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착수하자 A교수 ‘사표’…노조, 10일 진상조사 촉구
  • ▲ 건양대 노조가 지난달 6일 대전 건양대병원 제2서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건양대 노동조합
    ▲ 건양대 노조가 지난달 6일 대전 건양대병원 제2서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건양대 노동조합
    건양대가 노조 탄압 의혹에 이어 한 교수가 딸과 조카에게 수년 동안 외부장학금을 몰아주고 A+학점을 줬다는 의혹으로 인해 노사 갈등이 격고 있는 가운데 대학측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A교수는 대학측이 진상조사에 착수하자 곧바로 사표를 제출했다. 

    건양대 노동조합와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대전·충청지역본부는 10일 건양대 대전캠퍼스 죽헌정보관 앞에서 ‘대학 내 불공정행위 교수 진상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조는 “장학금이 교수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이용됐다는 사실에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며 “대학 당국은 이를 조속히 조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교수의 강력한 처벌과 함께 공정성 있는 장학제도 수립”을 요구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A교수는 딸과 조카에게 각각 1000만원과 700만원의 외부 장학금을 몰아줬고 A교수의 딸은(2014년 건양대 의대 졸업)은 이 대학에 다니던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아버지의 경영학 관련 5개 과목을 수강하고 모두 A+학점을 받았다.

    조카(2020년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졸업)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A교수의 경영학 관련 10개 과목 모두 A+ 학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건양대가 A교수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했지만 기사보도 후 수일이 지났지만 진상조사를 한다는 언론플레이에만 치중하고 결과나 조치사항에 대해 아무런 발표가 없는 것에 건양대 노조가 발 벗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전국대학노동조합 대전·충청지역본부 운영위원과 건양대지부 간부 50여명은 대전지역 15여 곳에서 ‘건양대 노동탄압 및 교수 불공정행위 규탄’ 1인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김민수 노조 지부장은 “건양대 지도부라는 사람들 중에 노조탄압, 학점세탁, 자학비리 등 불공정해위에도 연루돼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이 같은 행위들을 사전에 알고도 시정하지 못한 대학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내려와야 한다”며 “대학지도부의 책임있는 사과와 자진사퇴를 통해 민주적인 대학, 공정하게 경쟁하고 학업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서 건양대 안경광학과 20학번 박수홍 군은 “양심이 없는 지식은 인간의 영혼을 망칠 뿐”이라며 A교수 만행에 분노하며 “이러한 사태를 알고서도 규정을 어겨 장학금을 지급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건양대 관계자를 보고 문제의식도 없고 구체적인 개선계획도 없어 보인다”고 일갈했다.

    이 학생은 “뼈를 깍는 고통을 수반한 통렬한 반성 없이는 정직이 생길 수 없고 민주적인 대학이 될 수 없다. 학생이 마이크를 잡는 참담한 현실을 직시하고 책임있는 행동과 변화를 기대하겠다”고 지적했다.
     
    건양대 한 관계자는 이날 이와 관련해 뉴데일리와 전화 통화에서 “딸과 조카에게 장학금과 A+학점을 준 것과 관련, 진상조사가 진행중이며 A교수는 지난 주말 사표를 냈다”며 “사표를 바로 수리하지 않고 진상 조사 후 징계절차 후 사표를 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