있다.

    약숫물 한 잔을 마시고 다시 능선으로 돌아온다. 흙길은 시멘트 포장길로 바뀌면서 ‘삼일공원(1.1㎞)·보현사(0.5㎞)·우암산정상(0.6㎞)’ 갈림길 이정표를 만난다.

    우암산 등산로 곳곳에 쉼터가 마련되어 있는 것처럼 이곳도 역시 긴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삼일공원 쪽으로 직진하면 MBC송신탑을 지나 데크로드를 걷는다.
  • ▲ 삼일공원으로 하행하는 계단길.ⓒ진경수 山 애호가
    ▲ 삼일공원으로 하행하는 계단길.ⓒ진경수 山 애호가
    송신탑과 각 방송사의 건물을 피해 설치된 데크로드를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데크로드 끝자락에서 KBS 송신탑을 만나고, 청주 시내가 조망되지만 웃자란 나뭇가지로 신통치 않다.

    나무계단과 소나무가 우거진 돌길을 하행하는데, 길옆에는 두 기의 돌탑이 있다. 반복되는 내리막 계단은 곧이어 짙은 청록의 단풍나무와 소나무로 둘러싸인 공터에 닿는다.

    이곳에는 체육시설과 단풍나무 아래 쉼터 공간이 마련돼 있고, 한쪽 곁에는 바위에 음수대(飮水臺)라고 새겨진 샘물이 있지만 물은 나오지 않는다.

    이곳에서 날머리인 삼일공원까지는 가파른 내리막 계단으로 이어지지만 그리 멀지 않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등산로 우암산걷기길 안내판, 흙먼지털이기, 해충기피제분사기, 화장실 등이 구비돼 있다.
  • ▲ 우암산생태터널에서 바라본 명암타워.ⓒ진경수 山 애호가
    ▲ 우암산생태터널에서 바라본 명암타워.ⓒ진경수 山 애호가
    차량 회수를 위해 ​우암산로를 걸을 수 있지만, 산행 걷기가 조금 부족하다 싶어 다시 삼일공원에서 우암산 고스락을 향해 산길을 오른다. 계단 오르막길은 다리 근력 향상에 최고다.

    3개 방송사 송신탑을 지나 보현사 분기점에서 청대후문 입구까지 계단 길로 하산했다가 다시 올라와 우암산 고스락을 오른다. 이 등산로 끝자락에서 계곡을 만난다.

    우암산 등산로를 왕복하는 사람이 필자뿐만 아니다. 우암산생태터널 부근에 도착하니 삼일공원으로 하산할 때 만난 상행 등산객이 이젠 서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한다.

    우암산생태터널에 도착해 명암타워와 국립청주박물관 주차장의 선명한 단풍을 조망하고, 계단을 통해 우암산걷기길 출입구를 나와 주차장에 도착해 산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