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 다시 마주보고 달리는 ‘폭탄 기관차’

세종시, 세종역 ‘관련 예산 편성’ VS 충북, ‘국회 분원 유치’

박근주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11.11 18:51:02

▲ 8일 ‘KTX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가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TX세종역과 국회분원 오송유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박근주 기자

‘KTX세종역’ 설치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세종시와 충북시민사회단체가 다시 마주하고 달리는 기관차가 됐다.

세종시가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 대상에 KTX세종역 신설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고, 내년도 예산안에는 관련 사업비를 편성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충북시민사회단체는 그동안 자제해 왔던 ‘국회 분원 오송 유치’ 카드를 꺼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두 지역 간 갈등이 예상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의 당 대표 선거 후보시절 발언에 대해서는 ‘설마’하며 세종역 설치 가능성을 낮게 봤던 충북시민사회단체가 관련 사업 예산이 편성되면 싸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적극적 투쟁에 나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8일 ‘KTX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시의 설립 취지에 역행하는 반균형발전 정책 추진에 반대한다”며 “만약 이러한 정책을 추진한다면 충청권 분열의 책임은 모두 세종시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두영 비대위 상임공동대표는 “세종시는 과도한 서울의 집중현상을 해소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계획된 도시인데, 이러한 목적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정당성을 잃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충북은 나름의 다른 계획을 마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임공동대표는 “그동안 세종시와의 상생발전 차원에서 보건복지부와 국회 분원의 오송 이전 주장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이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상임공동대표는 “오송은 이미 보건 분야 6대 국책 기관이 입주해 있어 보건복지부와 이들 기관이 수시로 회의를 하고 있어 보건복지부가 굳이 세종시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송으로 이전할 경우 시너지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국회 분원과 관련해서는 “전국의 모든 지자체와 혁신도시 분산 기관들이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오송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세종시가 주장하는 ‘정부와 국회의 효율적 국정운영’ 주장에 오히려 오송이 최적지라는 판단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회분원 오송 이전을 공론화하는 것은 현 상황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춘희 세종시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상임대표는 “이 시장은 행복도시건설청장으로 근무할 때에는 세종역 신설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던 인사”라며 “이제는 세종시장이 돼서 오히를 이를 뒤집었고, 세종시의회에서도 이 시장의 이러한 면을 강하게 비판하며 ‘인근 충청권 지자체와 갈등을 빚으며 왜 추진하나’라는 질타를 듣기도 했다”고 이 시장의 정치적 행보에 비판을 가했다.

또한, 호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KTX호남선 ‘단거리 노선’ 신설을 위한 세불리기 동향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상임대표는 “이미 KTX호남선 설계 당시 천안, 오송, 대전 가운데 최적합지로 국민들이 오송을 선택했다”며 “이는 정치적 목적이 아닌 순수한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염원이었다”고 강조했다.

충북시민사회단체 대표가 세종시 입주 예정 기관인 국회 분원의 오송 이전 추진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의 정부와 국정감사,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밝힌 세종역 신설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음을 강조했다.

비대위는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국정감사와 예결위에서 세종역 신설문제에 대해 ‘검토하지도 않고 있고, 타당하지도 않으며, 가능하지도 않다’고 밝혔다”며, “또한 이낙연 국무총리도 세종시 지원위원회를 열고 ‘세종시가 이제는 충청권과 전국으로부터 균형발전의 요구를 받는 처지가 된 게 사실이다. 세종시가 충청권과 전국의 균형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스스로 생각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것은 세종시의 영광스러운 책임이다’라고 말했다”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일체의 거래설 등을 부인하고 국가 균형발전의 당초 취지대로 세종시 설치 목적과 인근 지자체와의 상생협력 사업만을 돕겠다는 뜻도 밝혔다.

비대위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대선공약을 철저히 지켜서 세종시 건설 목적과 계획, 고속철도 정책, 교통체계 등에 정면으로 반하고 명분과 실익은 없고 엄청난 지역갈등과 국론분열만을 초래하고 있는 세종역 신설을 절대로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굳게 믿는다”며 “세종시 건설과 고속철도 정책은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부당한 지역이기주의 및 정치논리를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호남지역 국회의원들도 정부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통합을 위해 최대한 인내하고 자제할 것이나 도를 넘어선 주장과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호히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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