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방문 후 대청호 규제 해제됐다고 생각” “법률안 개정·규제 피해 할 수 있는 일 ‘투트랙 전략’”
  • ▲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도지사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충북도
    ▲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도지사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충북도
    “죽을 각오(破釜沈船‧破釜沈舟)를 하면 되고, 살려고 하면 죽고….”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대청호 등에 얽힌 각종 규제를 해결하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싸우겠다”는 결의와 각오를 밝혔다. 

    최근 도청에서 가진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김 지사는  ‘규제 전장(戰場)’ 출전을 앞두고 선봉에 선 장수처럼 비장함이 엿보였다.

    역대 정권에서 충북은 그동안 각종 행정의 ‘시범지역’이었다. 충북사람들은 각종 규제에도 정부의 일이라면 큰 불평 없이 순응하며 잘도 참아왔다. 이런 연유로 충북은 좋게 말해 ‘양반의 고장’이지, 타 시‧도사람들은 충북을 소위 ‘멍청도’라고 불렀다. 

    하지만 2022년 6월 1일 치러진 지방선거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김 지사는 공약 1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펼쳐 보이려니 각종 규제로 꽁꽁 묶여 도무지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절망의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김 지사가 낙망‧낙담 속에서 ‘희망’을 갖게 된 것은 정부의 각종 ‘규제 덩어리’를 피해가기보다는 직접 부딪히면 정면 돌파하겠다고 결심할 때부터다. 그가 오죽하면 ‘활주로에 드러눕겠다’고까지 했을까.

    도민들은 김 지사가 그동안 충북도민의 응어리진 곳을 정확히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남대를 방문해 “수질오염과 관련이 없는 전기동력선이나 수소선 등을 대청호에 띄우는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라”고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이에 고무된 김 지사는 즉각 언론에 “대청호 등의 규제는 해제됐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의 청남대 방문은 이제 누가 봐도 규제해제와 관련 대통령과 나는 같은 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청남대 방문은 각종 규제로 묶인 충북의 현실을 그의 절박한 심정으로 쓴 상소문에 대한 응원으로 분석된다.  

    그는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 특별법안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규제를 피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보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 김영환 충북도지사(왼쪽)가 지난 14일 청남대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내를 돌며 청남대 규제 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 대통령실
    ▲ 김영환 충북도지사(왼쪽)가 지난 14일 청남대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내를 돌며 청남대 규제 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 대통령실
    다음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2023년은 민선 8기 충북 도정이 추진되는 사실상 원년이다.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 최초, 세계 최초의 혁신적 정책들에 박차를 가해 충북의 정체성, 충북의 이미지, 충북의 브랜드를 만드는데 도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먼저,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757개의 아름다운 호수와 백두대간을 배경으로, 스위스‧오스트리아보다 더 매력적인 충북을 만들겠다.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 ‘해안과 함께 내륙으로’ 중부내륙시대를 열기 위해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에 힘을 쏟겠다.

    -‘의료비 후불제’와 ‘못난이 김치’ 등이 성과를 냈는데. 

    ‘의료비 후불제’를 과감히 실시해 의료비 부담 때문에 질병 치료를 받지 못하는 도민들이 치료를 제때 받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그리고 못난이 농산물에 역발상의 가치를 입혀 ‘못난이 김치’, ‘못난이 사과’, ‘못난이 옥수수’ 등 각종 ‘못난이 농산물’ 사업 확대를 통해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겠으며, 촘촘한 육아, 보육, 교육, 의료 시스템을 구축해 충북을 ‘대한민국 출생률 1위’ 도(道)로 만들겠다.”

    -공약 1호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추진 상황은.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는 시작됐다. 우선 추진 가능한 것부터 시작하겠다. 청남대, 미동산수목원, 조령산휴양림, 미호강, 충북자연학습원, 폐교 활용 등 5대 선도과제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거점모델로 육성할 청남대는 15대 혁신과제를 선정, 올해 100만 명 관람객 돌파를 목표로 한다. 주차공간을 1626명으로 확대했고, 5월에는 사전예약제 없이 누구나 차를 끌고 청남대 안까지 진입할 수 있다. 또, 청남대 입구까지 수변 산책로(7.3㎞) 조성, 물멍쉼터 등 편의시설, 미술관 등을 조성하는 등 도민의 피키닉 공원으로 만들겠다.
    미동산수목원과 조령산 휴양림은 생태‧환경 중심의 백두대간 대표 체류형 관광지로, 미동산수목원은 2월 1일부터 입장료를 무료화했다.
    미호강은 수질개선과 친수 여가공간 조성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충북 자연학습원은 가족 야영장을 15면에서 40면으로 확대한다.”

    -‘중부내륙연계발전특별법’ 추진 로드맵과 국회 통과 전망은.

    “연내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법안은 지난해 12월 29일 정우택 의원 등 28인으로 발의됐고, 입법 예고(1.3일~3.17일)를 마쳤으며, 행안위 입법조사관이 법안을 검토 중이다. 3월 행안위 전체 회의 상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행안위 심사를 오는 9월까지 마치고, 10~11월 법사위를 거쳐 12월에 본회의를 통과시킨다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1차로 부처 의견이 반영되는 행안위 법안소위 대응이 관건이고 법안 반대부처를 대상으로 설득작업과 함께 수정법안을 준비 중이다.”
  • ▲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지난 21일 청주 무심천 상류에서 카약을 체험하고 있다.ⓒ충북도
    ▲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지난 21일 청주 무심천 상류에서 카약을 체험하고 있다.ⓒ충북도
    -법안이 연내 통과되는데 걸림돌은.

    “2가지 정도의 변수가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탄핵소추로 양당 대립이 심화돼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과 지난 6일 발의된 강원특별법 개정안이 많은 특례를 담았는데, 우리 법이 같은 선상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부처 반대, 내년 총선 일정 등의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도민들의 뜻을 합쳐 연내 제정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규제개혁 혁파를 위해 “머리띠를 두르고 오송‧청주공항 활주로 등에 드러눕겠다”고 했는데.

    “지난 1월 28일 페이스북에 ‘대통령님 저 정말 미치겠습니다’라는 상소문을 남겼다. 충북과 대한민국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는 각종 규제가 이중, 삼중의 족쇄로 채워져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해결하고자 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글을 썼다. 현직 도지사로서 굉장히 부담되는 과격한 표현을 사용해 큰 파장을 불러왔다. 하지만, 튀지 않으면 ‘충북의 외침’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규제 철폐는 충북의 명운이 달린 중요한 일이다. 청남대에서 커피 한 잔, 식사 한 끼 못하고,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산업이 국내에서 산업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해외로 나가게 하는 이해 불가의 과도한 규제들, 군 공항이라는 국가안보를 위해 정당한 권리마저 포기하고 희생하면서 오랜 세월 그에 상응하는 작은 배려조차도 받지 못한 억울함 등 이 모든 것들의 해결 없이 충북은 한 걸음도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쳐 있다.
    충북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느냐’, 아니면 ‘현실에 안주하다 그대로 좌초하느냐’하는 중차대한 갈림길에서 있는 상황에서 도지사인 내가 더욱 치열하게 몸부림치며 규제개혁에 앞장서야겠다고 생각한 처절한 울부짖음이다. 
    윤석열 정부는 과거의 어느 정권보다도 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한 정부다. 각종 규제로 성장동력을 잃어가는 지역의 처절한 몸부림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시도지사와 교육감 러닝메이트에 대한 의견은.

    “교육감 직선제는 시‧도지사와 교육감 사이의 이념 차이나 정책방향의 이견으로 양 기관 간 소모적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통합성을 높이기 위해 시‧도지사와 교육감 러닝메이트 도입을 추진 중이며, 국회에 관련 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다만, 러닝메이트 시행으로 교육이 행정에 예속될 것이라는 일부 우려도 있는 만큼 교육의 독립성, 자주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 ▲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못난이 김치를 시식하고 있다.ⓒ충북도
    ▲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못난이 김치를 시식하고 있다.ⓒ충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