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좁은 원룸서 ‘데이트 폭력’…남친 몰래 112 ‘버튼’ 충남청 112치안상황실 최명예 경사 “여성 위기 상황 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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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경찰청
    “긴급신고 112입니다”, “수육국밥 주문하려고요.” 

    최근 서울 지하철 신당역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이 근무 중 스토킹 남성으로부터 살해를 당해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준 가운데 지난 20일 충남경찰청 112신고 접수경찰의 기지로 ‘데이트 폭력’ 피해자를 위기 상황에서 극적으로 구조했다.

    112 신고 접수요원은 이날 신고여성 A 씨의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를 수상히 여겨 “혹시 위급상황인가요”라고 물었고 A 씨가 “예”라고 대답하자 위급상황임을 확신하고 신고자를 안심시키며 신고자 위치를 파악한 후 현장에 신속히 경찰관을 출동시켜 피해자를 구조한 것이다. 

    이날 세종시 소재 원룸에서 이별 통보를 받은 남자친구 B 씨로부터 폭행을 당하던 20대 여성 A 씨는 원룸 좁은 공간에서 폭행 당하면서 경찰에 신고를 할 수 없게 되자 남자친구 몰래 112 버튼을 눌렀다. 

    수화기에서 “긴급신고 112입니다”라는 여성경찰관의 음성이 들리자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기지를 발휘해 “수육국밥 주문하려고요”라고 말했다. 

    사건의 주인공은 충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2팀에서 신고접수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명예 경사다. 
     
    최 경사는 이날 젊은 목소리의 여성이 112에 신고해 나지막히 떨리는 목소리로 “수육국밥 주문하려고요”라고 말하자 위기상황임을 직감하고, 신고 여성에게 신고장소 확인과 동시에 경찰관이 신속히 출동해 도움을 줄 것이라는 안내멘트로 신고자의 다급한 마음을 안심시켰다. 

    이어 신속히 관할 경찰서에 내용을 전달했고, 관할 경찰서에서는 지역경찰, 형사, 여청수사관 등이 신고장소인 원룸으로 긴급 출동했다.

    신고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남녀를 신속히 현장에서 분리하고, 위기상황에 처해있던 피해여성을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자칫 ‘오인신고’ 나 ‘장난전화’로 쉽게 간과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짤막한 신고내용 중 여성의 나지막히 떨리는 목소리에 위급상황임을 본능적으로 직감한 것이 신고사건을 성공적으로 처리한 요인이었다. 

    경찰 생활 10년 경력의 최 경사는 “밀려오는 신고 전화에 밤잠도 못자고 때론 지칠 때도 있지만, 이번 사건을 처리하면서 경찰관으로서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한편, 신고여성 A 씨는 “신고접수 경찰관의 기지와 현장 경찰의 신속한 출동으로 위급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며 경찰에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