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두 달 전부터 강제합숙…재학생 사적인 업무에도 ‘동원’학교 측, 해당교수 학과장 보직해임…총장명의 ‘사과문’ 발표
  • ▲ 한국교통대 전경.ⓒ한국교통대
    ▲ 한국교통대 전경.ⓒ한국교통대

    대학 입시면접을 진행면서 인권 침해성 비하 발언과 관련해 논란을 빚은 국립 한국교통대 교수가 또다시 학사운영에서도 갑질을 일삼았다는 증언이 나와 물의를 빚고 있다.

    28일 교통대에 따르면 이 대학 항공 관련학과 A교수는 학생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신입생들을 입학 두 달 전부터 강제 소집해 마치 군대처럼 합숙을 시켜온 것으로 전해졌다.

    A교수는 학생들에게 ‘군 장학생 합격을 위해 자신의 지시에 무조건 따른다’는 내용의 각서도 썼다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이에 더해 A교수는 운전면허가 있는 재학생을 운전병처럼 부리거나 자신의 사적인 일에까지 동원했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부당한 지시’를 알면서도 혹여나 군 장학생 선발과 장교 임관에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게 해당학생들의 말이다.

    A교수는 지난달 말 이 대학 최종 입시 면접을 진행하면서 수험생에게 인권 침해성 막말을 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면서 발단이 시작됐다.

    이 영상에는 A교수가 수험생에게 “몸이 좀 뚱뚱한 것 같은데 평상 시 많이 먹고 게을러서 그런가”라며 용모를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이 드러났다.

    특히 “범죄율이 가장 높은 남자아이들은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들들”이라면서 가정환경을 꼬집는가 하면 수험생의 거주지에 까지 들먹이며 “옛날에는 빈민촌이라 똥냄새 난다고 해서 안 갔었다”고 막말을 해댔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수험생에게는 “합격시켜주면 언제든지 너를 때려도 좋다는 전제 조건으로 방망이를 하나 가져오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학교 측은 점점 비난이 거세지자 총장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A 교수를 학과장에서 곧바로 보직 해임했다.

    학교 측은 사과문을 통해 “상처와 실망을 안겨드린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입학전형 전반에 관한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빠른 시간 내에 진상이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결과에 따라 위법·부당한 사항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며 “다시는 이번과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는 가족 상황·용모·출신지역 등에 따라 특정인을 불리하게 대하는 것에 대한 평등권 침해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이 대학의 면접 지침에도 금지된 사항이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는 28일 A교수의 막말 파문과 관련, “한국교통대는 입시 면접 진행과정에서 막말과 갑질로 논란을 빚은 A교수를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 단체는 “이 대학에서는 입시전형에서 특성화고 출신 및 여성지원자를 사전에 배제하는 일도 벌어졌다”면서 “부당하게 차별받는 학생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교수 파면은 물론이고 부당한 입시전형 내부지침을 만들어 이를 수행한 자들을 모두 엄벌하라”며 피해 학생들을 위한 구제조치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