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표심, 1~3회 자민련→ 국민회의→ 한나라당특정당 연속선택 한차례… 보수 4번 對 진보 2번 두터운 보수층 vs 文정부 고공지지율+이승훈 낙마 충북지사 선거와 당락 맥 같이하는 85만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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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의 수부도시인 청주를 놓고 여야 쟁탈전의 막이 열린 형국이다.

    제7회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여야 예비주자들이 저마다 “나요나”를 외치며 청주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판의 열기가 후끈해지고 있다.

    역대 청주시장 선거에서 나타난 표심을 통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이번 ‘청주 쟁탈전’을 들여다본다.

    1995년 1회 지선에서 자민련의 ‘녹색바람’을 등에 업은 김현수 후보가 시장직을 거머쥐었다.

    1회 지선의 선거인수는 33만818명이었고, 실제 투표수는 21만9744표였다. 이 가운데 김 후보는 7만4155표를 획득, 2위를 기록한 무소속 조성훈 후보(5만6515표)를 크게 제쳤다.

    충청도 정당을 표방했던 자민련의 ‘녹색바람’이 충청권을 휩쓸면서 김 후보의 득표력을 확장시켰다는 게 중론이다.

    당시 자민련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도 충북, 대전, 충남은 물론 강원까지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1998년 2회 지선에선 진보진영이 시청사를 탈환했다. 국민회의 나기정 후보는 6만6721표(선거인수 36만3052명·투표수 10만3883명)를 얻어 5만5674표에 머문 자민련 김현수 후보의 재선을 저지했다.  

    2회 지선에서도 자민련이 충북, 대전, 충남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하는 등 녹색바람이 재연된 점을 고려할 때 국민회의 간판을 단 나 후보의 당선은 괄목할 만한 것으로 보인다. 

    2002년 3회 지선은 한나라당이 첫 당선자를 배출했다. 한대수 후보가 7만970표를 기록한 반면 새천년민주당 나기정 후보는 6만1651표를 획득해 2위로 내려 앉았다. 선거인수는 41만598명, 투표수는 18만5741명 이었다.

    3회까지의 선거를 통해 청주표심은 특정정당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 투표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맥락에서 청주표심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특정인을 재선시장으로 선출한 적이 없다.

    청주표심이 특정정당을 연속 선택한 예외적인 일은 2006년 4회 지선에서 벌어졌다.

    한나라당 남상우 후보가 8만4417표(선거인수 45만7742명·투표수 21만943명)를 얻어 1위를 차지해 한나라당이 3회에 이어 또한번 시권(市權)을 잡았다. 

    2010년 5회 지선에서는 민주당이 수부도시 탈환에 성공했다. 한범덕 후보는 16만2635표(선거인수 47만9590명·투표수 26만98명)를 기록해 9만4541표를 얻은 한나라당 남상우 후보를 압도했다.

    2014년 6회 지선은 근소한 차이로 다시 새누리당이 승리했다. 이승훈 후보는 17만8336표, 새정치민주연합 한범덕 후보는 17만3001표를 각각 득표했다(선거인수 64만6106명·투표수35만6367명). 

    6회까지 청주표심의 가장 큰 특징은 보수층이 두텁다는 것이다.  

    실제 진보진영에 비해 보수진영이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다. 보수정당이 네 차례나 시청사에 깃발을 꽂은 반면 진보정당은 두 번의 승리에 그쳤다. 

    자민련→ 새정치국민회의→ 한나라당→ 한나라당→ 민주당→ 새누리당 순으로 시권을 이어 받았다. 당시 자민련과 한나라당·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정통보수를, 새정치국민회의와 민주당은 진보 노선을 각각 분명히 한 바 있다. 

    청주시장 선거가 통계상 보수정당에 불리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7회 선거가 특수한 상황임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즉 6일 현재 63.5%의 지지율을 기록 중인 문재인정권 초기에 치러지는 선거이고 새누리당 출신의 이승훈 직전 청주시장이 송사(訟事)로 인해 불미스럽게 중도하차 한 점 등을 볼 때 보수정당이 진보정당을 앞설 것이란 전망은 섣부른 예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는 통계일 뿐이란 얘기다.

    청주표심이 충북지사 및 청주시장 선거에서 특정정당에 쏠림 투표를 한 기록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1회 충북지사 선거에서 자민련은 충북지사와 청주시장을 모두 석권한데 이어 △3회 한나라당 △4회 한나라당 △5회 민주당이 차례로 두 요직을 싹쓸이한 바 있다.   

    6회 선거 가운데 네 차례나 특정당이 지사와 시장직을 동시에 획득한 것이다.

    충북도민 약 160만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85만명이 청주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내 거대 청주표심이 지사와 시장 선거에서 특정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경향을 띈 것으로 분석된다.

    충북지사 및 청주시장 선거는 당락의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청주시장 쟁탈전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여야의 충북지사 공천자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